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신고 건수, 2020년 16,149건→ 2023년 28,292건 '75% 증가'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최근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엇이 정당한 훈육이고 무엇이 학대인지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경찰청이 아동학대와 훈육의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판단 지침을 발간해 배포한다.
아동학대 사례는 매우 다양하며, 초보적인 상황에서는 무엇이 학대이고 무엇이 정당한 훈육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학교와 가정, 보육 시설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와 훈육의 경계가 모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0년 양천서 아동학대 사건(일명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급격히 늘었다.
2020년 16,149건이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23년 28,292건으로 75% 증가했다.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도 같은 기간 4,538건에서 10,554건으로, 집단 보육 시설에서의 아동학대도 571건에서 1,394건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동학대와 훈육의 경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교사에 대한 체벌 금지, 민법상 징계권 삭제 등으로 아동에 대한 훈육 허용 기준이 점차 엄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부모의 일반적인 훈육도 아동학대로 신고되어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청은 아동학대 사건에서 수사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수사관들을 돕기 위해 총 172건의 판례와 사례를 15가지 기준으로 분류한 아동학대 판단 지침서를 제작했다. 이 지침서는 가정, 학교, 보육 시설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및 훈육 행위에 대한 판단 기준과 수사 착안 사항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70여 쪽 분량의 이 책자는 현장 경찰은 물론 교육부, 복지부, 시민단체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경찰청 누리집에서도 누구나 다운로드해 볼 수 있다.
이번 지침서 발간에 대해 관계 기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기관 관계자는 “훈육과 학대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경찰청이 선제적으로 기준을 제시해준 것은 감사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찰청 담당자는 “학대 행위는 상황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책자에 나온 사례와 유사하다고 해서 모두 학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아동학대 판단 지침서는 아동학대 사건 현장에서 수사 방향을 정하기 어려워하는 수사관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교사와 부모의 훈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법 행위를 미리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아동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사용된 훈육 방식이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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