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84.8% ‘도서관 교육 영향’…독서, 교과 속으로 들어간다

인공지능이 질문에 즉각 답을 내놓는 시대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오히려 ‘독서’와 ‘문해력’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정보는 넘치지만 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육 데이터 분석 자료 ‘데이터로 읽는 우리 교육’ 제3호를 발간하고, 독서와 문해력의 의미를 다시 짚었다.
자료는 AI 환경에서 핵심 역량이 ‘지식 보유’가 아니라 ‘정보 해석과 판단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생성형 AI가 정제된 답을 제시하더라도, 그 타당성을 판단하는 과정은 인간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데이터를 보면 독서를 둘러싼 환경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공공도서관 수는 2020년 1,172개관에서 2024년 1,296개관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서관이 914개관에서 1,034개관으로 늘며 전체 증가를 이끌었다. 교육청 소속 도서관은 235개 수준을 유지했고, 사립 도서관은 23개에서 28개로 소폭 늘었다.
이용자 규모도 함께 확대됐다. 공공도서관 이용자는 2020년 7만6천 명 수준에서 2024년 17만3천 명으로 크게 늘었다. 교육청 도서관 이용자는 같은 기간 11만 명에서 21만 명으로 증가해 가장 높은 이용 증가폭을 보였다.
학교도서관 역시 거의 모든 학교에 설치되면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췄다. 2021년 1만1,787개였던 학교도서관은 2025년 1만1,883개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인프라가 확대된 만큼 교육 효과도 일정 부분 확인된다.
학교도서관 활동이 독서 관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초등학생 84.8%, 중학생 76.9%, 고등학생 66.4%로 나타났다. 학년이 낮을수록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 점이 특징이다.
학생들이 책을 읽게 되는 계기도 흥미롭다. 친구의 추천이 40% 이상으로 가장 높았고, 학교도서관과 교사, 부모의 영향이 뒤를 이었다. 또래 관계가 독서 습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읽는 환경’이 늘어난 것과 ‘깊이 있는 읽기’는 다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일상화되면서 긴 글을 따라가며 의미를 구성하는 경험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맥락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는 독서를 단순 활동이 아닌 학습의 핵심 도구로 재정립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인문 독서교육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도교육청도 수업과 연계한 독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은 수업 연계 독서를 강화하고, 충북은 ‘내 인생 책 세 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는 교과 연계 독서를 확대했고, 세종은 반복 읽기 중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해외 교육과정에서도 같은 방향이 확인된다.
호주는 모든 교과에 문해력을 포함해 읽기와 쓰기를 함께 평가하고, 캐나다와 뉴질랜드도 교과 전반에서 문해력을 핵심 역량으로 다루고 있다.
독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QAR 전략이나, 훑어보기부터 재확인까지 이어지는 SQ3R 방식 등 읽기 과정 자체를 구조화하는 방법이 강조된다.
결국 독서는 ‘느린 학습’이지만 가장 깊은 사고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AI가 정보를 빠르게 제공할수록, 그 정보를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기술이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 시대에서, 무엇을 아느냐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교육의 기준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서가 다시 강조되는 흐름은 단순한 교육 정책을 넘어 학습 방식 전환과 맞닿아 있다.
정보를 소비하는 데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지 여부가 앞으로 교육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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