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약물 복용 상태에서 운전했는지 여부를 가릴 명확한 판단 기준이 마련되고, 해외에 체류 중인 국민도 재외공관을 통해 1종 보통 운전면허를 보다 쉽게 갱신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경찰청과 보건복지부에 약물 운전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판단 체계를 담은 ‘약물 운전 예방 방안’을, 경찰청에는 해외 체류자의 1종 보통 운전면허 갱신 절차를 간소화하는 ‘해외 체류자 운전면허 갱신 개선 방안’을 각각 권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마약, 대마, 향정신성의약품 등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운전 능력 저하 여부를 입증할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단속과 처벌 과정에서 혼선이 이어져 왔다. 약물 운전에 대한 처벌 규정은 올해 4월 2일부터 강화됐으나, 무엇을 근거로 약물 운전인지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운영 중인 ‘12단계 약물 인식 평가 프로토콜(DRE)’을 국내에 도입할 것을 경찰청에 제안했다. 해당 제도는 약물 인식 전문가로 훈련받은 경찰관이 신체 반응과 행동 징후 등을 단계적으로 관찰해 중추신경계 억제제, 자극제, 진정제 등 7가지 약물 범주 가운데 해당 범주를 추정한 뒤, 독성 검사를 통해 과학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영국,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에서 혈중 약물 농도 기준을 법으로 정하고 있는 점을 참고해, 교통안전 전문가와 약리학자, 법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국내 실정에 맞는 혈중 약물 농도 기준을 마련하도록 정책 제안도 했다.
국민권익위는 또 의료용 마약류 처방 과정에서 약물 운전에 대한 위험성이 충분히 안내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건복지부에 의사와 약사가 처방·조제 시 운전 주의 등 안전 정보를 환자에게 설명하도록 교육하고 상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약물 운전 사고 통계가 공개되지 않아 정책 수립과 국민 인식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경찰청에는 관련 사고 발생 현황을 공개하도록 요청했다.
해외 체류 국민의 운전면허 갱신 절차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재외공관을 통한 운전면허 갱신·재발급 서비스는 2종 보통 면허만 가능하고, 1종 보통 면허는 정기 적성검사 의무로 인해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해외 체류자들은 귀국하지 않으면 면허 갱신이 불가능했다.
국민권익위는 1종 보통 운전면허 갱신 시 요구되는 정기 적성검사를 해당 국가 의료기관의 진단서나 신체검사서,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 의사 진단서 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경찰청에 권고했다. 다만, 제도 도입 초기에는 경찰청장이 지정한 국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실효성을 검증하고, 이후 확대 적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김기선 국민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약물 운전으로 인한 교통 위험이 줄고, 해외 체류 국민의 운전면허 갱신 불편도 실질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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