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와 디케의 여신”
| ▲최창호 변호사 |
공직에 있을 때는 사기죄로 기소한 사건의 무죄가 심심치 않게 선고되는 것을 보았는데, 신분이 변경되어 변호사가 되어 보니 사기죄의 무죄를 받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기망행위를 할 당시에 고의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이라고 주장을 하여도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결과만으로 불이익한 선고를 당하는 일이 많다.
일단 사기죄로 기소가 되면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이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무상 형사법정에서는 오히려 유죄추정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많다. 피고인의 사정을 아무리 주장하여도 법원의 입장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느낌이 많이 든다.
오히려 수사기관에서는 금원을 편취당하였다고 아무리 주장하여도 기소가 잘되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받는 경우가 많다.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를 현혹하여 돈을 가로채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당사자 간 합의를 유도 또는 종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러한 일이 거의 없어 보인다. 공연히 제3자의 재산상 문제에 개입하였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일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기꾼이 사기의 범의를 인정하는 사건은 거의 없다. 따라서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도8651 판결).
디케의 여신이 눈을 가린 채 저울을 들고 있는 것은 어느 쪽에도 기울어지지 않는 공평한 판단을 하기를 바라는 희망을 표시하는 것이다. 피고인이 고의를 부인한다면 과연 피고인의 주장과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자료가 과연 설득력이 있는지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판단하여 주기를 바랄 뿐이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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