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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변호사의 법톡]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대여금반환 판례 및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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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3.06.02 16:35 입력

강동호 변호사.jpg


타인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은 경우, 대여 사실을 입증하는 방법에 관하여

 

1.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로앤강 법률사무소의 강동호 대표변호사입니다.

 

우리가 타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차용증을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차용증은 처분문서로서, 내가 상대에게 돈을 빌려주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따라서 대여금반환청구소송에서 차용증이 가지는 중요성은 매우 높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용증이 있으면 대여 사실 또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돈을 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차용증이 없는 경우 이를 돌려받기가 매우 난감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주로 특별한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잘 아는 사이다 보니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고, 또 괜히 서로간에 껄끄러워질 것을 염려하여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은 채 돈만 건네주었는데, 시간이 지나 돈을 갚을 때가 되자 상대가 “그 돈은 빌린 것이 아니라 나에게 준 것”이라며 금전대여가 아닌 증여라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송이 진행될 경우, 법률상 입증책임의 법리에 의해 ‘돈을 빌려준 사람’이 ‘빌려준 돈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차용증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 판례에 나타난 법원의 판단과 그 근거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사실관계

 

A(원고)의 남편과 B(피고)의 남편은 서로 친구 사이이고, A와 B는 남편들을 통하여 알게 된 후 오랫동안 친한 관계로 지내온 사이입니다.

 

어느 날 금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던 B는 A에게 하소연하며 도움을 요청하였고, A는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B의 은행계좌로 3,000만 원을 송금하였습니다.

 

이후 A는 9년 동안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가, 뒤늦게 B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위 3,000만 원은 빌려준 돈이므로 이를 반환할 것을 청구하였습니다. A가 제출한 증거는 오직 은행에서 발급한 이체내역서와 A와 B사이에 통화한 사실이 있다는 통화기록내역 뿐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B는 위 3,000만 원은 자신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A가 친구로서 증여한 것일 뿐 빌린 돈이 아니므로 갚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및 근거

 

법원은 위 사안에서, A가 3,000만 원을 B에게 대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A와 B의 친분관계에 비추어 보면 금융거래내역을 남기는 외에 별도로 차용증 등을 작성하지 않은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친한 사이끼리 돈을 빌려 줄 때에는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있고,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것입니다.

 

둘째, A가 B에게 이자 또는 원금의 상환을 독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A와 B의 친분관계나 B가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채무조정신청을 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A의 조치가 수긍된다는 것입니다. 당사자들의 친분관계 뿐만 아니라 각자 처한 구체적인 사정 등을 고려하여 무리하게 빚 독촉을 하지 않은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셋째, A가 송금한 금액이 3,000만 원으로 상당히 큰 금액이며, 더구나 3,000만 원을 송금한 직후 A의 위 은행계좌의 잔액이 약 1,800만 원으로 A가 송금한 금액보다 적어, 당시 A의 은행계좌에 여유 자금이 많았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므로, A와 B의 친분 관계를 감안하더라도 이를 증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정한 금액이 사회적인 측면에서 가지는 의미와 송금 이후에 남은 잔액 등을 토대로, 송금 당시의 정황을 사회적 통념과 상식을 기준으로 해석하여 이를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였습니다.

 

4. 맺음말

 

아무리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돈을 빌려줄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차용증을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후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간결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록 금전을 대여하였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차용증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법원은 당사자들의 관계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현실이 어떠한지, 또한 관련된 모든 정황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대여 사실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것 이외에도, 법원이 차용증 없이 금전 대여 사실을 인정하여 준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만약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미처 차용증을 작성하지 못하였다거나 혹 이를 분실하였다면, 은행의 이체내역서와 간접적인 정황증거만으로 금전 대여 사실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주장 및 입증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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