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만 잘 써도 반은 간다? 효과적인 편입학 원서 지원 전략
윤경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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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날짜와 시간만 겹치지 않으면 무제한으로 원서 접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더해서 많은 학생들이 지원 전공에 관계없이 조금이라도 상위권의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한다.
인문계열에서는 특히 그러한 성향이 많이 보인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가 아니더라도 연습삼아 시험을 보는 경우도 많고, 또 어떤 학교에서는 가고 싶은 학과가 아니더라도 모집인원이 많거나 경쟁률이 낮아서 쓰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편입은 원서를 어떻게 쓰는지가 당락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글에서는 편입학 원서를 쓰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제안한다.
첫째, 최대한 많은 학교에 지원하자.
이것은 편입 불변의 진리이다. 편입은 한 과에 적은 인원을 뽑는다는 단점을 여러 학교에 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상쇄시키는 전형이다. 최초합은 성적이 뛰어난 소수의 인원이 거의 다 가져가지만, 그 학생도 결국 1개의 학교만 입학 가능하다. 따라서 계속 추가 합격이 발표된다. 이러한 현상은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나타난다. 실제로 편입을 준비했던 한 학생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최초합 했지만 연세대에 합격했다. 결과적으로 절대 추가합격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서강대 경영학과에서도 추가합격이 발생하는 것이다.
추가합격은 영어, 수학 지필고사를 보는 학교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다. 지필고사를 보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슷한 레벨의 학교라면 공인영어를 보는 학교의 예비 1번보다 지필고사를 보는 학교의 예비 5번이 더 추가합격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편입은 무조건 많은 학교에 지원하여 추가합격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내가 가고자 하는 학교보다 낮은 레벨의 학교라도 일단 합격을 해 두면 자신감이 생긴다. 그 자신감은 다음 시험을 잘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예비번호도 많이 받아 둘수록 쉽게 좌절하지 않으며, 시험도 자주 볼수록 긴장이 줄어들어 성적이 잘 나온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위권 대학 편입생은 평균 12곳의 학교에 지원했다고 하니 원서비 아끼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자.
둘째, 배치표를 맹신하지 말자.
해마다 편입 원서접수 시즌이 학원에서 배치고사를 치르고 배치표를 공개한다. 그런데, 이 편입 배치표는 100% 신뢰하기 어렵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학교마다 문제의 난이도와 유형이 다른데, 배치고사로 그 모든 문제를 반영하긴 어렵다. 어떤 학생은 특정 대학의 문제에 강할 수 있고, 이러한 성향은 대부분의 편입 수험생에게서 나타난다.
다음으로 모든 수험생이 배치고사를 보는 것은 아니다. 재수생, 삼수생 등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 중에는 배치고사를 보지 않는 학생도 많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지원 학과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배치고사에서는 모든 대학에 A학과를 지원하겠다고 적지만, 막상 원서를 접수할 때는 끊임없이 전공이 바뀌는 것이 편입학이다.
실제로 10개가 넘는 대학에 같은 학과를 다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따라서 배치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먼저 배치고사 점수보다는 실제 기출 점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몇몇 대학에서 실제 입학생들의 평균 시험 점수를 공개한다. 또한, 일부 학원이나 인터넷에는 실제 입학점수 자료가 존재한다. 이렇게 실제 입학점수가 존재하는 대학의 해당 년도 기출을 시간을 재서 푼 후에, 어느 학과에 합격할 수 있는지 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 합격점을 기준으로 배치표에 가로 선을 긋는다.
가령 A대학 경영학과 합격자 평균이 80점인데, 내가 그 해 기출에서 딱 80점을 맞았다고 하자. 배치표에서 A대학 경영학과를 기준으로 가로 선을 그으면 그 범위가 내 평균 합격권이 된다.
그런데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어느정도 상위권 대학의 가장 낮은 과, 가장 높은 과는 배치표의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가령 A대학의 배치표에서 광고홍보학과가 특별하게 가장 높게 나왔다면, 학생들이 해당 학과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꽤나 괜찮은 학과가 가장 아래에 배치된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가장 아래와 가장 위에 배치되는 학과는 유의해가며 지원하자.
다음으로 순위가 잘 바뀌지 않는 학과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경영, 사회, 심리, 영문, 신문방송(미디어) 등은 해마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린다. 또한 윤리학, 지리학, 중문, 철학 등은 하위권에 있다. 이 학과들의 배치 순위는 잘 뒤집히지 않는다. 또한 취업률이 좋기로 유명한 특정 대학 특수학과들도 늘 학생이 몰리는 편이다. 따라서 본인 성적이 애매하다면 이 학과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 경쟁률에 희비하지 말자.
원서접수가 시작되면 학생들은 경쟁률을 주시하며 지원학과를 고민한다. 하지만 경쟁률은 결코 믿을만한 수치가 못된다. 실제로 경쟁률이 가장 낮은 학과는 마지막 순간에 지원자가 몰리기도 하며, 서강대와 같은 일부 대학의 경우 애초에 모집 인원이 적어서 경쟁률이 무조건 말도 안되게 높게 나오기도 한다. 반면 국민대와 항공대는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늘 많다 보니 경쟁률이 높다.
사실 경쟁률이 100:1이라도 60점을 맞은 학생이 합격하는 학과가 있고, 5:1이라도 80점을 맞은 학생이 입학하는 학과가 있다. 따라서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경쟁률이 아니라 입학점수라는 것을 명심하자.
넷째. 면접, 학업계획서를 보는 학교는 학과를 통일하라.
학업계획서의 양식은 수시로 바뀐다. 특히 코로나 이후 학업계획서를 보는 학교들이 늘어났고, 최근 코로나 상황이 정리되면서 양식이 변경되거나 없애는 학교들도 많다. 미리 알려주면 좋은데, 실제로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업계획서는 미리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1차 합격 후 학업계획서 제출까지 시간이 촉박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본인이 시험을 보는데 부담을 줄이려면 학업계획서나 면접을 보는 학교들은 학과를 통일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면접을 보는 학교라면 가급적 통일시키고, 역전을 노려보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면접을 보는 학교는 아무도 전공지식을 모를 것 같은 학과를 선택하는 것도 답이다.
몇몇 상위권 대학에서는 전공 면접을 체계적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전적대에서 전공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전문대학 졸업자, 학점은행제 출신이 많은 편입학의 특성 상 수험생들은 전공면접이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그래서 경영학과나 영어영문학과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지 않나 싶다.
그런데 차라리 아무도 잘 모를 것 같은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 가령 통계, 경제, 철학 등 순수학문에 가까울수록 경쟁자들도 해당 전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동등한 위치에서 준비를 하게 되고, 어차피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경쟁자보다 뛰어나기만 하면 된다.
여섯째, 학사를 보유한 학생이 일반편입에 지원하는 기준은 첫 번째 시험을 보는 대학교에 있다.
학사편입 지원 자격이 있는 학생은 일반편입도 지원할 수 있다. 그럼 고민이 되는 순간이 있다. A학과에 일반 6명, 학사 2명 뽑는데 일반이 낫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럴 때 판단 기준은 첫 번째 시험을 보는 대학교에 있다. 국민대나 항공대처럼 시즌 초반에 시험을 보는 학교들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원서를 쓴다. 이 학교의 지원자 수를 보면 얼추 올해의 일반과 학사 편입 지원자 숫자를 비교할 수 있다. 이 때 일반편입 지원자 숫자가 학사편입 지원자 숫자보다 5배가 많다면, 그 숫자가 기준이 된다. 즉 일반이 학사보다 5배 많이 뽑을 경우에 일반을 지원해 볼만 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두려워하지 말자.
많은 학생들이 원서를 쓰면서 두려워한다. 면접을 두려워하고, 나랑 맞지 않는 시험 유형을 두려워하고, 내가 모르는 전공을 두려워하고, 혹은 이 전공에 가서 취업이나 잘 될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그렇게 두려워하다 보면 원서접수가 꼬인다.
사실 대부분의 대학이 인성면접 수준으로 면접을 치른다. 시험 난이도가 높은 것은 다른 경쟁자들도 마찬가지다. 모르는 전공이라도 합격 후 열심히 공부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고, 취업이 어려운 것은 인문계열이라면 대부분의 학과가 비슷한 상황인 현실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자. 오직 스스로의 소신과 실력만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긍정적으로 시험에 응시하자. 단언하건데 여러분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좋은 대학에 합격하게 될 것이다.
윤경혁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시립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좋은글연구소 대표
배곧 3H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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