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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김학의 전 차관의 “생뚱맞은 기소” 표현의 법적 의미는? - 천주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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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위크 기자 | 2019.08.22 12:5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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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게이트, 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과거 정권 최대 사건 중 하나로 김학의 사건을 들 수 있다. 사건 자체가 중할 수도 있지만, 국민에게 다가오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전 국민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영화 '내부자들'의 특정 장면과 오버랩 돼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내부자들'과 함께 검사의 출세지향적 속성을 보인 대표적 영화가 '더킹'이다.

 

김학의 씨는 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강간혐의를 받아오다가 여러 사정으로 강간죄 대신 성접대를 포함한 거액의 뇌물죄로 기소됐다. 현재 재판에 올라간 금액은 건설업자 윤중천 등으로부터 8년 간 받은 17천만원. 혐의가 소명돼 김학의 씨는 수사 중 구속기소됐다.

 

그런 가운데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에 모습을 드러낸 피고인은 자신을 향한 검찰의 기소를 생뚱맞은 기소라고 표현해 화제다. 생뚱맞다는 표현은 터무니없다는 뜻, ‘헛다리를 짚었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이러한 표현은 법적으로 무슨 뜻을 함의하고 있을까?

 

본래 수사대상으로 삼던 범죄 이외의 범죄, 즉 별건으로 수사받아 억울하다는 주장이다. 수사와 구속은 반드시 사건 단위로 이루어져야 하지(사건단위설), 사람 단위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인단위설)는 주장이 된다. 사건을 기준으로 연관사건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있지만, 사건이 무혐의인데 일부러 특정인을 겨냥해 문어발식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사가 진화하는 생명체와 같아 수사 확대를 무조건 비난하기는 어렵고, 또 실체진실을 규명할 책무가 수사기관에 주어진 이상 알고도 덮는 것은 직무유기의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형사소송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준을 하나 세웠다. 수사권남용, 기소권남용론이다. 수사를 어느 정도 확대할 수는 있지만 무한대일 수는 없고, 현저한 공소권 남용이 엿보일 경우에는 공소기각 사정이 된다. 이 사건이 과연 현저한 공소권남용인지는 법원이 판결문에서 적시할 것이지, 판단을 누락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 외 피고인의 여러 주장을 차례로 보자.

 

피고인은 공소사실 대부분이 범행의 일시·장소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다. 이 주장이 먹혀들면 역시 공소기각 판결이 나올 수 있다.

 

다만 법원은 방어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뇌물죄, 마약범죄와 같은 음성범죄에서 공소특정 원칙을 완화한다. 뇌물은 주고받는 당사자끼리만 알고 있어 범죄의 실체를 완전히 밝히는데 한계가 있고, 사실 당사자도 1회 수수일시·장소와 17회차 수수일시·장소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뒤늦게 물증이 나왔는데 양 당사자 주장과 전혀 다른 날짜, 장소로 드러날 수도 있다.

 

한편 김 전 차관은 향응을 받았더라도 친분이나 친구 관계로 제공받았으므로 뇌물죄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판례는 뇌물죄의 직무관련성을 반드시 현재의 소관사무로 국한하지 않는 등 직무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한다. 일체공무설, 전체적 대가관계, 포괄적 대가관계, 불가매수성 등 여러 표현을 사용한다. 그리고 선물, 사교의 형식을 띠었더라도 그것이 직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한 뇌물의 다소를 불문하고 뇌물죄는 인정된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은 별장 성접대동영상 파일이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하였다. 피고인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수사기관에 의한 위법수집증거와 사인에 의해 획득된 위법수집증거는 법 적용상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면 형소법 제308조의2가 직접 적용돼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지만, 사인이 취득한 위법수집증거는 공익과 사익을 비교·형량하여 쓸 수 있을 때는 증거로 쓴다. 이 사건 동영상 녹화 주체가 윤중천이라는 사인이라면 해당 동영상이 증거로 채택되는 데에 별반 지장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위 공직자의 뇌물죄 사건 실체를 밝혀 국민에게 알리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피고인이 함부로 공소권 남용이라든가 공소특정원칙 위반이라든가 직무관련성을 부인하는 것 등은 그다지 실익 없는 변소일 가능성이 높다.

 

신빙성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이 전적으로 뇌물혐의를 부인하고 그 외 별다른 증거가 없더라도 공여자가 믿을 만한 사람이고 믿을 만한 진술을 하는 한 뇌물죄 유죄 판결이 가능한 점에서 여러모로 재판전망이 어둡다고 생각된다.

 

참고로 검찰은 피고인이 한 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추가 수사하고 있으며 기소를 검토 중이라고 하는 바, 재판 중 다른 죄의 추가기소는 처음부터 의도적 분리기소가 아닌 한 허용되고, 구속재판기간을 연장시킬 수도 있다.

 

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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