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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마쳐진 가등기 말소등기청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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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2.04.26 12:44 입력

최낙준 변호사.jpg

<최낙준 변호사 (백준법률사무소)>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최낙준 변호사입니다. 이번에는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마쳐진 가등기의 말소청구와 관련한 사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A부동산 소유자 ‘갑’이 자신의 장남 ‘을’과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A부동산에 관하여 장남 ‘을’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등기를 경료한 후, 다시 ‘을’에게 이 가등기의 말소를 요청했지만 '을‘이 이 요청을 거부하면서 다툼이 발생한 사건입니다.

 

일반적으로 매매예약은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거나 매매대금을 매매예약 당시의 시가로 확정하기 위해 이용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채권 담보 또는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후자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의 구성요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2. 이 사건의 사실관계

갑은 타인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사업하다 수익금 배분 문제를 놓고 투자자들과 마찰이 생겼습니다. 갑은 투자자들이 갑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자신이 소유한 A부동산에 대해 강제집행까지 할 것을 우려하여, A부동산을 지키기 위해 위 부동산에 가등기를 설정하기로 계획했습니다.

 

갑은 장남 을에게 이러한 사정을 이야기한 후, 을과 A부동산에 대해 매매예약서를 체결한 후 이를 원인으로 하여 을 앞으로 가등기를 마쳤습니다.

 

이후 갑은 투자자들과 발생한 갈등을 원만히 해결한 후, A부동산에 대해 마쳐진 을 명의의 가등기를 말소하기 위해 을에게 가등기 말소 절차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을은 갑의 요청을 단호히 거부하자, 갑은 을을 상대로 A부동산에 관해 마쳐진 가등기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3. 이 사건에서 다투어진 내용, 관련 법리 및 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가.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를 대리한 필자는 을 명의의 가등기가 원인무효등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된 근거는 이 사건 매매예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함께 매매예약서 기재 내용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이 매매예약은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이러한 매매예약에 기해 마쳐진 가등기 역시 원인무효의 등기라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 을은 이 사건 가등기는 현재의 권리상태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실체관계에 부합한 유효한 등기라고 반박하는 한편 이 사건 매매예약이 무효라고 보기 위해서는 원고 측이 무효사유를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는데 갑은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 (1) 우선, ‘등기’는 등기한 바와 같은 실체적 권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 등기를 효력을 부정하려는 사람이 실체적 권리가 없는 등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등기'의 경우 추정력이 부정됩니다. 즉,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가 있다고 하여 반드시 어떤 계약관계가 있었던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1979. 5. 22. 선고 79다239 판결 참조).

 

피고 을이 이 사건 A부동산에 관하여 마쳐진 가등기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보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가등기권자인 을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법률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2) 또한 문제되는 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점(민법 제108조 제1항 참조)에 대해서는 이러한 무효를 주장하는 자가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지만,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없이 동거하는 부부간에 있어 남편이 처에게 토지를 매도하고 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경료한다함은 이례에 속하는 일로서 가장매매라고 추정하는 것이 경험칙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판시함으로써(대법원 1978. 4. 25. 선고 78다226 판결 참조) 이례적인 계약의 경우에는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 아울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명의신탁약정이라 함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기타 물권을 보유한 자 또는 사실상 취득하거나 취득하려는 자가 타인과의 사이에서 대내적으로는 실권리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하거나 보유하기로 하고 그에 관한 등기는 그 타인의 명의로 하기로 하는 약정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부동산물권에는 본등기 이외에 가등기를 수탁자 앞으로 경료하기로 약정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 A부동사에 관한 피고 명의의 가등기가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마쳐진 것이라면, 이 가등기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마쳐진 것으로서 그 가등기 또한 같은 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그 효력이 없다고 볼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다. 원·피고는 위와 같은 법리에 근거하여 사실관계를 주장하면서 입증방법을 제출했고, 이에 대해 법원은 원·피고가 주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입증방법, 관련 법리에 근거하여 이 사건 매매예약은 형식과 그 내용이 매우 이례적이어서 이 사건 매매예약은 갑과 을 사이에 매매대금을 수수할 의사 없이 체결된 것으로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면서, 이 사건 가등기는 무효인 매매예약을 근거로 경료된 이상 피고가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판결에 따라 원고 측은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 역시 대부분 사건과 마찬가지로 법리보다는 사실관계의 주장이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4. 마무리하며

매매예약서 작성 시 매매예약완결권 행사기간과 관련하여 참고해야 할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민법 제564조가 정하고 있는 매매의 일방예약에서 예약자의 상대방이 매매예약 완결의 의사표시를 하여 매매의 효력을 생기게 하는 권리, 즉 매매예약의 완결권은 일종의 형성권으로서 당사자 사이에 행사기간을 약정한 때에는 그 기간 내에, 약정이 없는 때에는 예약이 성립한 때로부터 10년 내에 이를 행사하여야 하고, 그 기간을 지난 때에는 예약 완결권은 제척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소멸하지만, 당사자 사이에 약정하는 예약 완결권의 행사기간에 특별한 제한은 없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다42077 판결). 이 판결에 따르면 매매예약완결권의 행사기간을 예약이 성립한 때로부터 10년이 넘는 기간으로 정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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