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변호인 리포트] 미래 사회 범죄 – 천주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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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미래 사회 범죄 – 천주현 변호사

김민주 / 기사승인 : 2019-09-26 1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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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현.JPG
 
 

앞으로 인사담당자들은 이력서 첨부파일을 열 때 주의하실 필요가 있다. 최근 서울에서는 타인의 컴퓨터에 악성프로그램을 심어 암호화폐 채굴을 하던 일당이 적발됐다(서울동부지법 2019고단1680 판결).

 

피고인들은 구인업무를 담당하는 인사담당자들에게 악성프로그램이 숨겨진 파일을 이력서에 첨부해 보내기로 공모했고, 이들은 단순히 타인의 컴퓨터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만을 의욕하지 않았다. 타인의 컴퓨터를 좀비 컴퓨터로 만들어 컴퓨터의 CPU 자원 50%를 지속적으로 소모케 하면서 실제로는 암호화폐 채굴행위를 하도록 해 경제적 이득을 볼 목적을 가졌다.

 

인사담당자들은 가짜 구직자의 이력서에 속아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실행하는 ‘드로퍼’ 프로그램을 클릭한 꼴이 됐고, 이들의 컴퓨터는 피고인들을 위해 밤낮으로 암호화폐 채굴에 혹사됐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피고인들이 거둬들인 암호화폐는 ‘모네로’였다.

 

피고인들의 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컴퓨터업무방해죄와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침해등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일응 보이나, 이 사건 검사는 단순히 ‘정보처리 장애’를 넘어서 ‘정보통신망의 장애’에 해당한다고 보아 후자로 기소했다(후자를 전자의 특수한 범죄형태라고 소개하는 견해가 있고, 일종의 특별법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정보통신망장애죄’는 정보통신망에서 정보를 수집·가공·검색·송신·수신하는 기능을 물리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거나 그 기능 수행을 저해한 경우에까지 이르러야 성립하고, 이 정도에 이르지 않은 경우는 형법상 컴퓨터등업무방해죄의 ‘정보처리 장애’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게 된다(대법원 2010도14607 판결 참조).

 

우선, 컴퓨터업무방해죄는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범죄다(형법 제314조 제2항). 형량은 일반 업무방해죄와 같다.

 

이 죄는 위험범으로, 가해행위 결과 정보처리에 장애가 현실적으로 발생할 것은 요하나,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한 이상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더라도 성립한다(대법원 2008도11978 판결).

한편 공소장 기재만으로 업무주체인 피해자와 방해된 업무 내용을 알 수 없다면 공소사실 불특정으로 공소기각 사유가 된다(대법원 2008도10116 판결; 대법원 2008도11187 판결).

 

다음으로, 정보통신망침해등죄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에서 금지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처벌은 제70조의2와 제71조 제1항 제9호 내지 제10호에서 규정하는데, 형법상 컴퓨터업무방해죄보다 형이 중하다.

 

< 정보통신망법 >

제48조(정보통신망 침해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하 "악성프로그램"이라 한다)을 전달 또는 유포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70조의2(벌칙) 제48조 제2항을 위반하여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는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71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9. 제48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자

10. 제48조 제3항을 위반하여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한 자

② 제1항 제9호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위 제48조 제3항의 정보통신망장애죄는 목적범, 침해범이고, 기수만 처벌하는 특색이 있다.

 

대법원은 정보통신망법위반죄와 형법상 컴퓨터업무방해죄와 위계업무방해죄의 3자 간 관계와 관련하여,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2항에서 정한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지 않고,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업무방해죄가 정한 ‘부정한 명령의 입력’에 해당하지 않으며, 프로그램의 사용으로 피해자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게임 서버에 장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여서 양 죄가 모두 무죄가 되더라도, 피해자 회사의 정상적 게임 사이트 운영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일 때에는 위계업무방해죄를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7도9334 판결).

 

이 사건 법원은 정보통신망법위반죄(정보통신망침해등) 각 구성요건을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피고인들이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실제 취한 이익이 많다고 볼 수 없는 점, 4명 중 3명은 초범, 1인은 벌금형 전과밖에 없는 점을 감안해 피고인들 모두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했다.

 

​피고인들이 범행을 공모한 곳은 김포시 한 커피숍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첨단범죄를 커피숍에서도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생경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벌써 미래 사회에 진입한 것일까.

 

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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