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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의사자격 가진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의 일탈행위 – 천주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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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위크 기자 | 2019.08.29 12:3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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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공직의 꿈을 안고 보건복지부 국장급에까지 올랐으면 전국 의사들의 선망일 뿐만 아니라 전국의 병·의원에게는 슈퍼 초갑이 된 것이다. 그의 권한은 거의 무한대인데, 그 힘을 조절하지 못하고 돈에 유혹될 경우 일반 잡범 이상으로 바닥을 헤아릴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된다는 점을 아래 사건이 보여준다.
 
의사 출신 보건복지부 국장 허 씨는 국내 한 대형병원에 정부의 사업계획(복지부가 추진 중이던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일정, 예산, 법안 통과 여부, 선정 병원 수 등)을 알려주고 그 대가로 병원의 법인카드를 받아 무려 3억 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흥청망청 써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유흥주점에 3,000만원, 호텔숙박료로 2,500만원, 골프장에 4,000만원, 스포츠클럽, 마시지업소에 5,500만원, 해외명품구매에 2,400만원 등 개인적 소비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총 사용횟수는 1,677회였다.
 
피의자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의해 구속된 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에서 지난해 11. 27.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로 징역 8년, 벌금 4억, 추징금 3억 5,000만원에 처해졌다. 이 판결은 항소심과 대법원을 거쳐 그대로 확정됐다.
 
​피고인은 2010년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당시 뇌물공여자인 대형병원 원장을 알게 된 후 2012. 7. 피고인이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을 맡게 되면서 가까워졌다고 한다. 당시 공여자가 운영하던 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될 꿈을 갖고 있었고, 실제 이 병원은 2013년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전국 유명병원 9곳과 함께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한 해 보통 45억원의 국가지원금(연구지원비)을 수령해 그간 180억원 가량의 막대한 예산을 받았다.
 
피고인이 직접 힘을 써 연구중심병원에 뽑힌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수수 당시 피고인이 힘을 쓰려면 쓸 수 있던 위치에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보건복지부의 국장을 법무부의 국장과 비교하면, 예컨대 법무부 검찰국장은 검사장급으로 전국의 검사 인사를 좌지우지한다.
 
법원은 명시적 청탁이 없었더라도 피고인의 당시 지위와 업무권한에 비추어 볼 때 직무관련성과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공여자는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돼야 하는 시기에 주무관청 공무원인 허 씨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여 다소간 자신을 피해자로 묘사하였으나, 공갈에 이를 정도가 아니면 우리 법원은 공갈피해자로 보지 않고 뇌물공여자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공무원의 뇌물죄를 판단하는 데에 있어 법원이 직무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근거로, 일체공무설, 전체적 대가관계, 포괄적 대가관계, 불가매수성을 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난 호 ‘변호인 리포트’에서 필자가 소개한 바 있다(김학의 전 차관 사건 칼럼).
 
56세의 피고인이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명예로운 공직을 파탄내며 8년의 세월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허망하기 짝이 없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 선정’이 직접적 뇌물의 대가라고 보게 되면, 즉 인과관계를 인정하면 선정처분을 취소하게 되고, 수령한 연구비 180억원 전부를 정부로부터 환수당하게 된다. 취소는 소급효가 있고, 이 점은 민법도 같다.
 
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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