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서정시
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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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트머리라는 말보다
시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날짜에
먼저 간 사람들의 사연이
떨어지는
낙엽들과 만났는지
풍광으로 오신 아버지랑
산천으로 오신 어머니랑
모습 빛나고 있습니다
나의 시름들은 그 힘을 믿으며
눈부신 서정시를 연출합니다
우리가 사는 땅 저 너머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면
12월의 한기를 따스함으로 다스려주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모양입니다
빈 가지 사이에 있는
능선에는
하얀 눈이 쌓이며
착하고 고운 음표가 순연하고 애달픈 박자를 답니다
12월의 서정시는
거역하지 못하고 붐비는
은빛입니다
이희정
1994년 심상신인상 등단
한국시인협회 상임위원
‘기쁨의 수로’ 등 10권 시집 상재
2023년 대한민국 국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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