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문경보의 진학상담이야기] 음악을 연주하는 슈퍼마켓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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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보의 진학상담이야기] 음악을 연주하는 슈퍼마켓 사장님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4-10-23 09: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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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연주하는 슈퍼마켓 사장님

문경보

 

봄, 꽃, 청춘, 산들바람, 왈츠. 관현악, 합창, 포만감. 내가 좋아하는 이 단어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내 앞에 선물처럼 가끔 등장한다. 봄날 교정에서 열리는 ‘런치 음악회’. 관악 반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모여 악기로, 목소리로 연주하고 노래 부른다. 산들바람도 적당하게 불고, 벚꽃은 나뭇가지에서 흔들리고 그 중, 성급한 꽃잎들은 시나브로 땅 위로, 우리들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이번에 연주되는 곡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세컨드 왈츠’. 눈을 감고 들어도 좋고, 눈을 뜨고 들어도 좋았다. 관악 반 친구들 사이로 ‘악기 천재’ 인환이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인환이의 등 뒤로 커다란 베이스 기타가 얌전하게 벽에 기대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꼭 인환이 같았다.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학업 계획에 관해 이야기하고 진로 진학 상담을 하는 이월 말에 인환이와 처음 대면했다. 덩치가 크고 머리는 빡빡 밀고 표정은 아주 험상궂었다. 인환이는 이야기 나누는 것을 귀찮아하고 아주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다음에 되고 싶은 것 없어요.”
“무슨 과로 갈지 생각해 본 적 없어요.”
“그냥 다른 애들이 가니까 고등학교에 왔어요.”
삼십 분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인환이가 나에게 한 말은 이 정도였다. 빨리 보내달라는 신호를 온몸으로 보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나는 초코파이 몇 개를 인환이의 주머니에 넣어주면서 말했다.
“나중에 이야기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상담실로 와라. 근데 이 말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니고, 상담교사가 상담 끝날 때 학생들에게 해야 하는 말이라서 하는 말이야. 그러니까 오고 싶으면 오고, 오기 싫으면 오지 마. 휴! 나도 너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럽다.”
인환이는 눈이 잠시 동그랗게 되더니 엷은 미소를 지으며 상담실을 나갔다.

입학식이 끝나고 일주일 정도 지난 후 인환이가 상담실로 왔다.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으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하는 것 같았다. 교복 상의에는 김칫국물이 많이 묻혀 있었다. 나는 인환이에게 음료수를 한 컵 주면서 자리에 앉아서 마시고 있으라고 했다. 그리고 교복을 세면대에서 빨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더니 인환이가 아주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엄마, 아빠가 저 때문에 싸우셨어요.”
나는 아무 말 없이 김칫국물을 지워나갔다. 마음이 아려와서 비누를 세게 문댔다.
“엄마는 제가 일주일 내내 지각을 하니까 엊저녁에 저에게 심하게 화를 냈어요. 지각을 한 것보다 제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아서 더 화가 난 것 같아요. 그런 엄마를 보고 아빠는 다 그럴 때가 있다고 하시면서 엄마에게 화를 내셨어요. 애를 달달 볶지 말라고 하시고, 저에게는 천천히 생각하라고 하시면서 이다음에 정 안되면 아빠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산을 다 물려줄 테니 건전하게 까먹으면서 살면 된다고 어색한 농담을 했어요. 엄마는 그 말에 아들을 당신처럼 살게 할 것이냐며 소리를 지르셨어요. 그 싸움이 오늘 아침까지 계속 이어지고 그러다가 아빠가 식탁을 치고 김치가 제 교복에 떨어지고….”
“그렇게 힘든 일이 있었는데 학교에는 왜 왔니? 하루쯤 결석할 수도 있었을 텐데….”
“사실은 그게 더 화가 났어요. 집에 있기는 싫고, 갈 곳은 없고, 누구랑 이야기하고 싶은데 할 사람도 없고…. 그러다 선생님 생각이 나서 왔어요.제”
“친구들하고는 이야기 해봤니?”
“저도 자존심이 있잖아요. 엄마 아빠 일을 친구들에게 말하기 싫어요.”
“그랬구나. 혹시 너는 친구들 집안이나 가족들의 힘겨운 이야기 들은 적 있니?”
인환이가 잠시 침묵에 빠졌다. 부분 빨래를 마친 교복을 햇살 쏟아지는 창가에 걸어놓았다. 인환이를 보건실로 데리고 가서 한 시간 동안 잠을 자게 했다. 그날 방과 후 다시 인환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넌 언제가 제일 편안하니?”
“친구들하고 놀 때요.”
“컴퓨터 게임하거나 축구하고 농구할 때?” “아니요. 그냥 썰렁한 이야기를 하거나 같이 음악을 듣거나 영화 보고 할 때가 좋아요.”
“그렇구나. 그렇구나. 인환아. 혹시 말이야 너는 평가받으면 불편해지고, 그래서 평가받는 것이 싫고 그러니?”
“많이 그래요.”
“일반적으로 평가 받는 것이 유쾌하지는 않지. 그런데 인환이는 조금 더 싫어하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야. 평가받는 게 왜 싫을까?”
“평가가 잘못 나오면 무시당하고 비난받잖아요. 그래서… 아! 그래서 어제랑 오늘도…. 아! 그래서…”
인환이는 엄마 아빠가 싸움보다 자신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부모님께 현재를 평가받고 비난받은 사실 때문에 마음이 상한 것 같다 했다. 아버지가 자신을 생각해서 하신 말씀인데 왜 그렇게 기분이 우울해졌는지도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날부터 인환이와 나는 무엇을 풀고 어떤 매듭을 지은 뒤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여행을 함께 하게 되었다.

동대문디자인 플라자로 현장학습을 간 날. 학생들은 전시되어 있는 미술 작품들을 구경하고 삼삼오오 매점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인환이는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의자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나도 슬며시 그 옆에 앉으려 했으나 이 친구들이 금방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했다. 인환이와 친구들은 전시장에 흐르는 음악을 듣고 있었다고 했다. 세 친구 모두 관악 반이었다. 지금 전시장에서 들리는 음악이 관악 반에서 연습하고 있는 곡과 같아서 신기해하며 듣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중 한 친구가 말했다.
“선생님. 인환이가 음악 천재인 거 아세요?”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너는 평생 도움이 안돼!”
또 다른 친구가 말했다.
“팩트는 팩트지! 선생님. 실은 인환이가 천재까지는 몰라도 수재는 분명해요. 얘는 못 다루는 악기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실용음악으로 대학 가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건 또 싫다고 해요. 괜히 뻐기는 건 아닌 것 같긴 한데, 조금 아까워요.”
“그치? 그치! 그게 제 말이에요. 이 자식 악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으면서 괜히 저래요.”
나는 평가받는 것을 불편해하는 인환이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빙그레 웃으면서 토닥토닥거리는 세 친구의 대화를 듣기만 했다. 실용음악을 전공하려면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 시험을 봐야 하고, 그 전에 음악 선생님께 평가도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을 견디기에는 심리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두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인환이와 전시장을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지금 이 전시장에서 주인공이 누구라고 생각하니?”
“전시되어 있는 그림들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런데 너네들은 음악을 듣고 있었잖아.”
“아! 그럼 저희들에게는 음악이 주인이 되네요.”
“그렇지.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림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음악이, 선생님처럼 너희들을 인솔해 온 교사들에게는 너희들이 이 공간 안에서 주인공이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전시회를 보고 난 후 다른 이들에게 미술 전시회를 보고 왔다면서 일종의 평가를 할 것이야. 음악에 대해선 그리 많은 평가를 하지 않을 꺼야. 세상에는 말이야. 평가를 받지 않아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단다. 인환이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 중심이 되는 평가보다 네가 주인공이 되는, 그러니까 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먼저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네 마음이 조금은 더 편안해질 것 같다.”
우리는 잠시 말없이 어린 아가가 큰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 앞에 서 있었다.
“넌 어떤 악기를 제일 잘 다루니?”
“다 조금씩은 해요. 특별한 건 없고요.”
“그렇구나. 가장 잘 다루는 악기가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악기를 잘 다루는 것 때문에 평가하고 평가받는 것이 네 발목을 잡을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말이야. 어쩌면 어쩌면 말이야. 어느 것을 잘 한다고 이야기 듣는 것보다, 어느 것을 못 한다고 비난받는 것이 더 싫었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인환이는 물끄러미 그림을 바라보았다. 인환이를 남겨두고 나는 다른 친구들을 지도하기 위해 움직였고, 그 자리에 두 친구가 들어서서 인환이와 함께 그림을 바라보았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진로 체험의 날. 학생들과 함께 공정무역을 활용해서 착한 커피를 판매하는 동네 카페를 방문하였다. 커피의 유통과정과 카페의 의미에 관한 수업을 듣고, 음료들을 시음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체험학습 한 날 다음 주에 인환이는 음악을 전공한 카페 주인과 하루 종일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카페에 흐르는 음악이 제 취향이어서 사장님께 음악에 대해 여쭤보고 싶다고 했어요. 사장님은 웃으시면 언제 시간이 되냐고 물으셨어요. 제가 시간이 되는 날, 카페에서 푸지게 이야기 나눠보자고 하셨어요. 카페 사장님이 저에게 그러셨어요.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전문가와 애호가로 구별할 수도 있다. 전문가는 매우 능력이 뛰어난 동시에 다른 이의 인정을 받아야 해서 살짝 부담스럽긴 하지만 애호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고, 다른 애호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면에서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카페의 경우에는 애호가적 성격이 강하다. 특히 카페에 활용되는 음악의 경우는 더 그렇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손님들과 함께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여기 우리 카페 초기에 활용했던 음악을 USB에 담아보았다. 아저씨가 주는 선물이다.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니 이다음에 우리 카페에 와서 아저씨랑 연주해보자. 음악 애호가들끼리 말이야. 이렇게 말씀 하셨어요. 음성도 좋고 말씀도 잘하셔서 여쭤보니 음악 전문 목사님이셨어요. 헤헤”
인환이의 웃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참 귀여웠다. 이제 슬슬 상담을 매듭지을 때가 되었음을 알아차렸다.

인환이가 다소 상기된 얼굴로 호들갑스럽게 상담실로 들어섰다.
“선생님. 저 좋아하는 악기가 생겼어요.”
인환이의 등 뒤에 커다란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가 있었다.
“베이스 기타에서 울리는 소리가 심장을 울리면서 흥분되기도 하고, 어떨 땐 마음이 안정되기도 하고 그래요. 저는 얘가 진짜 좋아졌어요. ”
“와! 진짜 잘 되었다. 어디 선생님도 그 악기 만져보자. 이 친구, 인환이처럼 듬직하게 생겼네. 평생 친구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날 방과 후 인환이와 마주 앉았다.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대답하기 불편하면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아. 인환아. 아버지가 정말 재산이 많으시니?”
“실은 아빠가 아니고 엄마,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외할아버지께서 재산이 많으셨어요. 슈퍼마켓을 다섯 개나 운영하셨거든요. 아빠가 워낙 공부도 잘하고 성격이 좋아서 외할아버지께서 아빠에게 가게를 다 넘기셨어요. 엄마는 생각이 다르셨나 봐요. 아빠가 다른 큰일을 하실 줄 아셨대요. 슈퍼마켓은 엄마가 운영하려고 했대요. 근데 아빠는 슈퍼마켓 운영하는 것만 하셨어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면서 슈퍼마켓 두 개는 다른 사람에게 넘겼어요. 실은 장사가 잘 안되어서 다섯 개 있던 가게가 세 개로 줄어든 거죠. 그래도 아빠는 여전히 즐거워하세요. 한 슈퍼에서는 디제이처럼 음악 방송도 하세요. 그럭저럭 적자는 면하고 있다고 엄마가 얘기했어요.”
“그랬구나. 아버지는 슈퍼를 운영하시고, 음악을 즐기면서 사시는구나. 그래. 이제 선생님이 우리가 처음 만날 때 했던 질문 다시 할게. 어떤 학과에 진학해서 무엇이 되고 싶니?”
“정확한 학과 이름은 모르겠는데요. 슈퍼마켓을 잘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는 학과로 가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두 개의 슈퍼마켓을 다시 인수하고 싶기도 하고요.”
“그럼, 음악은 취미로 할 예정이니? 가게 하면서 음악 취미로 하기가 쉽지는 않을 텐데….”
“카페 사장님처럼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서 슈퍼에 흐르게 하고 싶어요. 제 일터에서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손님들과 함께 듣고 싶어요. 그리고 가끔 슈퍼 앞에서 버스킹처럼 연주하는 행사도 하고 싶어요. 어머니께 가게 경영하는 법을 배우면서 함께 슈퍼도 운영하고, 아버지는 계속 디제이를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요. 저는 관악반 친구들을 불러서 가게 앞에서 음악공연도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어요. 천재라는 소리 듣지 않고도 제가 주인공이 되는 행복한 음악 애호가가 되고 싶어요.”
“애호가의 길을 선택하셨군요. 구인환 씨! 평가받고 비난받아도 견딜 수 있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걸음을 시작하신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렇게 우리의 상담은 매듭지어졌다.

대중가요 가사처럼 벚꽃잎이 점점 많이 흩날리며 런치 음악회가 끝났다. 자리를 정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인환이가 후 나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그날은 요즘 후배에게 베이스 기타를 알려주는 일이 재미있고, 주말마다 고등학교 연합밴드에서 활동하고, 틈틈이 슈퍼마켓에서 부모님 일을 도와주며 지낸다는 인환이의 수다를 들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봄날이었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심리교육전공 졸업
서울시교육청학부모지원센터 학부모교육 강사
자기주도학습 코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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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성 교육협회 위촉교수
前 중동 중학교, 대광 중고등학교 국어교사
대광 고등학교 진로 교사, 상담실장, 생활관장
영락 고등학교 심리학 강사, EBS 출연교사
저서 「외로워서 그랬어요」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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