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KAIST·사이버대까지 다양한 출신 배경, 헌·민·형 골고루 출제
제4회 대회는 8월 2일 개최 예정...오픈북·비대면 형식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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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3회 법학경시대회 시상식 |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법률사무소 선율이 주최하고 한국법학능력시험원과 법률신문, 신한은행 법조타운지점이 후원한 ‘2025년 제3회 법학경시대회’ 시상식이 지난 5월 10일 서울 변호사회관에서 열렸다. 특히, 현직 경찰관이 수석을 차지하며 법조계와 학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회는 헌법, 민법, 형법 세 과목을 대상으로 조문·판례·규범이해·사례분석 네 가지 영역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으며, 암기보다는 법적 사고력과 논리구조화 능력을 중시한 ‘오픈북·비대면’ 시험으로 치러졌다. 응시자는 전자기기 없이 법전을 기반으로 문제를 풀었으며, 감독은 AI가 맡았다.
대상은 경찰관 신분으로 응시한 이규한 씨가 차지했다. 평균 73점을 획득한 그는 민법 금상과 헌법 동상도 함께 수상해 ‘실무형 수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씨는 “사건을 마주할 때마다 관련 법전을 찾아 공부한 습관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형사법뿐 아니라 민사와 헌법 지식도 현장 대응에 필수적임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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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수상자 이규한 |
최우수상은 여운규, 박준한, 박상영, 이OO 씨가 받았다. 특히 여운규 씨는 헌법 금상과 함께 조문왕·판례왕을 석권하며 학문적 깊이를 입증했다. 형법 부문 금상을 받은 박준한 씨는 “신호진 교수의 교재를 통해 형사법 자신감을 얻었고, 로스쿨 진학을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우수상에는 김연우, 김재권 등 6인이 선정됐으며, 조문왕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다양한 배경의 응시자들이 참여한 점도 주목받았다. 고려대·연세대 등 전통 명문대 출신뿐 아니라, KAIST·방통대·사이버대·독학사 출신도 대거 응시하며 법학에 대한 관심의 저변 확대를 보여줬다. 응시자의 평균 점수는 44점, 최고점은 73점으로, 오픈북 시험임에도 변별력이 뚜렷했다.
시험 문제 역시 화제를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등장한 계엄 관련 지문을 응용한 사례 문제가 출제되며 현실 법학과의 접점을 보여줬다. 출제진은 “지엽적인 암기보다 기본 개념과 실무 연관성을 중심으로 출제해 학부 법학의 정상화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훈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수상자 모두 훌륭한 법조인으로 성장할 것”이라 격려했으며, 신호진 교수는 “송곳은 어떤 주머니에 넣어도 뚫고 나온다는 속담처럼, 수상자들이 자신만의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회를 주최한 김민규 변호사는 “기초법학의 황폐화를 막고, 학생들이 법전을 스스로 탐독하며 실력을 쌓도록 하는 것이 대회의 목표”라며 “향후 제4회 대회를 앞두고 운영 방식에 대한 개선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상자 중 일부는 KAIST 리걸테크 연구실과 협력해 ‘AI 기반 법학 학습 경로 추천 장치’ 등의 연구에도 참여 중이다. 발명심사가 진행 중인 이 장치는 인공지능 시대의 법학 교육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수상자 중심의 공동 저술 서적도 새롭게 공개되며 ‘법학 경시→출판→연구’로 이어지는 순환 플랫폼도 주목받고 있다.
대회의 수익금은 법학도에게 환원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제3회 대회에서 가장 많은 수험생을 배출한 KAIST 재학생들에게는 성심당 튀김소보로 400개가 제공되며, 수익 일부는 향후 법학서 출판과 청년 법조인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제4회 법학경시대회는 2025년 8월 2일에 개최될 예정이며, www.mylawtest.com에서 참가 신청과 세부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대회는 동일하게 오픈북·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되며, 전자기기 사용은 금지된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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