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호 변호사(로앤강 법률사무소)
임대인이 임차인의 신규임차인 주선을 명백히 거절할 경우 실제로 신규임차인 주선이 없더라도 손해배상해야
1.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로앤강 법률사무소의 강동호 대표변호사입니다.
세입자가 건물주를 상대로 권리금 청구소송을 진행하려면 권리금을 내고 들어올 새로운 세입자를 건물주에게 소개했던 경우에만 가능했습니다. 이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건물주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 규정에 따른 것으로 신규세입자를 건물주에게 소개해야 권리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위 권리금에 관하여는 보증금 규정과 달리 회수의 기회만을 보장하고 있어서 끊임 없는 분쟁이 발생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 규정과 관련하여 미비한 법규정을 보완해 줄 수 있는 판례가 나와 소개해 드립니다.
2. 관련 법률규정 내용
우선 이와 관련한 법률규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 ①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3.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신규세입자를 소개하지 않아도 되는 판례
최근 판례에서 “상가 임대인인 갑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 임차인인 을에게 계약갱신 의사가 없으며 자신이 상가를 직접 이용할 계획이므로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하였고, 이에 을이 갑을 상대로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갑이 을의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였으므로 을은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갑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있고, 이는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경과하였더라도 마찬가지인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252823, 252830 판결)
4. 위 판례에 대한 사실관계
건물주 A는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세이자 B에게 계약 갱신을 거부하고 자신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합니다. B는 A의 태도 때문에 신규세입자를 주선하지 못했고 5년 동안 운영해온 매장의 권리금 회수할 기회가 막막해졌다고 합니다. 결국 권리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B는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A는 권리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인 ‘신규세입자가 없었다’라고 맞섰는데, 소송의 쟁점은 ‘B가 신규세입자 소개 없이 A를 상대로 권리금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느냐’였습니다.
원심은 A의 손을 들어 줬고, ”세입자 B가 건물주 A에게 새로운 세입자를 주선한 바가 없어 B의 권리금 회수기회가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세입자 B의 권리금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고 합니다. 즉 법조문에 따른 법률요건인 ‘새로운 세입자를 건물주에게 소개’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본 대법원 판결은 B가 낸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새로운 세입자를 주선한 적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원심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돌려보낸 것입니다.
5. 판례에 따른 대처 방법
위 판례의 경우 B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는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A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건물주 때문에 신규임차인을 소개할 수 없는 경우에까지 B에게 법률요건인 ‘소개’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권리금을 받으려는데 건물주가 ‘신규세입자를 소개해도 임대차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할 경우, 건물주가 신규세입자 소개를 거절하는 의사가 분명한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증거자료로 녹취나 내용증명 등 건물주의 거절 의사를 남겨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러한 증거자료를 이용하여 건물주 때문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고 재판에서 주장한다면 권리금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6. 결론
권리금은 보증금과 달리 법으로 회수의 기회만을 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리금을 둘러싼 분쟁의 여지가 많지만, 권리금 소송시에 건물주의 신규 세입자 소개 거절의사가 여러 가지 증거자료로 확인 된다면 임차인의 승소가능성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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