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취준생 75% 생활비 지원받고 48%는 집안일도 부모가 담당
함께 사는 최대 장점 '주거·생활비 절약' 61%…절반은 사생활 제약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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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학사 캐치 제공 |
부모와 함께 사는 취업준비생에게 취업이 곧 독립을 의미하는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 부모와 동거 중인 Z세대 구직자 4명 중 3명은 소득이 생긴 뒤에도 바로 독립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주거비 부담을 덜려는 현실적인 이유에 더해 부모와 일상과 감정을 공유하는 밀접한 가족관계도 동거를 이어가는 배경으로 나타났다.
진학사 캐치가 이용자 1615명을 대상으로 '거주 형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인 709명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혼자 산다는 응답은 47%(753명)로 가장 많았고 친구·지인과 거주 5%(77명), 배우자·연인 3%(51명), 기타 1%(25명) 순이었다. 조사는 지난 7월 24일부터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부모와 사는 이유부터 과거의 전형적인 '캥거루족' 이미지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부모와 동거하는 709명 가운데 48%(341명)는 '독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소득이나 주거비 등 경제적인 부담을 꼽은 비율은 37%(260명)로 이보다 낮았다. 취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10%(71명), 심리적으로 안정적이어서 4%(31명), 기타 1%(6명)였다.
매달 정기적으로 용돈이나 생활비를 받는다는 응답이 54%(381명)였고, 필요할 때 비정기적으로 받는다는 비율도 21%(150명)에 달했다. 두 응답을 합치면 부모와 사는 취준생의 75%가 크고 작은 생활비 지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서로 생활비를 주고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22%(155명), 오히려 부모에게 생활비를 보태는 경우는 3%(23명)에 그쳤다.
가사를 부모가 대부분 담당한다는 응답이 48%(341명)로 가장 많았다. 부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담한다는 비율은 29%(202명), 본인이 대부분 맡는다는 응답은 23%(166명)였다.
취업하거나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부모의 집을 바로 떠나겠다는 청년은 많지 않았다. '소득이 생겨도 계속 같이 살고 싶다'는 응답이 42%(294명)로 가장 많았고, 32%(230명)는 목돈을 마련할 때까지 부모와 살겠다고 답했다. 두 응답을 합친 74%가 취업이나 소득 발생 이후에도 당분간 부모와의 동거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반면 소득이 생기면 곧바로 독립하겠다는 응답은 15%(105명)에 불과했고 11%(80명)는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부모와 함께 사는 가장 큰 이유가 반드시 경제적 부담 때문은 아니었지만, 실제 동거에서 얻는 가장 큰 장점으로는 비용 절감이 꼽혔다. 61%(433명)가 '주거·생활비 절약'을 선택해 다른 항목을 크게 앞섰다. 심리적 안정감은 12%(81명),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11%(78명), 식사·청소 등 생활적인 도움은 6%(44명)였다. 취업 준비·자기계발 집중과 저축·목돈 마련 가능은 각각 5%였다.
경제적·생활적 편의만큼 불편도 뚜렷했다. 부모와 함께 살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절반이 넘는 51%(359명)가 '사생활 보장 어려움'을 꼽았다. 부모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응답이 20%(139명), 정서·경제적 독립이 늦어질까 걱정된다는 응답이 13%(92명)였다. 취업·결혼·독립에 대한 압박은 10%(70명), 주변의 시선이나 평가가 신경 쓰인다는 답변은 4%(32명)였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부분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 거리다. 부모와의 관계를 묻자 45%(316명)가 '모든 일상과 감정을 공유하는 매우 가까운 관계'라고 답했다. 생활·주거 등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관계는 20%(144명), 함께 살지만 각자의 생활과 결정을 존중하는 관계는 19%(137명), 취업·진로 등 중요한 결정을 상의하는 관계는 15%(105명)였다.
결국 이번 조사에서는 청년의 부모 동거가 단순히 '취업 전까지 어쩔 수 없이 머무는 생활'에 그치지 않는 모습이 확인됐다. 높은 주거·생활비를 아끼면서 취업 준비와 목돈 마련에 시간을 확보하고, 부모와의 정서적 관계까지 유지하는 하나의 선택지로 받아들이는 청년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다만 생활비와 가사를 부모에게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동시에 사생활 제약과 독립 지연에 대한 우려도 공존했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취업 준비 과정에서 부모는 청년에게 경제적·생활적 지원자이면서 진로와 고민을 나누는 가장 가까운 정서적 지원자의 역할도 하고 있다"며 "취업이나 소득 발생만으로 곧바로 독립하기보다 부모와의 동거를 통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취업 준비와 사회 진입을 이어가려는 청년의 인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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