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물의 봄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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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기 옷 갈아입을 새도 없이
점령군처럼 밀려오는
초록 앞에 속수무책이다
끝물의 봄
헐렁한 꽃가지들이
패잔병 모습처럼 쓸쓸하다
꽃을 버린 아카시나무
발밑에 수북한 꽃잎들
마지막 향기까지
보시해 주고 가려는지
자못 비장하다
가는 봄이여!
지는 꽃이여!
서러워하지 말라
꽃 진 가지에
푸릇푸릇 생살 차오르는
아카시나무 푸른 잎사귀
끈질긴 퇴출론도 이겨내고
초록으로
재무장한 아카시나무
새로운 IP 주소와 함께
무장무장*깊어져 갈 것이다
*갈수록 더 많이 라는 전라도 방언
한국예총「예술세계」수필 등단(2003) 「미래시학」시 등단
시집「꽃지에 물들다」「소리계단」「챗-GPT에 시를 쓰지 않는 이유」
수필집 「그가 나를 불렀다」외 1권. 공저「3인의 칸타빌레」외 100여 권
현 계간「미래시학」주간. 도서출판「지성의 샘」주간
한국농촌문학상. 국가보훈콘텐츠 공모 수상. 둔촌이집문학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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