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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도서관이 무너졌다고 하는데...(정승열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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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2.10.24 09:41 입력


정승열 법무사.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시간에 쫓기듯이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매일 눈앞에 부딪힌 일에 매달리다 보면, 조상이 살아온 과거나 오늘을 사는 자신은 물론 후손들이 살아갈 내일에 대하여 깊이 고민할 여유도 없는 것 같다.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던 대가족제에서는 어른들에게서 충효를 배우고, 또 형제들과 아귀다툼하면서도 위계질서와 양보 그리고 아량을 배웠다. 하지만, 핵가족화된 데다가 사회의 어른마저 사라진 오늘 시계 초침 위에 얹힌 것처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사회에서 무엇을 교훈으로 삼고, 무엇으로 삶의 지혜를 삼아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요즘은 의학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사실 이것도 인류 역사에 비추어보면 극히 짧은 한순간 찰나(刹那)에 불과하다. 우리가 무더운 여름밤에 불빛 주변을 맴돌다가 타죽는 불나비의 일생을 찰나라고 생각하듯이 조물주가 인간을 내려다볼 때 불나비 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조상들이 남긴 그 흔적들을 통해서 과거를 돌아보고, 또 미래를 살아가는 가늠자로 삼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물론, 오늘의 인간 사회는 그 찰나의 집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것은 인류가 문자를 만들어 기록을 남긴 역사시대 (historic epoch)인 지금부터 4~5,000년 전에 불과하다.

 

역사시대는 현재까지 가장 오래전의 인류라고 하는 남아프리카 오스트랄피테쿠스인이 300만 년 전이고, 4대 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인 북경원인도 30만 년 전과 비교하면 1/100이나 1/1000에도 미치지 않는 또 하나의 찰나인 셈이다.

 

아주 짧은 시간적 간격을 뜻하는 ‘찰나(刹那)’나 그 반대로 아주 오랜 시간을 뜻하는 ‘겁(劫)’이란 불교의 용어이지만, 그것도 사실 인도의 전통신앙에서 불교가 빌려온 것이다. 즉, 찰나는 “엄지와 가운뎃손가락을 한번 튕겼을 때 나는 시간의 65분의 1”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이런 숫자 단위 의미보다 ‘아주 극히 짧은 한순간’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찰나의 반대 개념으로서 무한히 긴 시간을 ‘겁’이라고 하는데, 겁은 “이 세상이 만들어졌다가 파괴되어 공무(空無)가 되는 시기”로서 겁파(劫波)라고도 한다. 즉, 겁은 측정할 수 없는 시간으로서 가령, 세상이 창조되던 때가 새벽이라면, 우주가 파괴되는 때를 저녁 무렵이라고 한다. 겁은 “전 우주의 하루 반의 시간”을 의미한다.

 

매우 추상적이긴 해도 힌두교식 계산법에 따르면, 겁은 43억 2천만 년에 해당하는 시간이라고 하며, 겁에도 ‘겨자 성겁(芥子劫)’과 ‘반석 겁(盤石劫)’이 있다. 겨자 성겁이란 한 변의 길이가 10여㎢의 쇠로 만든 성안에 가득 찬 겨자씨가 100년마다 한 알씩 빠져나오는 것을 계속하여 그 성안에 있는 겨자씨를 모두 버리는 데 걸리는 시간도 "1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반석 겁은 한 변의 길이가 10여㎢의 큰 바위가 100년 만에 한 번씩 내려오는 선녀가 입고 있는 부드러운 치맛단에 스쳐서 모두 닳아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그 밖에 항하사(恒河沙)란 개념도 있는데, 항하사란 “갠지스강의 모래알만큼 많은 숫자”라는 뜻으로서 그 개수만큼 열매가 열리고, 그 열매마다 그만큼의 많은 씨가 있다는 식이다.

 

지금은 이런 시간적 개념 이외에 숫자 개념으로서 가장 작은 수를 청정(淸淨)이라고 하는데, 청정은 허공(虛空)의 10분지 1 즉, 소수점 아래에 0이 21개나 되는 것(10‾21)이다. 반대로 가장 큰 수는 무량수(無量數)라 하여 불가사의의 억배(不可思議의 億倍)라고 하여 1에 0이 88개나 붙은 숫자(10‾88)라고 한다. 일찍부터 이런 공간과 시간 개념을 터득한 인도인의 후손들이 오늘날 국력에 비해서 일찌감치 원폭을 개발하고, 우주선을 개발하여 쏘아 올리는 저력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영국에서는 우리보다 앞 시간을 살면서 현대를 공존했던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무너졌다”고 탄식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젊은이들은 세상을 살아온 노인들을 케케묵은 낡은 고물 덩이로 깎아내리는 것 같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가 배고픔을 참고 견디며 오늘의 발전을 이룬 초석이 되었고, 세상이 험난할수록 과거의 경험과 경륜을 가진 노인들의 삶의 지혜를 얻어 사회가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 할 텐데….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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