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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무죄를 선고한 2심을 뒤집고 유죄를 인정한 대법원 - 천주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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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주 기자 | 2019.11.21 13:1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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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는 물적 뺑소니와 인적 뺑소니로 나뉘어진다.

 

사람은 다치지 않고 차량만 파손시킨 후 현장을 이탈하면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로, 물적 뺑소니다. 비산물 등 사고잔해물로 도로교통의 흐름을 방해하는 상태에서 현장을 이탈할 것을 요한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다쳤는데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도주치상죄로, 이는 인적 뺑소니다. 요건은 사고의 인식, 구호의무 발생, 구호필요성 인식, 도주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고자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도로교통에 장애가 없는 경우 물적 뺑소니로 처벌되지 않고, 사고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구호할 정도로 다친 것이 없어 현장을 떠난 것은 인적 뺑소니로 처벌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자신의 전화번호만 남겨두고 현장을 떠난 운전자가 최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피고인은 새벽 시각 운행 중 대로에 주차된 다른 화물차와 부딪히고는 자신의 차가 사고로 움직이지 않자 피해차량과 나란히 세워둔 채 시동을 끄고 현장을 이탈했다. 전화번호를 남겨 놨으니 죄가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인데, 사고지점이 하필 중앙선이 없는 이면도로로, 도로 폭이 차량 2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장소였다고 한다. 본래의 주차된 피해차량 옆에 나란히 자신의 차를 대면 다른 차의 흐름을 방해할 것은 보나마나다.

 

통행곤란 신고를 받은 경찰이 피고인의 차량을 견인한 후 차적을 조회해 피고인의 집으로 찾아가자 피고인은 음주측정을 거부해 측정거부죄로도 기소됐다. 1심은 사고후미조치죄도 유죄로 인정했지만, 2심은 당해 죄를 무죄로 판시했다. 메모지에 전화번호를 남겨 둔 점을 볼 때 도주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측정거부죄만 남은 피고인은 2심에서 벌금 300만원만 선고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고로 인해 차가 움직이지 않는데도 다른 차량이 도로를 통행할 수 없도록 방치하고 현장을 이탈한 것이 잘못이라고 봤다. 현장을 떠날 당시 교통상의 위험과 장애를 방지하고 제거할 의무, 그리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은 원심인 수원지법을 기속한다.

 

이 사건은 현장에 사고로 인한 비산물이 있고 그로 인해 교통흐름이 방해된 것이 아닌데도 뺑소니를 유죄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고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게 된 차량도 비산물 이상으로 교통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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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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