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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안전속도 5030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1-05-27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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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현대판 축지술’이라고 할 만큼 시간과 공간을 좁혀주는 문명의 이기(利器)이지만, 다른 한편 ‘달리는 흉기’라는 비판도 많다. 그동안 정부는 개발경제 아래 사람보다 자동차 위주 정책으로 도로는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곳곳에 육교를 만들고 지하도를 만들었으나 근래 사람을 중요시하면서 육교를 철거하고 지하보도 폐쇄를 시작했다. 나아가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겠다며 도로교통법시행규칙 제19조를 개정하여 4월 17일부터 이른바 ‘안전속도 5030′을 시행하고 있다. 도심 일반도로에서는 기존 시속 60㎞에서 50㎞ 이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과 주택가 등 이면도로에서는 기존 40㎞에서 30㎞ 이내로 운행하도록 하는 ‘안전속도 5030′이 시행 한 달이 지났다. ‘안전속도 5030′ 위반시에는 20㎞ 이내는 과태료 4만 원(범칙금 3만 원), 20~40㎞ 이내는 과태료 7만 원(범칙금 6만 원·벌점 15점), 40~60㎞ 이내 과태료 10만 원(범칙금 9만 원·벌점 30점), 80㎞ 이하 과태료 13만 원(범칙금 12만 원·벌점 60점) 등이 부과되고, 80㎞ 이상 초과할 때는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100㎞ 이상 초과하면 100만 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등의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 또, 상습적으로 과속 운전을 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

 

2018년 교통안전공단의 보행자 충돌 실험에서 차량이 시속 60㎞로 운전하다가 보행자를 충격할 때 중상 가능성이 92.6%였지만, 시속 50㎞에서는 72.7%, 시속 30㎞에는 15.4%로 급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지만, 시행 한 달 동안 과속 적발이 3만 3천여 건에 달할 정도로 과속 운전은 여전하고,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꼼수 운행도 여전하다. 경찰은 계도기간이 끝나는 오는 7월 17일부터 과속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지만, 운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도로 사정에 따라서 맞춤형 속도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안전속도 5030’과 같은 속도 규제는 1960년대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한 이래 세계 175개국 중 95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제한속도는 시속 50㎞이다. 영국·네덜란드·프랑스·독일 등에서는 이면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32㎞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는 2009년 WHO의 정책 도입 권고를 받아들여 2017년 부산 영도구에 처음 시범 시행한 후, 2018년 서울 4대문, 2019년 부산 전역 등 시범 운영했다. 그 결과 전국 68개 도로 구간에서 사고 건수는 13.3% 감소하고, 사망사고도 63.3%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조사에서 12개 도시를 대상으로 13.4㎞를 이동할 때, 기존 60㎞에서 50㎞로 속도를 낮춰 운행할 때 통행시간은 42분에서 44분으로 불과 2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자동차 속도의 하향 조정은 일면적 타당성에 지나지 않는다. 교통안전공단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보행자교통사고 조사 결과 사망자 중 53.6%가 65세 이상의 고령자라고 했고, 서울지방경찰청의 2020년 9월까지 서울 지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결과는 사망자 178명 중 보행자가 62%인 110명이다. 그 보행 사망자 중 65살 이상 노인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8%로 집계되었다.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고령자인 것은 자동차 이외에 보행 신호가 현실에 맞지 않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즉, 우리나라 4차선 도로의 횡단보도 파란 신호는 26초, 6차선 도로의 횡단보도 신호는 46초 정도인데, 1차선 너비를 3.5m로 환산할 때 4차선 도로는 14m이고 6차선 도로는 21m가 된다. 보행이 불편한 노약자가 1m를 1.8초~2초에 통과해야 하는데, 그것이 힘에 부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달리는 차가 없으면 무단횡단을 하거나 빨간 신호인데도 도로를 건너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신호등이 빨간불인데도 도로로 내려서 건널 채비를 하는 경우도 많아 우회전하는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도 자주 발생했다. 노약자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조차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하고 있지 않은 한 녹색 신호등이 켜지면 때아닌 단거리경주 모습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 위주의 차량 속도제한 조치도 좋지만, 횡단보도를 건너는 신호주기가 너무 짧으므로 당국은 왕복 2차선, 4차선, 6차선 등 도로 상황별로 노약자들이 안심하고 건널 수 있도록 소요 시간을 계산하여 신호주기를 차등 있게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일 도로 여건상 파란 신호의 주기를 늘일 수 없다면, 중앙선 부근에 안전지대와 같은 교통섬을 설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재작년 여름 타이베이를 여행할 때 2차선 도로를 건너는데도 40초나 켜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것을 중국인의 만만디라고 탓할는지 모르겠지만 어린이나 노인들이 안심하고 건널 수 있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편, 자동차와 사람 이외에 오토바이와 속칭 전동퀵보드라고 하는 개인형 이동장치에 의해서도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동퀵보드에 의한 교통사고가 사회문제화 되자 5월 13일부터 운전자 나이를 만 13살에서 16살 이상으로 상향하고, 원동기장치자전거 이상 면허증을 소지하도록 했다. 또, 2명 이상 탑승하거나 음주 운행 등도 단속 대상으로 하여 무면허일 때 10만 원의 범칙금이, 안전모 미착용 2만 원, 2인 이상 승차했을 경우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되지만, 문제는 벌과금이 아니라 그 단속의 실효성이다. 가령, 안전모(helmet) 착용의 경우 성격상 항시 퀵보드를 타는 것이 아니고, 또 개인소유보다 공공 대여가 많은 상황에서 분실, 도난의 대책을 검토해보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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