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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죄와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가르는 ‘폭행·협박’ - 천주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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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위크 기자 | 2019.07.11 13:03 입력
 
천주현.JPG
 
최근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성범죄 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일부 무죄, 감형' 판단에 대해 유감의 성명을 냈다.
 
피고인의 죄질에도 불구하고 법정형 중 가장 낮은 형량을 적용한 것이 잘못이고, 법과 사회를 괴리시켰다는 점에서 비상식적이라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피해 아동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지적인데, 1심 때와 달리 2심이 피고인의 강간죄 판단에서 주목한 것은 무엇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 것일까.
 
보습학원 원장이던 피고인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10세 피해 아동을 알게 된 후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소주 2잔을 먹인 피고인은 피해 아동의 양손을 잡아 누르고 간음한 혐의로 강간죄가 적용돼 1심에서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원심이 적용했을 법조문은 다음과 같다.
 
<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
7(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297(강간)의 죄를 범한 사람은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원심은 성폭행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손을 잡아 누른 것은 강간죄에서 말하는 폭행·협박에 해당한다고 봤고, 검찰도 같은 의견이었다. 위 조문에 걸리는 한 징역 8년이 가혹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2심이 성폭행 당시 피고인이 피해 아동에게 폭행과 협박을 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위 특별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죄를 무죄로 보고, 축소사실인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사안을 낮추어 보았다는 점이다.
 
기본적 사실이 동일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는 사안일 경우 검사의 공사장변경신청이 없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축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검사에게 공소장변경을 요구하여 객관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
 
구체적 재판경과는 알 수 없으나, 필자의 분석과 같은 패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2심 형사항소심이 적용했을 법조문은 다음과 같다.
 
< 형법 >
305(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 297조의2, 298, 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동법 제297(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는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폭행, 협박, 위계, 위력을 사용하지 않고 간음, 추행한 자체로 처벌하는 죄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없는 미성숙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인 것이다.
 
우리 사안과 같은 간음은 형법 제297조의 강간의 예에 따라 3년 이상의 형에 처해진다. 이 사건 고등법원 형사부가 선택한 형은 징역 3년이므로, 최소 법정형이 된다. 이래서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재판부가 법정형 중 가장 낮은 형량을 적용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상의 분석을 보면,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해 폭행·협박이 행사되었으면 형이 매우 무거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7조 제1항의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죄가 적용되고, 폭행·협박이 인정되지 않아 강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형법 제305조의 미성년자의제강간죄 규정이 적용돼 법정형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법원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거나 사후의 사정만으로 쉽사리 강간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피해자의 인격, 피고인과 피해자가 만나게 된 경위, 성관계 당시의 구체적 정황, 성관계 후 두 사람의 관계 등을 복합적으로 살펴 강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일반인으로 하여금 다소 모호한 기준을 제시해 왔다.
 
최고법원이 일응의 기준을 제시한 점을 토대로 각 하급심이 고유한 사실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자유심증주의라 한다.
 
자유가 자의에 이를 정도가 되면 파기사유가 되지만, 대법원은 하급심의 사실 판단을 가급적 존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사건 2심 고등법원 형사부 판결을 함부로 파기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 판단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증거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채증법칙 위반 내지 심리미진의 위법, 강간죄의 폭행·협박에 관한 법리 오해가 있고, 그 같은 위법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원심이 무죄로 인정한 부분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가능성이 있다.
 
가면 갈수록 여성단체들이 주장하는 '성인지감수성'을 실제 성범죄 사안에 적용하는 것이 어렵고도 멀다.
 
대구·경북에서 성범죄 사선 형사사건을 가장 많이 취급한 편에 속하는 필자가 변호하는 많은 사례들도 변론과 심리에 공을 들여야 하는 경우가 있고, 특히 합리적 이유를 제시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피고 사건은 강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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