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사법 실험의 환상과 붕괴하는 형사사법 체계: 소위 ′시민이 만든 형소법′의 위헌성과 실무적 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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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사법 실험의 환상과 붕괴하는 형사사법 체계: 소위 '시민이 만든 형소법'의 위헌성과 실무적 파멸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7-06 12: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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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실험의 환상과 붕괴하는 형사사법 체계: 

소위 '시민이 만든 형소법'의 위헌성과 실무적 파멸

 

 

 

 

 

 

▲최창호 변호사
Ⅰ. 서론: 현실이 된 30년 전의 극단적 경고


과거 정권 인수위원회에 파견되었던 한 법조계 선배의 언급이 최근 작금의 사태를 마주하며 소름 끼치는 현실로 다가온다. 당시에 선배는 "헌법을 개정하여 검사라는 용어를 삭제하고, 형소법을 개정하여 검사를 사법경찰관으로 변경하며, 검찰청법을 폐지하면 검찰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말했다. 헌법이 개정되지 않아 '검사'라는 용어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정권 인수위에서나 오고 가던 이 극단적이고 황당한 논의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정권의 성격에 따라 이견이 있더라도 최일선 실무 기관인 법무부나 대검찰청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늉이라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최소한의 소통 노력조차 전무하다는 소문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국가 형사사법의 중추적 기능인 보완수사권 존치 의견이 법조계 내부에 엄존함에도, 정부 차원의 공식 의견조차 내지 않겠다는 소식은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함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번 개정안(김용민 등 12인 발의, 의안번호 19564)을 추진하는 이들은 소위 '시민주도'라는 용어를 앞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실상 사법의 본질을 왜곡하는 일부 편향된 목소리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사법은 다수의 여론이나 관념적 유희로 움직이는 실험실이 아니다. 더욱이 개정안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관계에서 기존의 '수사지휘'를 대신해 '촉탁'이라는 생경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국가 형사사법권의 행사를 사적 계약이나 협조 요청 수준의 단어로 치환한 것 자체가 실무적 무지의 소치다. 제도를 일단 운영해 본 뒤 문제가 생기면 고치면 된다는 식의 발상은 국가 사법체계를 실험실의 쥐로 취급하는 대단히 무책임한 태도이다.


이러한 시도는 사법 통제 메커니즘의 전면적인 붕괴를 야기한다. 검사로부터 수사개시권을 박탈한 것도 모자라 보완수사권마저 전면 박탈하겠다는 시도는 과거 영장실질심사 도입 과정 등에서 축적해 온 '인권보호 및 사법통제'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기형적인 구조는 마치 재판을 하는 판사가 심리는 하되 판결은 다른 판사가 선고하고, 기자가 취재는 하되 기사는 다른 기자가 작성하며, 의사가 진단은 하되 처방은 다른 의사가 담당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과거 경찰수사론에서 수사지휘·감독권에 관한 헌법과 형소법 규정을 '노예법규'라고 지칭하며 가르쳤던 이들이, 드디어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국적 불명의 용어를 내세워 검찰을 무력화하고 폐지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형사사법절차는 국가가 국민의 인신과 권리를 제약하는 가장 강력한 공권력 행사라는 점에서 제도적 완결성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Ⅱ. 잘못된 입법의 태도: 헌법적 대원칙의 위배


독일의 공법학자 프리츠 플라이너(Fritz Fleiner)는 "경찰은 참새를 잡기 위해 대포를 쏘아서는 안 된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는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법익의 균형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비례성의 원칙)'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검사의 직접수사 오남용 위험이라는 '참새'를 잡기 위해, 국가 형사사법의 최종 통제 장치이자 국민의 권익 구제 수단인 '검사의 보완수사권'이라는 '대포'를 쏘아 올리는 입법은 명백한 위헌이다.


첫째, 최소침해성 원칙을 전면 위배했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국민의 권리를 가장 적게 침해하는 방식을 택해야 함에도, 오남용이 우려되는 '직접 수사 개시' 범위만을 제한하거나 사법통제를 강화하는 충분한 대안을 버려두고 보완수사권까지 통째로 박탈했다. 이는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둘째,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했다. 보완수사는 단순히 검사의 권한 유지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경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채워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하고, 부당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의 인권을 사법적으로 한 번 더 거르는 '국민 인권 보장의 최후 보루'다. 관념적·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민이 안전하게 재판받고 보호받을 권리라는 거대한 구체적 법익을 희생시키는 치명적인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셋째, 소추권(공소권)과의 본질적 모순을 내포한다. 우리 헌법 제12조 제3항과 제16조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규정하여 검사를 형사절차의 주재자이자 사법통제관으로 예정하고 있다. 법원의 엄격한 증거재판주의를 통과하여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검사에게 "경찰이 송치한 기록만 보고 판단하고, 부족해도 보완수사는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바늘 없는 실'을 쥐어주는 격이자, 건축가에게 설계도 검증도 하지 말고 건물부터 지으라는 것과 같다. 결국 이 과잉입법은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이라는 숲 자체를 불태워 국민의 인권과 치안이라는 민생 법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Ⅲ. 보완수사권 폐지론의 제도적 모순과 무책임한 대안 부재


개정안이 제시하는 대안들은 실무를 전혀 모르는 자들의 관념적 미봉책에 불과하다. 권한 박탈 이후 사법 절차의 공백을 메울 실질적 대안이 전혀 없다. 만약 검사에게서 보완수사권마저 박탈해야 한다면, 과거의 무분별한 수사 관행을 개선하면서도 실체적 진실 발견의 공백을 막기 위해 모든 사건을 예외 없이 검찰로 송치하는 '전건송치'와 이를 바탕으로 한 '검사의 수사지휘권 부활' 같은 실효성 있는 대안이 선행되어야 마땅하다.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법률상 '촉탁(囑託)'이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상 단지 "일을 부탁하여 맡김"을 의미할 뿐이다.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하는 엄중한 사법 절차를 기관 간의 수평적인 '부탁' 관계로 재정의하는 것은 사법통제의 엄격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이는 인체 구속 직전 판사가 직접 피의자를 대면하여 인권 침해를 거르던 '영장실질심사 제도'의 도입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법적 관점에서의 최종 재심사 과정인 보완수사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사법 절차 내의 다층적 방어벽을 허무는 퇴행이다.


이러한 역할의 극단적 파편화는 직접 확인하고 검증하지 않은 사람이 최종적인 기소 책임을 지게 만드는 구조적 모순을 낳는다. 더욱이 "나를 법정에 세우는 사람에게 나의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할 기회"인 '검사의 얼굴을 대면할 권리'를 박탈당한 국민들은 사법 절차에 깊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밝힌 역사적 근간이었던 검사의 변사자 검시 제도를 사경에 일임하고 긴급체포 승인권을 폐지하는 것은 인권 옹호 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다.


개정안의 대안으로 부각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조기 개청 역시 사법 마비를 초래하는 공염불이다. 국가 형사사법 인프라의 핵심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의 구조적 연결 지연 문제는 물리적·기술적 한계다. 이종 기관 간의 KICS 연결 및 전산 통합은 수년의 기간과 수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거대 국책 사업이다. 인적·물적 시설도 준비되지 않고 KICS 연결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수청의 조기 개청을 강행하는 것은 국가 범죄 대응 역량을 무력화하는 자해 행위이다.

 


Ⅳ. 형사사법 현장의 현실적 문제와 민생의 파탄


일선 형사사법 현장은 이미 마비 상태다. 현재 검찰청 검사의 미제가 평균 500건에 달한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진다. 경험상 미제가 500건이면 신규 배당을 전혀 받지 않더라도 이를 처리하는 데 꼬박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 사실관계가 명확한 음주운전 구약식 사건 500건과, 1만 페이지가 넘는 복잡한 '깡치 사건' 500건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현재 검사실은 캐비넷이 부족해 종이 기록이 움직이지도 못한 채 방치되는 '기록의 성벽'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할권이 경합하는 다수 당사자 사건이나 대규모 금융·사기 범죄가 발생하면 기관 간의 이송과 반송이라는 핑퐁 절차가 반복되어 정의는 실종된다. 하나의 사건이 쪼개지는 선별송치로 인해 사건 전체의 맥락을 조망하기 어려워져 사법 정의가 파편화된다. 과거 '전건송치' 시절에는 검사의 재수사 가능성이라는 '보이지 않는 통제력'이 존재해 사건의 축소·은폐를 제어했으나, 이제는 돈과 권력 있는 피의자들이 사경 단계에서 사건을 조용히 종결(암장)시킬 유인이 극대화되었다. 힘없는 국민들은 장기 수사 지연과 이의신청의 늪에 빠졌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조차 주어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 기록의 산에 파묻힌 상태에서 스스로 미진한 부분을 채울 권한이 없다면, 검사는 결국 경찰이 송치한 의견 그대로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이는 실질적으로 경찰이 기소권까지 행사하는 기형적인 결과를 낳는다. 여기에 법적 기준이 불명확한 법왜곡죄 신설 움직임은 검사 개개인을 위축시켜 경찰 의견과 다른 결정을 내리기 불가능하게 만든다. 부실한 수사로 인한 오판과 피해의 비극은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개정안론자들이 말하는 경찰의 수사역량 강화나 특사경 확대는 사법통제의 질적 차이를 오인한 것이다. 사실을 수집하는 경찰 기능과 법원의 유죄 기준에 맞추어 증거를 재단하는 검사 기능은 메커니즘이 다르다. 법원 단계에서 실체적 진실을 바로잡으면 된다는 식의 사후적 대안은 국민을 무리한 기소와 장기간의 재판이라는 고통 속에 방치하는 처사로, 국가의 '과소보호금지 의무'를 저버리는 주객전도다.


영장청구권을 통한 통제 역시 사후적·형식적 심사의 한계가 명확하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으로 인해 대량의 기록을 서류로만 검토하는 상황에서 영장 심사는 형식화될 수밖에 없으며, 영장이 적용되지 않는 임의수사 영역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1985년 이전 영국이 경찰의 수사·기소 독점으로 무리한 기소와 증거 왜곡(길포드 4인방 사건 등)의 폐해를 겪고 왕립검찰청(CPS)을 창설한 역사적 경험을 돌이켜보아야 한다. 수사·정보·무력을 한 손에 쥔 공룡경찰에 대한 통제는 검찰의 객관적 사법 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때만 가능하다.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지면 검사는 고소사건 무고, 공판 위증, 국가송무 과정에서의 범죄를 발견하더라도 수사요구만 반복해야 하므로 범죄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결정문 부실로 인한 피해자의 이의신청권만 침해될 뿐이다.

 


Ⅴ. 개정안 세부 조항의 법리적 모순과 위헌성


개정안의 세부 조항들을 깊이 있게 뜯어보면 '헌법 개정 없는 수사·기소 분리'가 가져온 입법적 불능 상태와 법리적 모순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실무적 모순은 안 제203조의 검사 구속기간 규정이다. 개정안은 검사에게 수사권이 없다고 선언하면서도, 경찰이 구속한 사건에 대해 검찰 단계에서 7일간 구속이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수사권이 배제된 검사는 피의자를 직접 신문하거나 추가 증거를 수집할 수 없다. 결국 피의자는 검찰 구속 기간 내내 아무런 수사도 받지 못한 채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방치되는 '조사 없는 구속'을 일상적으로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검사가 공소장을 작성하거나 기록을 검토하는 시간 동안 피의자의 신체를 구금하는 구조로, 헌법상 신체의 자유 보장 원칙과 강제처분의 비례성 원칙에 심각하게 위배된다.


구속기간의 연장을 다루는 제205조 제1항 역시 심각한 체계적 불합리를 내포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등에 따라 사법경찰관이 수사를 계속해야 할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판사가 검사의 구속기간 연장을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형사소송 구조에서 구속기간 연장은 수사 주체가 자신의 수사를 더 하기 위해 기한을 늘리는 처분이다. 그러나 개정안의 구조는 실제로 땀 흘려 보완수사를 하는 주체는 사법경찰관인데, 정작 늘어나는 시간은 수사권이 없는 검사의 구속기간이다. "일은 경찰이 더 하는데 시간은 검사에게 주는" 기형적인 형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 하위 법률만으로 검사의 수사권을 박탈하려다 보니, 영장 신청의 외관만 억지로 갖추기 위해 고안된 기만적인 방안에 불과하다. 결국 이 조항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무력화하고 인신구속을 남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사법 통제의 구제 수단인 준항고를 다루는 안 제417조도 실무적 혼선을 가중시킨다. 개정안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 압수 처분에 불복할 경우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는 기존 준항고 규정을 기계적으로 남겨두었다. 그러나 검사에게 수사권이 없어 직접 구금이나 압수수색을 행할 수 없다면, 개정 형소법하에서 '검사의 처분'이라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판례상 검사의 영장 청구나 기각 행위 자체는 준항고 대상인 '처분'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판단하므로, 결국 준항고 조문 속 검사에 관한 규정은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유령 조문으로 전락하게 된다. 나아가 경찰이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위법이 발생했을 때 피의자가 누구를 상대로 준항고를 제기해야 하는지 절차적 난맥상을 초래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조항들은 강제처분의 주체와 실질적 수사의 주체를 억지로 이원화하려다 보니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리인 '강제수사의 비례성과 책임 원칙'이 완전히 무너진 결과물이다.


이러한 개악은 헌법적 시각에서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10조를 방기한 것이며, 법률의 내용과 과정이 모두 실질적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적법절차 원칙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사법적 관점에서의 최종 재심사 과정인 검사의 보완수사가 차단되면, 국민은 법원에 가기 전 단계에서 스스로를 구제할 수 있는 다층적 방어벽을 잃게 된다. 나아가 대한민국 헌법 제27조 제5항이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범죄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마저 형해화하여,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할 사법체계의 책무를 저버리고 피해자를 단지 국가 형벌권 행사를 위한 '증거의 조각'으로 전락시키는 위헌적 결과를 낳는다.

 


Ⅵ. 결론: 붕괴된 수사권 조정의 성적표와 입법 고무줄 잣대


지난 정권에서 단행된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의 성적표는 이미 만연해진 수사 지연, 토착 비리의 암장, 국가 수사 품질의 불균형이라는 참담한 실패로 귀결되었다. 특히 거악을 척결한다는 명분 아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기형적으로 팽창시켜 무소불위의 조직을 탄생시켰고, 그 대가로 민생 범죄를 처리하는 형사부의 부실화를 초래하여 국민 편익을 저하시켰다. 이러한 실패에 대한 처절한 반성 없이 또다시 감행되는 검찰청 폐지와 보완수사권 박탈은 형사사법을 기형적으로 만드는 개악의 정점이다.


이번 개편을 추진하는 측은 수사와 기소권의 결합이 권한 남용을 낳는다며 '조직적 분리'를 절대적 진리처럼 내세운다. 그러나 이는 특별검사(특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군사법원 등 여타 사법 기관에는 전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 철저한 자기모순이자 이중잣대이다. 수사·기소 분리가 불변의 원칙이라면 왜 특검과 공수처의 수사·기소 결합 권한은 오히려 강화하려 하는가.
거악을 척결하는 특수 기관일수록 권력 남용의 위험이 더 크므로 분리해야 마땅함에도, 오히려 일반 국민의 민생 사건을 다루는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빼앗아 무력화하는 것은 이 법안이 국민 편익이 아닌 특정 기관을 표적으로 삼은 정치적 목적의 산물임을 자인하는 꼴이다. 동일한 사법 작용에 대해 기관에 따라 고무줄식 잣대를 적용하는 사법 체계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국가 형사사법 체계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이중잣대에 의해 누더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법의 정치화를 막고 국민에게 완성도 높은 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체 형사사법 기구에 동일하고 일관된 법리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모순된 논리로 점철된 이른바 '시민이 만든 형소법' 개정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실무적 숙의의 과정을 거쳐 전면 재조정되어야 마땅하다. 국민의 기본권은 정치적 속도전의 대상으로 전락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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