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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비영리 사단법인의 회원을 폐쇄적으로 구성할 경우, 그 위험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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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3.03.06 14:19 입력
최낙준 변호사.jpg
최낙준 변호사 (백준법률사무소)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최낙준 변호사입니다. 이번에는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자 입장에서, 법인 설립 시 참고할 만한 문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러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비영리 사단법인을 설립하는 경우 보통은 주도적 역할을 하는 설립자가 있고, 이런 설립자가 법인에 적지 않은 돈을 출연하기도 합니다.

 

설립자(발기인)의 노력으로 설립된 법인이 내부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특히, 일부 구성원이 사단법인의 재산에 눈독을 들이기라도 하면 내부 갈등은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이런 갈등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법인 정관에 규정된 ‘의사 및 의결정족수’와 함께 사단법인의 ‘회원 수’입니다.

 

설립자(발기인)는 본인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법인을 운영하기 위해 소수의 사람만으로 법인 회원을 구성하지만, 이와 같은 방식은 아래 사건처럼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2. 이 사건 사실관계에 대하여

 

‘갑’은 뜻을 같이하는 ‘을’ 등과 함께 A 사단법인 설립을 준비하였습니다. ‘갑’, ‘을’ 등 10인은 발기인이 되어 2019. 11. 1.자 창립총회를 개최하였고, 이 총회에서 설립자 ‘갑’을 당시 대표권 있는 이사인 회장으로 선출하고, 나머지 발기인 9인은 이사 및 감사로 선출하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A 사단법인'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은 다음 설립등기를 마쳤습니다. 설립자(발기인) ‘갑’은 법인에 적지 않은 자금을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A 사단법인의 총 회원은 ‘갑’, ‘을’ 등을 포함한 임원 10인과 일반회원 125명 등 모두 135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위 회원(사원) 125명은 ‘갑’의 권유에 따라 A 사단법인에 가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A 사단법인이 설립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법인 이사 ‘을’은 회장 ‘갑’이 지향하는 사단법인의 운영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자신에게 동조하는 다른 이사들을 포섭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을’측은 A 사단법인 정상화를 촉구한다는 취지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임시총회를 개최하여‘갑'을 회장 직에서 해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을’ 측은 법인 정관에 따라 임시총회를 개최하기 위해 회원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회원들이 많았고, 연락이 되는 회원들마저 임시총회에 참석하기를 기피했습니다. 결국 ‘을’ 측은 어쩔 수 없이 임시총회에 참석이 가능한 일부 회원들을 위주로 하여 2020. 4.경 임시총회를 개최하였습니다.

 

A 사단법인은 설립된 지 6개월 만에 임시총회를 개최하였고, 위 총회에 출석한 회원 13명이 대표권 있는 이사인 ‘갑’(설립자)을 해임함과 동시에 '갑'의 후임으로 ‘을’을 대표권 있는 이사로 선임하였습니다. 이러한 변동사항은 법인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기재되기에 이르렀습니다.

 

3. 이 사건 소송 경과에 대하여

 

가. A 사단법인 대표자 직에서 해임된 ‘갑’은 그와 뜻을 같이하는 일부 회원과 함께 ‘을’측이 저지른 위법상황을 바로잡고 법인을 정상화할 목적으로 법원에 「임시총회결의 등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고 이와 함께 A 사단법인의 새로운 이사장·이사 등으로 선임된 ‘을’ 등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신청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자 ‘을’측은 2020. 12.경 사원총회를 소집·개최한 것처럼 가장하고 A 사단법인 해산을 결의하는 내용의 총회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다음 그 회의록을 첨부하여 A 사단법인에 대한 해산등기신청서를 등기공무원에게 제출하여 접수되게 함으로써 사단법인에 대한 해산등기 및 청산인 취임등기까지 마쳤습니다.

 

이에 따라 ‘갑’등은 법원에 계속 중이던 「임시총회결의 등 무효확인의 소」에 「해산결의 무효확인의 소」를 추가·병합하였습니다.

 

나중에 드러난 사실이지만, 위와 같이 ‘을’측이 서둘러 사단법인에 대한 해산등기까지 마친 것은 ‘을’측이 사단법인을 장악하고 운영하면서 저지른 자금 횡령, 문서 위조 등 각종 비리를 감추기 위한 일환이었던 것입니다.

 

나. A 사단법인의 정관은 ➀ 가입회원 전원을 구성원(사원)으로 하는 최고의결기관인 총회와 회장(대표권 있는 이사)을 비롯한 이사 등 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집행기관인 이사회를 두고 있고, ➁ 임기 3년의 회장, 이사 등 임원은 모두 총회에서 선출, 해임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➂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에 관하여 ‘재적회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회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고 규정하고 있으며, ➃ 회장이 A 사단법인을 대표하고 총회 및 이사회의 의장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인 정관은 총회의 의사 및 의결정족수에 대해 재적회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회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반해, 이 사건 임시총회는 의사 및 의결정속수를 충족시키기 못한 결의방법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했습니다.

 

다만, ‘을’측은 「임시총회결의 등 무효확인의 소」에서 A 사단법인 설립 등기 당시 창립총회 참석자 명단이 허위이고, 잔존 회원 수 역시 불분명하다는 점을 근거로 이 사건 임시총회의 의사 및 의결정족수는 적법한 것이라고 다투었지만, 법원은 이 사건 결의는 의사 및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모두 무효라고 판단하고 ‘갑’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다. 한편, 위 판결이 확정된 후 약 3년이 지난 후, ‘을’측은 A 사단법인이 설립될 당시에 창립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창립총회를 개최한 것처럼 회의록을 작성하고, 이 회의록에 기초하여 법인을 설립하였다는 점을 이유로, 법원에 A 사단법인을 상대로 「A 사단법인이 창립총회에서 한 결의가 무효 또는 부존재함에 대해 확인을 구하는 소」를 다시 제기했습니다.

 

위 사건에서 법원은 ‘을’측의 확인의 소에 대해 창회총회 결의로 인하여 ‘을’측에게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위 결의의 무효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을’ 측의 소를 각하하였고, 이로써 A 사단법인을 둘러싼 모든 분쟁은 마무리되었습니다.

 

4. 마무리하며

 

일반적으로 사단법인 설립자(발기인)는 법인에 다수의 회원들이 존재하게 되면 설립자 본인이 의도하는 방향과 다르게 법인이 운영될 것을 우려하여, 법인 회원을 폐쇄적으로 구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유사 사건을 통해 필자가 경험한 것은, 사단법인의 회원 구성이 폐쇄적일수록 오히려 소수의 회원들이 설립자를 법인에서 쫓아내거나 법인의 정상 운영을 방해하는 게 훨씬 수월해지고, 이런 점을 악용한 실제 사례들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 사단법인은 회원 수가 100명이 넘었고, 이러한 점 때문에 법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단법인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법인의 주인은 설립자가 아니라 회원이라고 생각하고, 보다 많은 회원을 법인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사단법인에 상당한 자금을 출연한 설립자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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