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흡연과 음주율이 20년 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한 반면, 정신건강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청소년 건강증진 정책의 성과와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2005년부터 시작되어 매년 전국 800개 중·고등학교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국가 승인 통계조사다. 흡연,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정신건강 등 15개 영역에서 106개 문항을 통해 청소년의 건강행태를 파악하며, 올해 조사에는 총 5만4653명이 참여해 94.9%라는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자료 제공: 교육부·질병관리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담배 흡연율은 남학생 4.8%, 여학생 2.4%로 집계됐다. 이는 20년 전 각각 14.3%, 8.9%였던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음주율도 남학생 11.8%, 여학생 7.5%로, 과거 34.3%, 20.8%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신체활동 실천율도 개선됐다. 남학생의 경우 25.1%, 여학생은 8.9%로 2009년 대비 각각 9.4%포인트, 3.5%포인트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추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효과로 분석된다.
한편, 정신건강과 식생활은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우울감 경험률은 남학생 23.1%, 여학생 32.5%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스트레스 인지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정신건강 문제는 학업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감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생활 부문에서는 아침 결식률이 여학생 44.7%, 남학생 40.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패스트푸드 섭취율 또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식사량 조절이나 다이어트로 인해 영양 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념행사에서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가 20년간 추적한 데이터와 정책 성과를 공유하며, 전문가들이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특히, 과거 흡연 예방 캠페인과 음주 규제 강화가 정책적으로 큰 성과를 거둔 사례로 소개됐다. 반면, 여전히 높은 스트레스와 우울감 경험률, 영양 불균형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행사에 참석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들의 건강행태는 미래 세대의 성장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며, “학생건강증진기본계획과 정신건강 지원 방안을 통해 모든 학생이 균형 잡힌 건강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도 “20년간 축적된 데이터는 청소년 건강의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의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며, “앞으로도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증진 정책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2005년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약 32,000건 이상의 원시자료를 학술 연구와 정책 개발에 제공해왔다. 이번 통계집은 12월 중 질병관리청 누리집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청소년 건강문제를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맞춤형 정책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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