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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나로호·누리호 그리고 다누리호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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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2.09.26 09:19 입력

정승열 법무사.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점점 퇴색해지는 전통명절이지만, 올해는 코로나며 잇단 태풍 그리고 정국까지 어수선하다 보니 더욱더 우울한 추석이 된 것 같다. 동서양은 오래전부터 태양을 남성을, 달을 여성과 동일시하는 음양(陰陽)의 관념이 있었지만, 특히 밤하늘에 변함없이 반짝이는 수많은 별과 달리 점점 커졌다가 작아지는 변화를 되풀이하는 달의 모습에서 인간의 삶과 결부 지어 생각하고, 문학 작품에 자주 인용하기도 했다. 또, 우리 조상들은 달의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는 옥토끼가 산다고 믿었는데, 스페인에서는 보름달의 그늘진 'V'자 형태를 당나귀라고 했고, 유럽에서는 꽃게가 집게발을 드는 형상으로 보았다. 또, 남미 페루에서는 두꺼비, 아라비아에서는 사자가 살고 있다고 믿었다.

 

그렇게 신비롭고 신화의 대상이던 달이 인간의 야욕의 대상이 된 것은 1959년 소련의 무인 우주선 ‘루나 2호’였다. 그리고 마치 성처녀가 겁탈당하듯 인간의 무자비한 발길에 짓밟힌 것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간 미국의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이었다.

 

냉전 시대에 미․소가 체제 우월을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벌였던 달 탐사는 계수나무도, 토끼도 살지 않는 황폐한 땅인 것에 실망하고, 천문학적인 예산과 위험성 때문에 1976년 소련의 무인 달 탐사선을 끝으로 한동안 뜸했다. 그런데, 2004년 인도가 달 탐사 계획에 나서 2008년 찬드라얀 (Chandrayaan) 1호를 착륙시키고 극지(poles)와 분화구(craters)에 대한 지도 작성으로 광물질과 화학물질을 조사하더니, 2007년 9월 일본이 달 탐사 위성 ‘가구야(カグヤ) 1호’를 발사했다.

 

가구야는 지구상에 희귀한 희토류, 티타늄, 헬륨3 등 광물자원을 얻을 목적으로 2009년 6월까지 최대규모로 탐사 활동을 벌였는데, 중국도 2025년까지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며 2007년 10월 24일 첫 달 탐사선 창어(Chang’e) 1호 발사에 성공하여 미국. 러시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달 탐사선을 발사한 '우주 강국'이 되었다. 2013년 창어 3호는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무인 달 탐사선 위투(玉兎: 옥토끼)를 착륙시켰고, 2019년 1월에는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선 창어 4호 탐사선을 달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창어 3호가 착륙시킨 옥토끼는 지금도 달 탐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자 우주 개발의 주도권을 뺏기게 될 것을 염려한 미국도 50년 만에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Artemis project)를 시작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우주선 캡슐 이름은 ‘오리온’인데, 높이 98m, 무게 2,600t에 달하는 33층 아파트 높이의 거대한 탐사선은 이달 들어 두 차례나 발사를 시도하다가 9월 27일로 연기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우리도 전남 고흥의 외나로도에 한국 최초이자 세계 13번째 우주센터 ‘나로우주센터’를 짓고, 2009년 8월 위성발사체 나로호 1호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2010년 6월 2차 발사도 실패한 뒤, 2년 7개월 뒤인 2013년 1월 3차 시도에서 비로소 과학위성을 지구 저궤도(근지점 고도 300km, 원지점 고도 1,500km)에 안착시켰다. 그리고 그동안 거의 모든 장비와 시스템을 국내 기술로 해결하면서 올 6월 21일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는 나로호가 100㎏ 정도 무게를 탑재했던 것에 비하여 15배에 이르는 1,500㎏이나 되었고, 나로호의 300㎞보다 2배 이상 높은 600~800㎞ 궤도를 돌고 있다.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으로 우리는 1t 이상 실용급 위성을 쏘아 올린 세계 7대 우주 강국이 됐지만, 이로써 우주산업의 선도국으로 진입하고 우주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할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것이 지나친 자랑 같다.

 

또, 지난 8월 5일에는 과학위성이 아닌 달 탐사 위성 '다누리(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되었다.

우리는 첫 달 탐사선 다누리호 발사 성공을 자랑하고 있지만, 우리의 발사대가 아닌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된 것이다.

 

사실 그동안 중·대형발사체에 의한 저궤도위성 발사 비용은 kg당 1~2만 달러 수준으로 우주산업 활성화에 커다란 장애가 되어왔는데, 2010년대 초부터 미국의 민간기업인 테슬라사가 스페이스X 로켓을 재사용하면서 발사 비용을 현저하게 낮춘 팰컨(Falcon) 시리즈를 이용하고 있다. 2015년 팰컨9 v1.2 (Full Thrust)는 발사 비용을 kg당 2,700달러 수준으로 낮추더니, 2020년 초대형발사체인 팰컨 헤비의 발사 비용은 kg당 1,300달러까지 떨어졌다. 스페이스X는 저렴한 발사 비용과 높은 신뢰성으로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다누리호는 2030년 1.5t급 이상의 달 착륙선을 자체 발사하여 착륙할 후보지 물색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하지만, 독자적인 탐사선 발사가 아닌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참가한 것이어서 조금은 개운한 맛이 없다. 즉, 달 착륙선도 아니고 고작 1년 동안 달 상공 100㎞ 궤적을 돌 탐사선인데도 연료 소비를 최소화한다는 구실로 사흘이면 달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지름길을 놔두고, 4개월 반 동안이나 위험한 항해를 하여 12월 중순에야 달 궤도에 도착하는 실험이 과연 순수한 우리의 판단에 의해서였는지, 미국의 사주에 의한 것이었는지 의문이다. 또, 다누리호에 실린 카메라를 비롯한 관측 장비가 정상 작동해야만 미. 러·일. 유럽.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선을 보낸 나라가 될 수 있다는데, 이것도 아직은 미지수다. 과연 언제쯤 우리도 1회 소모성 발사체의 발사가 아닌 재사용 발사체를 이용하여 토끼가 찧던 떡방아 대신 여럿이서 떡방앗간을 차린 모습을 보게 될는지 모르겠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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