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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결자해지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1-05-21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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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4월 29일 확정된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19.08% 올라서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22.7%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공시가격의 대폭 인상은 지난해 부동산값 폭등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결과이지만, 무엇보다도 2030년까지 시세의 90%를 목표로 하고, 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토지는 2028년까지 공시가격을 현실화한다는 정책에 따라 무리하게 시세 대비 70.2%로 끌어올린 탓이 크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상속세, 증여세 등 모든 부동산거래의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0여 종의 세금·준조세·부담금을 매기는 기준이 된다. 4월 29일 확정된 공시가격을 기준하여 당장 6월 1일 현재 아파트소유자에게 보유세인 재산세와 12월에 내는 종합부동산세에 그대로 반영될 뿐만 아니라 상속세, 양도세의 기준이 된다.

 

현 정부는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 기회를 부여한다며 지난 4년 동안 무려 스물세 번의 부동산정책을 쏟아냈지만, 공급을 수반하지 않은 채 다주택자를 범죄자에 준할 만큼 수요측면에서 각종 규제와 중과세 정책을 편 결과 결국 집값만 천정부지로 치솟게 했다. 뒤늦게 2월 4일 서울 32만 가구를 포함하여 전국에 주택 83만여 가구 공급대책을 발표했지만, 이 계획마저 LH 임직원들의 신도시 예정지에 대한 부동산투기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신도시건설계획은 실종 상태가 되어버렸다. 대체로 민간건설사의 경우 아파트는 착공부터 분양 후 입주까지 24개월이 소요되지만, 아직 입지선정과 토지보상 등 기초단계조차 없는 상태이니 임기 1년을 채 남겨놓지 않은 현 정부로서는 사실상 물 건너간 정책이 되어버렸다. 대통령도 취임 4년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 동안 무주택자 중 고작 2.2%만이 내 집 마련을 하게 된 부동산정책 실패가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이 되었다고 시인했다.

 

그렇다면 정책 실패로 인한 국민적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수습책이라도 마련해야 하는데도 그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우선, 정부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지난 3년간 14% 올랐다고 하면서 공시가격을 1년 만에 19% 넘게 올린 것은 자기모순이다. 또, 시세에 맞춰서 공시가격을 올리겠다는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 9억 원도 현실에 맞게 올려야 하는 데도 부과기준 9억 원은 2008년 이후 13년째 그대로다. 13년째 고치지 않은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은 사실상 증세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많은데, 결국 그동안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를 가진 자들의 배부른 탄식으로 치부하던 무주택자들도 공시가격 인상이 전세보증금이나 임차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을 불안해하고 있다. 또, 공시가격은 분양가에 반영되기 마련이어서 향후 신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도미노처럼 번져나갈 조세부담은 최종 귀착자에게 전가(轉嫁)되는 것이 정석인데, 전문가들은 조세를 국민에 대한 징벌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보유세를 높일 때 양도소득세는 낮춰주고,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도 같은 비율로 올리는 등 출구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정부는 2030년까지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90%, 단독주택은 2035년을 목표로, 토지는 2028년까지 인상할 계획 자체를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와 코로나 사태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탄력적으로 수정하지 않고 강행하려는 자세는 결국 증세 목적이 뻔한 가렴주구에 지나지 않는다. 당장 재산세 부과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법령이 개정되지 않는 한 인상된 공시가격이 적용되고,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0여 종의 세금·준조세·부담금을 매기는 기준이 되어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탈락하는 피해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또, 단독주택과 토지는 내년에 산정될 공시가격의 기준이 되는 표준가격이 올해 12월 공개되면, 연말에 공시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봇물 터지듯 한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일련의 과세 정책을 국회에 전가하려고 하는 자세는 1년도 남지 않은 임기 동안은 오로지 마이웨이 하겠다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전월세신고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3법 법안을 통과시키고, 올해 6월 1일부터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위한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를 했다. 6월 1일부터 전·월세 계약 신고가 의무화되면, 전월세상한제로 재계약 때 인상률 연 5% 이내로 제한하며,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전세 계약 갱신(2년)을 임대인에게 요구할 권리를 보장하게 되어 이후 임대인이 5% 인상률을 어기면 처벌이나 과세 수단으로 활용할 때 임대 매물 감소가 우려된다. 또, 미리 인상분을 앞당겨 받는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되어 임대인 과세 강화는 임차인에게 세 부담이 고스란히 전가되어 부동산가격의 폭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진정으로 무주택자를 위한다면 예전에 주택공사에서 소규모 아파트를 분양하고 임대주택을 많이 짓는 최선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 부동산정책의 실패로 폭등한 주택가격을 빌미로 공시가격을 인상하고, 이것을 근거로 중과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의 대거 탈락이 초래할 혼란을 막는 방법은 결자해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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