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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확인의 소를 제기하자, 피고가 원고는 전혀 알지 못하는 법원의 면책결정을 주장하면서 확인의 이익을 다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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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2.12.30 17:19 입력

최낙준 변호사.jpg

최낙준 변호사 (백준법률사무소)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최낙준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사건은 원고가 채무자인 피고를 상대로 시효중단을 위한 확인의 소를 제기하자, 피고가 법원의 파산폐지 및 면책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채권 역시 면책되었다고 주장하고 나온 사안입니다.

 

원고가 피고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 원고가 약 10년 전 피고를 상대로 제기했던 이혼 등 청구소송에서 조정조서 작성을 통해 확정된 양육비와 재산분할 관련 채권인데, 피고는 원고에게 10년 동안 채무를 전혀 변제하지 않고 버티는 상황이었습니다.

 

원고를 대리한 필자는 원고가 피고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각 채권의 시효를 중단하기 위해 확인의 소를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확인의 소는 원고가 법원에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점, 이 사건 각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해 확인의 소가 제기되었다는 점만을 주장하면 충분하기 때문에, 이 사건은 별다른 다툼 없이 조속히 종결될 것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변론과정에서 피고는 법원의 파산 및 면책결정 있었으니 이 사건 채권 역시 면책채권에 해당하여 원고가 제기한 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오면서 예상 밖의 다툼이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2.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 중 확인의 소가 이행의 소보다 유리한 점 및 관할법원에 대하여

 

.민법 제162조 제1항은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2항은 파산절차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 및 재판상 화해, 조정 기타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도 갔다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조정조서 작성으로 성립한 이 사건 각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10년이라고 할 것입니다.

 

민법 제168조 제1, 170조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재판상 청구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결 판결은 시효중단을 위한 후소로서 이행소송 외에 전소 판결로 확정된 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 재판상의 청구가 있다는 점에 대하여만 확인을 구하는 형태의 새로운 방식의 확인소송이 허용되고, 채권자는 두 가지 형태의 소송 중 자신의 상황과 필요에 보다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여(대법원 2018. 10. 18. 선고, 201523231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시효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에는 이행소송 이외에 확인소송도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습니다.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로써 확인소송이 이행소송보다 유리한 점은 확인소송의 인지액수가 이행소송의 인지액수의 약 10분의 1 정도에 불과(민사소송 등 인지규칙 제18조의 3)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에서 원고 측은 소멸시효중단을 위해 확인의 소를 제기했던 것입니다.

 

.문제는 이 사건 확인의 소의 관할법원이었습니다.

 

이 사건 채권은 가사소송 중 조정조서 작성으로 성립되었지만 금전채권이었고, 이 사건 확인소송은 가사소송법 제2조에서 규정하는 가정법원 관장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의 확인의 소처럼 민사법원에 제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 채권의 성립과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확인의 소의 관할법원은 전소 법원으로 보아야 합니다.

 

3. 원고가 전혀 알지 못하는 법원의 파산폐지 및 면책결정으로 인해 이 사건 채권 역시 면책채권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 피고는 이 사건 변론에서 이미 법원의 면책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합니다) 566조 본문(“면책을 받은 채무자는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을 제외하고는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전부에 관하여 그 책임이 면제된다.”)을 근거로 이 사건 각 채권 역시 면책채권에 해당하여 이 사건 확인의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 또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왔습니다.

 

이후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피고가 이 사건 확인의 소 제기 이전에 법원에 파산 및 면책신청을 하여 면책결정을 받았지만 위 신청을 하면서 채권자목록과 주소에 원고를 기재하지 않았다는 점, 원고는 피고로부터 파산신청한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이라는 점 등이었습니다.

 

.우선, 이 사건 채권 중 양육비 관련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제8호에 해당하여 면책될 수 없는 채권이라는 점은 분명한데, 재산분할 관련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본문 내지 제7호 단서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음을 안 때에 해당하여 위 면책채권에 해당할 여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률문외한인 원고는 피고로부터 파산신청을 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신청으로 인해 자신의 채권 역시 면책채권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피고가 법원에 파산 및 면책신청을 하면서 채권자목록과 주소에 원고를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는 파산 및 면책사건 담당법원으로부터 절차 진행 등에 대해 어떠한 통지나 안내를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변론 과정에서 원고 측은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단서 제7호에서 말하는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이라고 함은 채무자가 면책결정 이전에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존재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는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49083 판결 등 참조)에 따라 이 사건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단서 제7호에 해당하여 면책채권이 될 수 없다면서 피고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이 사건 하급심법원 역시 피고가 원고에게 파산선고 사실 또는 파산절차가 진행 중인 법원이나 그 사건번호, 진행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다고 볼 만한 증거 없다는 점, 원고 스스로 피고에게 파산사건이 진행 중인 법원과 사건번호를 탐지하여 파산선고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회하거나 확인할 방법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고, 이를 알지 못하는 경우 원고가 그 절차에 참여하여 이의 등을 신청할 기회를 보장받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단지 피고가 원고에게 파산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이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제7호 단서에서 정한 면책사유인 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음을 안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이 사건 각 채권은 면채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4. 마무리하며

이 사건은 원고가 승소하더라도 채권을 당장 실현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승소 소식에 기뻐하는 의뢰인의 목소리를 듣고 필자의 기분도 좋아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의뢰인의 기쁨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던 당시를 떠올리면, 성경 잠언 1410마음 속 고통은 자기 혼자만 알고, 마음의 기쁨 역시 타인과 나누어 가질 수 없다는 구절에서 말하는 타인의 범위는 생각보다 좁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웃는 일 많은 2023년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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