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매듭장인과 함께 제작한 펜디 가방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가 한국 전통 매듭장인과 협업한 가방을 자사 홈페이지 및 SNS에서 삭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이 중국 문화를 도용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펜디는 지난해 말 서울시 무형문화재 13호 김은영 매듭장인과 협업해 ‘바게트 백’을 새롭게 재해석한 제품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1997년 출시된 ‘바게트 백’에 각국의 전통 공예 기술을 결합해 예술적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중국 누리꾼들은 “펜디가 중국 문화를 한국과 협업해 변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웨이보(중국판 SNS)에서는 관련 해시태그가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더해,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매듭은 당나라와 송나라에서 시작된 민속 예술이며, 명나라와 청나라 때 인기를 얻은 장식품”이라고 보도하며 중국 누리꾼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결국 펜디는 자사 홈페이지 및 공식 SNS에서 해당 협업 가방 게시물을 삭제했고, 이는 “중국의 압박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펜디 측에 항의 메일을 보내 “협업 가방을 삭제한 것은 중국 누리꾼들의 억지 주장에 굴복한 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서 교수는 “한·중·일의 전통 매듭은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다”며 “중국 매듭은 종류가 다양하고 화려한 것이 특징인 반면, 한국 전통 매듭은 단색의 끈목을 이용해 모양을 맺고 아래에 술을 달아 비례미와 율동미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또 “펜디가 중국의 억지 주장에 휘둘려 정당한 협업 제품을 삭제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중국의 문화 공세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물을 다시 올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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