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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부동산대책 - 정승열 법무사

김민주 / 기사승인 : 2020-02-27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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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정부가 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부동산안정대책을 발표한 지 2개월 만이자 현 정부 출범 후 2년 반 동안 열아홉 번째 발표된 부동산대책이다. 2017년 5월 현 정권이 출범하면서 무주택 서민을 위하여 집값을 안정화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는 땜질식 처방은 오히려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겼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주택도 하나의 상품이고, 모든 재화는 수요와 공급의 일치점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물론 주택을 다량 매입하여 세를 놓거나 차액을 노리는 투기꾼도 있겠지만, 정부는 획일적으로 다주택자의 다량 보유로 집값이 올라서 서민들이 내 집 장만을 하지 못한다는 발상이다. 국민은 능력에 따라 크고 비싼 집을 사려고도 하고, 작은 집을 살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정부가 진실로 무주택자를 위해서라면 크고 비싼 집은 자유경쟁에 맡기고 작더라도 튼튼한 집을 많이 공급하면, 내 집 마련 정책은 쉽게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다주택자 때문에 집값이 상승해서 무주택자들의 내 집 장만이 어렵다며 다주택자 중과세를 강제하는 것은 반자본주의적이다. 이렇게 잘못된 진단에서 처방이 나오다 보니 그 대책은 효과가 없다.

 

이곳을 막으면 저곳이 올라가고, 저곳을 막으면 또 다른 곳이 올라가는 풍선효과로 전국이 집값 인플레 열풍이 불고 있다. 정부가 총선을 2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기에 표를 잃어버릴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새 대책을 내놓을 만큼 상황이 심각한 것인지, 아니면 총선을 앞두고 여전히 서민들의 지지표를 기대한다는 속셈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최근 3년간 지방의 집값은 –1.3% 떨어졌으나, 서울은 11.5%나 상승하여 양극화 현상이 더 벌어졌다. 이번은 지난 연말 발표한 부동산대책으로 수도권 남부지역인 수원·안양·의왕 등을 규제지역으로 묶어서 풍선효과를 차단하려는 것이지만, 대전 등 지방의 대도시는 제외했다. 정부는 집값 상승이 계속되면 규제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고 보면 여전히 땜질식 처방은 버리지 못한 것 같다.

 

통계청의 ‘인구 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서울시 인구는 2015년 990만 명에서 2018년 967만 명으로 23만 명이 줄고, 같은 기간 주택은 279만 호에서 289만 호로 10만 호가 늘었다. 또, 2월 3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간 국토정책 브리프의 ‘연령대별·성별 1인 가구 증가 양상과 주거특성에 따른 정책 대응 방향’을 보면, 우리 사회는 핵가족화로 1985년 6.9%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2017년 28.5%로 30년 동안 8.5배나 증가했다. 2047년에는 83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7.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가 산업화하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맞벌이 부부가 크게 늘면서 직장 관계로 각각 떨어져 살고, 시골의 부모가 도시에서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에게, 교통체증과 취학문제로 강남과 강북에 각각 집을 마련하는 가구가 많은데, 정부는 다주택자들의 실제 원인을 분석하지 않은 채 두 채 이상을 가지면 모두 투기이고, 세를 얻으면 투기가 아니라는 발상이다. 정부는 도대체 어느 수준으로 집값이 내려가야 안정화되어서 무주택자들이 내 집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곧 디플레로 이끄는 어리석은 정책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시리즈처럼 정부 대책이 발표되었음에도 아파트값만 천정부지로 올라가서 주택보유율 증가는 극히 미미한 것은 곧 정부의 대책이 실패했음을 말해준다. 오히려 명목 가치만 크게 올라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지고, 집 한 채가 유일한 재산인 실소유자에게까지 재산세, 양도세는 물론, 국민건강보험료 부담,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선정 기준 등에 치명적인 부담만 안겨주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진짜 속셈은 집값 안정을 구실로 국민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공급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수요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 그리고 무주택자들과 1인 가구를 위한 소규모 주택공급에 나서지 않고 수요측면에서 규제만 강행한다면 아파트값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정부가 정책전환을 할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이제 주택공급을 늘리는 정책으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택지 마련, 주택을 지어 무주택자들이 실제 입주하기까지의 시차(Time Lag)를 고려하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KO패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 다주택자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설픈 선장의 판단으로 뱃멀미와 난파되는 피해는 온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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