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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이런 경우에도 취득세가 부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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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0.11.18 09:41 입력
최낙준 변호사.jpg
▲ 최낙준 변호사(백준법률사무소)
 
[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이런 경우에도 취득세가 부과됩니다.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최낙준 변호사입니다. 이길 가능성이 없는 사건이지만 불가피하게 소송을 대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의뢰인 역시 소송을 통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억울한 마음에 법원의 판단을 한번 받아보고 싶다며 소송을 의뢰하는 경우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사건도 이런 경우입니다. 상속인들이 토지를 상속하여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관할관청이 취득세를 부과하자 상속인들이 취득세 부과처분을 다툰 사건인데,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상속인들이 너무 억울하다며 하소연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소송의 승패를 떠나 취득세와 관련된 원칙을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되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2. 사실관계
가. 김학권(가명)은 모(母) 박숙자(가명)의 사망으로 모 박숙자의 소유로 등기되어 있던 이 사건 토지를 상속하게 되면서, 관할관청으로부터 취득세를 부과받게 되었습니다.
사실관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였던 모 박숙자는 1975년경 이진우(가명)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둘러싼 일대 토지(이하, 매매목적물이라고만 합니다)를 매수하겠다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당시 매수인 이진우가 모 박숙자에게 제시한 조건은 토지형질변경 등 허가를 얻어 매매목적물의 형질변경, 주택단지조성 등의 공사를 한 다음 이를 분할하여 다수의 제3자에게 분양하고, 그 분양대금 수입금으로 매도인 모 박숙자에 대한 매매대금 지급채무를 이행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모 박숙자는 이진우의 제안에 동의함으로써 매매목적물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는데, 매매계약 조건을 보면 매매목적물이 이진우에 의하여 제3자에게 분양됨으로써 모 박숙자 앞으로 매매대금이 지급될 때까지 매매목적물의 소유 명의는 모 박숙자로 유지되어야 했습니다.
 
이에 따라 매수인 이진우는 매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토지구획정리사업법’ 소정의 토지형질변경 등 허가를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얻는 과정에서 모 박숙자의 명의를 빌리는 형태를 취했고, 그 후 같은 형태로 토지형질변경, 주택단지조성 등의 공사를 시공한 다음 1976년경 준공검사필증까지 교부받았습니다. 한편, 매수인 이진우의 위 공사 시공에 의하여 매매목적물 토지는 약 50세대의 택지와 함께 그 택지와 공도를 연결하는 도로의 형태로 조성되었습니다. 당시 조성된 도로부분은 당연히 형질변경 등 허가과정에서 기부체납 조건으로 이루어졌어야 했으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토지의 매도인 모 박숙자는 위와 같이 도로가 개설된 상황은 물론이고 그것이 기부체납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위 매수인 이진우측의 요구에 따라 주택단지 매수인인 제3자 앞으로 주택부지 별로 분할된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직접 교부해 주는 방법으로 매도인의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수분양자가 존재할 여지가 없는 매매목적물 토지 중 이 사건 토지인 도로로 조성된 부분만이 모 박숙자 소유로 그대로 남게 되었습니다.
 
나. 이 사건 토지는 도로법의 적용을 받는 도로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도로로 이용하여 왔습니다. 이 사건 토지는 관할구청에 의해 도로 포장공사가 시공되고 상하수도 시설이 위치해 있으며 구청이 허용한 주차구역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사실상 도로여서, 소유자측의 사권(私權)행사 역시 불가능하였습니다. 관할구청 역시 이 사건 토지가 일반인의 자유로운 통행에 제공되는 사실상 도로로 보고, 지방세법 제109조 제3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10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재산세를 과세한 바 없었습니다.
 
다. 앞서 본바와 같이 모 박숙자는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매매목적물을 매도하면서, 그 사용·수익권뿐만 아니라 처분권도 양도함으로써 더 이상 소유권을 행사할 여지가 없었고, 관할구청측은 도로로 개설된 이 사건 토지를 인도받아 사실상 취득하여 아무런 제한 없이 도로법 제10조 제7호 소정의 구도처럼 공익목적을 위해 점유·사용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모 박숙자와 관할구청 사이에 기부체납이라는 형식 절차가 누락되어 있어도 이 사건 토지는 취득세 비과세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필자는 김학권을 대리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취득세 부과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취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3. 관련 법규 및 사건의 경과
가. (1) 「지방세법」제9조 제2항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지방자치단체조합(이하 이 항에서 "국가등"이라 한다)에 귀속 또는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취득하는 부동산 및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제2조 제1호 각 목에 해당하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제2조 제1호 가목에서는 ‘도로’를 사회기반시설로 보고 있습니다. 즉, 기부채납 조건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이나 사회기반시설인 도로는 취득세 비과세 대상인 것입니다. 한편 지방세법 제109조 제3항 제1호, 동법 시행령 제108조 제1항 제1호는 사실상 도로를 재산세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2) 대법원은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라고 하여 실질과세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소득이나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 등의 과세대상에 관하여 귀속 명의와 달리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형식이나 외관을 이유로 귀속 명의자를 납세의무자로 삼을 것이 아니라,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실질적으로 당해 과세대상을 지배·관리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명의사용의 경위와 당사자의 약정 내용, 명의자의 관여 정도와 범위, 내부적인 책임과 계산 관계, 과세대상에 대한 독립적인 관리·처분 권한의 소재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9935 판결).
 
나. 1심 법원은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취득세는 재산의 이전이라는 사실 자체를 포착하여 거기에 담세력을 인정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유통세의 일종으로서 취득자가 물건을 사용하거나 수익, 처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포착하여 부과하는 조세가 아니다. 따라서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토지가 사실상의 도로로서 공중의 통행에 제공되고 있고, 피고가 상하수도 시설을 설치하는 등으로 이용하고 있어서 현재로서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사용·수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의 가치가 전혀 없어서 취득세를 부과할 담세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② 지방세법 제109조 제3항 제1호, 동법 시행령 제108조 제1항 제1호가 사실상 도로에 관하여도 재산세를 비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지방세법 제9조 제2항,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2조 제1호 가목, 도로법 제2조 제1호 등에 따르면 도로의 노선이 지정·고시되지 아니한 사실상의 도로에 불과한 이 사건 토지는 지방세법이 정하는 취득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이 지방세법이 사실상의 도로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과세 여부에 관하여 달리 규정하는 있는 것은 그 입법 목적과 취지, 과세대상 및 담세력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위와 같은 법 규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자를 동일하게 취급하여야 할 필연적인 이유도 없다.
 
4. 마무리하며
의뢰인은 이 사건 취득세가 부과되자, 관할구청에 찾아가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은 이미 포기한 상태이고 관할구청이 이 사건 토지를 소유해도 무방하다고 하면서 취득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관할구청이 이 제안을 거부하자, 이후 억울한 마음에 법원의 판단을 한번 받아보겠다면서 소송을 의뢰한 것이었습니다. 담당 재판부 역시 원고측의 사정을 감안하여 원고측이 여러 주장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고, 비록 재판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의뢰인은 억울한 마음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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