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숙박·유통까지 영역 확대…2030이 이끄는 수집형 소비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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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라이트 ‘귀멸의칼날 일본어 학습지’(사진=마이라이트) |
소비자들이 더 이상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만으로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콘텐츠, 세계관을 경험하고 소유하는 데 가치를 두는 이른바 '팬덤 소비'가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교육과 호텔, 유통업계까지 인기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협업에 나서며 소비자들의 감성과 수집 욕구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필코노미(Feel+Economy)' 소비 트렌드로 설명한다. 가격과 성능을 우선하던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경험하고 소유하는 데 의미를 두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 캐릭터의 세계관에 공감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팬덤 소비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캐릭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8%가 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66.7%는 캐릭터가 제품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캐릭터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소비 선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기업들도 캐릭터 IP 확보와 협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캐릭터가 상품의 부가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캐릭터 자체가 구매 이유가 되고 있다. 팬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굿즈를 수집하고 체험 행사에 참여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세계관을 일상 속에서 소비하고 있다.
성인 교육 콘텐츠 기업 데이원컴퍼니의 학습지 브랜드 마이라이트는 캐릭터 IP를 활용한 외국어 학습지로 팬덤 소비를 학습 시장으로 연결하고 있다. 토이스토리와 곰돌이 푸, 인사이드 아웃 등 디즈니·픽사 캐릭터는 물론 귀멸의 칼날, 명탐정 코난, 짱구는 못 말려, 캐릭캐릭 체인지 등 일본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학습지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교재 표지에 캐릭터를 넣는 수준도 아니다. 북커버와 다이어리, 메모지, 스티커, 마우스패드 등 다양한 굿즈를 함께 제공해 학습 자체를 하나의 팬덤 경험으로 확장했다. 실제 마이라이트의 캐릭터 테마 외국어 학습지는 일반 어학 학습지보다 평균 3배가량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굿즈 때문에 구매했는데 자연스럽게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라이트는 최근 학습지를 넘어 굿즈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진격의 거인' 한정판 기계식 키보드와 '울트라맨' 과학특수대 입사 키트 등을 선보였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과 '은혼' 협업 학습지, 하반기에는 '스폰지밥'과 '체인소맨'을 활용한 신규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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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호텔 제주 헬로키티 패키지(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
호텔업계도 팬덤 소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숙박 자체보다 캐릭터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는 헬로키티와 협업한 객실 패키지를 선보이며 한정판 동백꽃 인형을 제공하고 있으며, 롯데호텔 부산은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객실과 웰컴 굿즈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인 라이언과 춘식이를 활용한 객실 패키지를 운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애프터눈 티 세트로까지 협업 범위를 넓혔다. 객실에서 시작된 캐릭터 경험을 식음료 콘텐츠로 확장하며 소비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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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립 포켓몬 30주년 포켓몬빵(사진=삼립) |
유통업계에서는 포켓몬이 팬덤 소비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포켓몬 30주년을 맞아 삼립이 출시한 포켓몬빵 스페셜 에디션에는 초기 오리지널 일러스트를 적용한 띠부씰 100종이 포함됐다. 여기에 띠부씰을 보관할 수 있는 전용 북까지 출시하며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 그 결과 카카오톡 선물하기 사전 예약 물량 1만1000개가 단 이틀 만에 소진됐다.
CJ올리브영도 포켓몬과 협업해 61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대규모 캠페인을 진행했다. 성수동 올리브영N에서는 모바일 게임 '포켓몬 GO'와 연계한 체험형 이벤트를 운영했고, 230여 종의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단순 판매를 넘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경험형 마케팅으로 확대된 것이다.
CU가 어린이날 시즌에 출시한 포켓몬 카드팩 역시 출시 3일 만에 25만개가 판매됐다. 특히 어린이를 겨냥한 상품임에도 구매자의 60% 이상이 20·30대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어린 시절 포켓몬을 경험했던 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성장하면서 추억과 수집, 놀이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팬덤 소비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과 서비스가 브랜드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얼마나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과 콘텐츠를 갖고 있는지가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IP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소비자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강력한 자산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교육과 여행, 식음료,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캐릭터와 콘텐츠를 활용한 팬덤 소비 전략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앤피뉴스 / 이수진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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