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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8회 변호사시험 국제거래법 총평_박근서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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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미숙 기자 | 2019.01.22 12:42 입력
박근서 미국변호사.png
 ▲ 박근서 미국변호사

 
제8회 변호사시험 국제거래법은 국제물품매매법과 국제사법 모두에서 중요내용으로 강조해온 부분이 출제되었으나, 기존 기출문제보다 더 심도 깊은 분석능력과 조문이해능력을 요구하였다. 수험생 입장에서 함정에 빠지는 요소가 산재하고 있기 때문에 암기 위주로 문제의식이나 뉴앙스 파악 없이 판례의 결론이나 조항의 일반내용을 그대로 적용했다가는 오히려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되는 어려운 문제였다. 과거 대비 논점도 복잡해졌기 때문에 이번 총평은 어느 때보다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은, 특히 이번 국제거래법 총평은 출제자의 의도나 채점기준과는 다를 수 있는 소지가 있음을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고, 본 총평을 강사 개인적인 사안 해석으로만 이해하고 단지 참고자료로만 읽어주시기를 요청 드린다. 어려웠던 만큼 아래에서 설명할 문항별 풀이에서 쟁점누락이나 논의상 실수가 일부 있더라도 합격을 위한 득점에 대하여는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라는 점 미리 밝혀둔다.
 
국제사법 문항별 풀이
국제사법 1문은 15점 배점으로 대한민국 법원이 국제재판관할을 가지는지 물어보는 것으로, 당사자와 분쟁이 우리나라와의 실질적 관련성 있는지를 논의하는 비교적 평이하고 예측가능했던 문제였다.
2-(가)문은 참치운송중 발생한 손상에 대하여 운송계약위반 관련 손해배상청구권의 준거법문제였다. 국제사법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계약의 준거법 문제로서 운송계약의 준거법을 약정하지 않은 경우이다. 사안의 법률관계 성질결정을 계약위반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라는 측면을 파악하고, 제26조의 적용, 특징적 이행 부합 여부 등을 논의하면 될 것이다.
 
2-(나)문은 보험자 대위의 준거법을 묻는 것으로 제35조의 적용을 통해 구채권자와 신채권자(보험회사)간 법률관계의 준거법으로 파악하는 문제였다. 당사자 간 보험계약을 하면서 준거법을 영국법으로 약정하였으므로 이는 신구채권자간 준거법이 되고 제35조에 의해 보험자 대위의 준거법이 된다. 유의할 점은, 과거 보험계약의 책임부분, 즉 법률관계의 일부에 대하여만 준거법을 정한 준거법의 분할문제로 논의된 판례가 있어 이를 오해하여 성급하게 그대로 적용할 소지가 있는데, 질문의 사안은 판례의 사실관계와 달리 당사자가 보험계약 전반에 대해 준거법을 결정한 것이라서 그 판례를 무작정 언급 및 적용해서는 아니되는 점 주의를 요했다.
 
마지막 3번 문제는 甲회사가 선장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는 법률관계의 준거법을 질의하였는데, 외견상 질문 내용 대비 35점이라는 높은 배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논의사항이 많이 숨어 있어서, 아마도 학습량이 많았던 수험생들이 답안작성에 가장 어렵고 혼란스러웠을 질문이었다. 선장의 폭행, 감금 등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사용자인 甲회사에게 피해자가 책임을 묻고 있으므로 감독의무와 책임을 묻는 전형적인 사용자 책임에 해당한다. 또한 피해자와 甲회사 간 근로계약이 존재하므로 제32조 제3항의 종속적 연결에 따라 근로계약의 준거법을 검토하여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쟁점이 추가되는데 근로계약의 준거법을 대한민국법으로 정하면서 정작 대한민국의 국제사법의 원칙을 당사자가 배제하는 합의를 하였다는 점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이다. 국제사법은 성질상 당사자가 약정에 의해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또한 국제사법은 강행규정으로 볼 수 있어 이를 배제하는 합의를 한 부분은 무효이고 따라서 제28조 제1항에 의해 당사자가 약정한 대한민국법이 국제사법상 준거법이 된다(하급심 판례 2007구합26322 및 학문적 논의 존재). 따라서 당사자가 합의한 대한민국법은 준거법으로 유효하며 국제사법 원칙을 배제한 합의는 무효로서, 사안은 국제사법의 원칙에 따라 종속적 연결로 대한민국법이 불법행위의 준거법이 된다. 본 3번 문제는 그 배점이 35점인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두 가지 측면에서 언급이 필요하거나 오류가능성이 높은 쟁점이 있다. 첫째, 수험생들이 빠질 수 있는 함정으로 판례상 선원근로계약을 선적국법으로 합의한 사안에 대하여 편의치적이 인정되어 선적국법을 부인하고 제8조에 의해 대한민국법으로 준거법 지정의 예외를 인정한 경우가 있는데, 해당 판례는 이 사안의 사실관계에는 적용이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국제사법 제8조의 준거법 지정의 예외를 정한 제1항에 대한 제한으로 제2항에서 당사자가 합의에 의해 준거법을 선택한 경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기 때이다. 조문을 정확하게 학습하였다면 사안처럼 당사자가 근로계약의 준거법을 대한민국법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8조를 적용할 여지가 없는데, 혹시 이를 간과할 수도 있겠다. 단순히 근로계약과 편의치적의 선적국법만을 기억하여 사안과 판례의 차별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만연히 제8조를 적용하여, 선적국인 파나마국법이 아닌 우리나라법이 준거법 지정의 예외로 준거법이 된다는 식으로 논의했을 수 있으며 이는 적절치 않은 답안이라고 본다.
 
둘째, 선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선주의 사용자책임 범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한 제60조 제3호에 대한 논의이다. 우리 국제사법은 특징적으로 해상편을 별도로 두고 있고 제60조 제3호로 “선장, 해원의 행위에 대한 선박소유자의 책임범위”는 선적국법에 의함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안의 불법행위능력, 불법행위가 성립하는지 여부 등 관련 문제는 일반 불법행위의 대한 준거법 규정인 제32조 및 종속적 연결에 의한 제28조에 따라 판단하되, 손해배상책임금액 등 선장행위에 대한 선주의 책임범위로 해석되는 부분은 제60조 제3호에 의거 선적국인 파나마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추가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가점요소일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은 기존 연구나 논의가 부족하고 과연 일반 불법행위와 구별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호하다고 보며, 또한 선주의 책임부분에 선장의 선원에 대한 폭행이 적용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제60조 제3호의 존재를 간단히 언급하여 충분한 조문학습을 하였음을 보여준다면 가점요소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국제물품매매법 문항별 풀이
 
​국제물품매매법(CISG, 이하 ‘매매법’이라 함)은 협약의 적용, 계약해제의 적법성, 대체거래시 손해배상 산정, 대금감액과 손해배상의 관계 등 중요쟁점들이 출제되었는데, 배점이 높았던 협약의 적용과 대금감액과 손해배상 관계 등 미시적인 측면에서는 어려운 쟁점을 내포하고 있어 준비가 충분했던 수험생이 어려움을 더 느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수험생 입장에서 국제사법 못지 않게 난해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25점 배점의 제1문은 중요 예상쟁점이었지만 논의가 복잡해 매매법 중 가장 어려웠을 문제로 예상되는 바, (1) 계약에 협약이 적용되는지 및 (2) 계약이 성립하는지를 묻는다. 즉 계약의 적용여부 검토를 위해서는, 계약의 청약에서 체결까지의 과정 중 중간 시점에 당사자의 일방 소재 국가에서 협약이 발효되어 비체약국에서 체약국으로 바뀌는 특수한 경우를 주목해야 했다. 만약 제100조에서 체약의 발효시 협약 적용여부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읽어본 적이 없었다면 많이 당황했을 문제이다. 설사 제100조를 알고 있었다 해도 제1조 제1항 가호 및 나호와 관련하여 협약이 계약의 성립에 대하여 적용되는 시점을 규정하고 한편 제2항에서 기타 경우를 규정하고 있어, 제1조 제1항과 관련하여 해석과 적용은 쉽지 않다. 계약의 성립과 관련된 협약의 적용은 제1조 규정에 의해 당사자 소재국이 체약국이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데, 사안에서 A국은 계약체결을 위한 제안(proposal)시점에 비체약국이므로 협약은 직접적용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하여 사안에서 당사자가 대한민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청약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하여 합의한 것이므로, 결국 이는 법정지인 대한민국의 국제사법에 의할 때 협약의 간접적용 요건을 만족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면 적절한 득점을 할 것으로 본다. 다음으로, 기타 계약의 성립 이외의 협약 문제, 즉 당사자의 권리, 의무, 구제 등 협약 규정은 계약 체결시를 기준으로 하는 바, 사안상 계약체결시 양 당사자의 소재국은 모두 체약국인 상태이므로 결국 협약이 직접 적용되는 요건을 만족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후반 질문인, 계약의 성립 여부에 대한 질의는 청약 후 승낙 발송 후에 청약의 철회가 가능한지가 쟁점이 되는 바, 제16조에 따라 승낙 발송전 청약 철회의 도달이 없음을 적시하여 철회의 효력을 부인하고 결국 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정리하면 적절하였다. ​
 
제2-(가) 질문은 중요 예상쟁점이었던 당사자의 계약위반시 구제수단으로 계약해제의 적법 여부이다. 제35조의 계약 부적합, 제25조의 본질성을 간단히 논의할 것이나 핵심 쟁점은 사안상 해제권 행사할 당시가 아닌 해제권이 행사된 이후 물품이 도난당한 사실이 있어, 해제권 행사가 적법한지 혹은 제82조의 적용으로 해제권 행사가 제한되는 것인지를 묻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려되는 부분은 단순히 동일상태 반환불가란 점에만 착안해서 무작정 제82조를 성급히 적용하도록 유인되었을 점이다. 그러나 사안상 해제권은 적법하게 행사되었으며, 그 이후 도난문제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계약해제는 유효한 것이며, 단순히 보관의무 위반 및 손해배상 문제만 남을 뿐이다. 매수인이 물품 보관 중 외부침입에 취약한 자기 창고에서 도난당했으므로 제86조 보관의무위반 및 제74조의 손해배상이 문제가 됨을 언급하면 가점요소일 수 있다고 본다.

제2-(나) 질문 또한 중요 예상쟁점이었던 손해배상과 관련한 질문이었다. 즉, 대체거래시 매수인이 매도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제75조에 따라 가능한 점, 그리고 기타 사실상 인과관계 있는 제74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 점, 특히 검사비용, 보관비용, 대체거래비용과 대체물 운송비 부담비용 등을 언급하면 될 것이다. 한편, 매도인의 매수인에 대한 청구는 보관의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으로서, 매수인은 제74조에 따라 매도인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함을 논의하면 된다. 비교적 예상가능하고 평이한 문제였다고 본다.
 
제3문은 질문의 이해가 중요한 바, “대금감액을 구하는 경우 얼마만큼의 감액을 구할 수 있는지”를 논하도록 요구한다. 그런데 사례에서 과실비율을 언급함으로써 대금감액이란 형성권이 과실비율에서 제한 받는지를 의심하게 하고 일부 수험생은 과실상계 법리를 논의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협약상 물품 부적합은 당사자의 과실 여부와 관련 없으며, 감액은 계약물품과 현실로 인도된 가액 차액을 보정하는 권리구제수단이고 형성권인 점을 감안할 때, 과실상계의 대상은 아니다. 따라서 그 가격차이만을 감안하여 감액할 뿐 과실상계는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지급할 대금금액은 제50조에 따르면 인도시에 가지고 있던 현실로 인도된 물품과 계약에 적합한 물품 가액에 대하여 가지는 비율에 따라 대금을 감액한다.
즉, 인도시점기준으로 현실물품은 단가가 16달러 이고 계약적합물품 단가는 20달러이므로, 비율은 16/20 = 80%이다. 따라서 지급할 대금은 계약대금 50,000(단가 10달러*500개)에 80%를 곱하여 산출된 금액(40,000달러)으로 감액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총평
이번 국제거래법 출제문제는 보면 볼수록 전체적으로 어려웠고 깊은 이해를 요구했기 때문에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들이라도 몇 가지 논점에서 아예 파악하지 못하거나 오류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위에서 살폈듯이 평소 기본에 충실하고 이해 위주의 공부를 한 수험생들이 폭넓게 다양한 규정을 적용하고 각 규정의 뉴앙스 반영에 노력하여 논의하였다면 무난히 필요한 득점이 가능할 것이다. 만약 대다수의 평이한 답안과 차별되게 중요 쟁점을 사안에서 파악해 내어 서술하였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다만 본 문제를 통해 주목할 점이 있는데, 수험생들이 널리 알고 있는 판례(편의치적 관련 근로계약에 대한 국제사법 제8조 적용하여 준거법 지정의 예외를 적용한 판례)나 도식적인 규정적용(동일상태 반환불가시 제82조의 적용)와 다르게 사실관계를 제시한 경우 암기에 치중한 수험생이 오도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기본서나 교재에 사용되는 각종 판례나 논의는 실제 변호사시험 문제에서 그대로 나오기는 어려우며, 사실과 전제가 동일하게 나오기 보다는 변형을 통해 수험생이 그 차이점까지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주의 깊은 이해위주의 학습이 요구되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동안 변호사시험 준비를 위해 노력했던 긴 수험기간에 대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향 후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는, 국제거래법은 복잡한 국제거래관계를 다루는 과목이고 합리적 상행위에 기반하여 현실적인 사안파악 능력이 특히 강조되기 때문에 유연하고 법문에 충실한 학습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도식적인 접근 내지 묻지마(jumping to the conclusion)식 암기보다는, 실제로 출제되는 문제가 기존판례와 다르거나 모의고사의 논점과 다를 수 있는 점을 감안하고 비판적 분석(critical analysis)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요약서가 아닌 기본서나 이론서에서 설명하는 논점들을 “이해 위주의 학습”을 통한 수험준비는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결국 단순 회독수가 문제가 아니고 기본이 튼튼한 이해가 최고의 수험대책이라는 점을 인식하여 주시기 바란다.


[ 명미숙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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