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자기 앞의 생(生) La Vie devant soi - 에밀아자르/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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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生) La Vie devant soi - 에밀아자르/문학동네

/ 기사승인 : 2016-07-12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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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가 로랭가리라는 사실은, 1980년 로랭 가리가 권총을 입에 물고 방아쇠를 당겨 자살한 이후, 그가 남긴 유서를 통해 밝혀졌다. 프랑스 콩쿠르 상은 한 작가에게 일생에 단 한 번만 허락되지만,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작품 자기 앞의 생으로 콩쿠르 상을 또 한 번 받아, 예외적으로 두 번 수상한 작가가 되었다.

 

인생 말년에 자신의 작품들이 저평가되고 조롱거리가 되면서 그는 통쾌한 복수를 한 방 먹여준 셈이다. 문단에서는 에밀 아자르를 환호했고, 로랭가리가 젊은 작가 에밀 아자르를 질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쾌한 복수이자 자신의 작가 인생 전체에서 가장 달콤한 즐거움이었다고 유서에 밝히고 있으나 그는 왜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다시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이자 희망인데 말이다. 인생의 황혼 무렵에 그는 희망보단 자신의 쇠퇴를 인정하면서 절망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하밀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기 전에 한 말이 맞는 것 같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중략] 감정을 쏟을 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르튀르를 필요로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고, 그래서 내가 몹시 걱정했기 때문이다. 사랑해야 한다. p.311

 

자기 앞의 생의 마지막 문장인 사랑해야 한다를 읽고 난 후 순간 사방이 고요해지면서 가슴 속에서 외침이 들리는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 또한 사랑받아야 한다고.

 

창녀의 자식으로 태어난 아랍인 모하메드, 모모는 프랑스 벨빌 지역에서 뚱뚱하고 늙은 유대인 로자아줌마와 살고 있다. 로자 아줌마 또한 젊었을 때 엉덩이로 벌어먹고 살았으며 지금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7층 계단을 뚱뚱한 몸뚱아리로 올라가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를 모모는 죽음으로부터 지키고 싶어 하고 죽음도 곁에서 함께 하고자 한다. 벨빌이란 곳은 더럽고 추하고 타락한 인간들인 매춘부, 마약범, 창녀들의 자식들이 살고 있으며 희망, 사랑 따위는 존재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랍인 모모와 유대인 로자 아줌마의 사랑처럼 더럽고 추하고 타락한 인간들 사이에서도 우리의 사랑과 별반 다를 게 없이 서로 아끼며 사랑한다. 10살 모모가 하루 아침에 14살이 되버린, 작지만 작지 않은 모모는 순수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로 성장한다. 모모는 하밀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지만 그가 노망이 들었을 때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다시 들려줌으로써 그를 사랑해주는 착한아이다.

 

세계는 다양한 인종, 종교가 존재하고 빈부격차, 세대차이도 있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음을에밀 아자르는 담담한 문체로 순수한 모모를 통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죽은 로자아줌마 곁에 누워 있었던 모모는 유일하게 자신을 지켜 준 그녀를 잃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사랑이 필요한 아르튀르(우산)를 찾고자 한다. 사랑해야한다고 말하는 모모,

그들의 사랑은 비극적이지만 햇빛보다 따뜻하고 빛난다.

 

선생님, 내 오랜 경험에 비춰보건대 사람이 무얼 하기에 너무 어린경우는 절대 없어요”p.271

 

모모의 말처럼 무얼 하기에 너무 어린 경우도 없으며, 늙은 경우도 없지 않겠는가? 앞으로 남은 자신의 여생을 생각하며 온 마음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는 어느 누구보다도 멋진 모모, 책을 읽을 때 와 닿는 구절이 있으면 포스트잇을 붙여 놓곤 하는데 책을 읽고 난 후 사이사이에 빼곡히 붙어 있는 포스트잇을 보면서 슬프지만 가슴 따뜻한 책을 읽을 수 있어 기뻤다.


'미소'로 찬찬히 읽어내주는 人 ㅣ은향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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