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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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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3.03.13 09:34 입력

정승열 법무사.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310일 미 캘리포니아주는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실리콘밸리은행 (SVB) 을 전격적으로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 (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1983년 전자산업의 메카로 알려진 실리콘밸리에서 문을 연 SVB는 미국에서 16번째 대형 은행으로 성장하는 데 40년이 걸렸지만, 붕괴하는 데는 단 36시간밖에 걸리지 않으면서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미국에서 대형 은행의 파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알려진 지 이틀도 되지 않아서 금융당국이 폐쇄 결정을 내린 조치였다.

 

실리콘밸리에서 신생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 왔던 SVB가 무너지면서 실리콘밸리를 떠받치고 있는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금융 전문가들은 "JP모건이나 뱅크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가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 전에 SVB를인수하지 않거나 SVB 예금 전체를 정부가 보증하지 않으면, 예금 보호가 안 되는 모든 예금 인출되는 상황을 맞게 되고,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바로잡을 시간이 48시간 밖에없다고 경고했는데, 미국 정부는 12다른 소규모 및 지역 은행에 미칠 영향을 막기 위해 SVB에 고객이 맡겼던 돈을 보험대상 한도와 무관하게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SVB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업과 IT 기업을 주 고객으로 상대하는 은행으로서 지난 수년 동안 초저금리를 발판으로 신생 IT업계가 호황을 맞아 돈이 넘쳐나면서 은행도 예금이 몰려들어 20201분기 말 600억 달러 정도였던 예금 잔액은 2021년 말 2,000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났다. 은행으로서는 예금주가 맡긴 돈을 자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것이 기본 기능이지만, SVB의 경우 예금이 너무 급증한 반면에 대출 희망자가 적어서 현금을 금고에 그냥 쌓아놓을 수 없어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진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을 사두었다. 이것은 SVB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은행이 하는 경영방식으로서 2020SVB가 매입한 미 국채 등 증권은 270억 달러 정도였으나, 2021년 말에는 무려 4배나 되는 1,280억 달러로 불어났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대출은 230억 달러에서 660억 달러로 불어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미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IT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예금 인출이 시작됐다. SVB의 예금 잔액은 2021년 말 1,890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1,730억 달러로 크게 줄었다. SVB는 예금주가 맡긴 돈을 돌려주기 위해 그동안 사두었던 국채 등을 팔아야 했는데, 국채 가격이 폭락한 상태였다. 본래 채권의 유통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폭등할 때는 채권 가격이 급락해서 은행은 울며 겨자 먹기로 채권을 떨이수준으로 내다 팔면서 예금주들의 인출에 대응하면서 큰 손실을 보게 됐다. 이렇게 악순환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SVB가 채권 매각으로 낸 손실은 18억 달러로 한국 돈으로 약 23,000억 원에 달했다.

 

SVB는 증권 매각으로 초래한 손실 자산 감소분을 채우기 위해 지난달에 25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SVB가 위험하다는 소문이 퍼진 탓에 실패했다. 게다가 SVB가 자금조달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금자들의 뱅크런이 벌어지면서 SVB는 더 많은 증권을 더 헐값에 내다 팔아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은행들이 파생상품 등 위험 자산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파산했던 것과 달리 이번 SVB 사태는 금융기관의 핵심 자본인 보유 예금과 자산의 가치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괴리된 데 따른 것으로, 실질적으로 2008년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는데 벌어졌다는 점에서 국내 은행을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은행의 통상적인 경영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미국의 경우 예금주의 법정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33,000만 원)라고 하지만, SVB의 경우 예치금이 전체 95%에 달해서 예금보호공사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정부가 은행을 더 탄탄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시행했던 많은 규제와 조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이번 사태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금융가 최대 공포로 떠올랐다. 미국이 재채기하면 독감이 걸린다고 하는 한국에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은행에 쌓인 막대한 예금이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고, 은행들이 사두었던 채권 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언제든지 금융위기의 기폭제 격인 파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국 국민연금도 SVB 주식 10만 주 300억을 보유하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았다고 한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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