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는 측정보다 활용”…대학 성과관리, ‘분석’ 없는 수집에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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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 자율 성과관리 체제 구축을 위한 개선 과제 |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대학의 자율 성과관리가 단순한 대외평가 대응이나 수치 비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진정한 성과관리를 위해선 데이터 기반 분석력과 환류 체계, 그리고 대학 내부의 공감대 형성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고영선)은 최근 ‘대학 자율 성과관리,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KEDI Brief』 제4호를 발표하며, 전국 일반대 185개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성과관리 현황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브리프는 2024년 수행된 연구 ‘대학 자율 성과관리 지원 체제 구축 방안’(책임연구자 정혜주)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현장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이 재정지원사업이나 대학정보공시 등 외부 평가 항목 중심으로 성과를 수집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실제 대학 운영이나 중장기 계획 수립에 반영하는 체계적인 분석이나 피드백 구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KEDI는 “성과관리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결과 산출이 아닌 환류과정”이라며, “성과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대학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내 ‘IR센터(교육성과분석 전담조직)’와 ‘기획처’ 간의 유기적인 기능 연계가 필수적이다. IR센터는 정량·정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을 수행하고, 기획처는 그 결과를 중장기 발전계획 및 재정지원사업 추진계획 수립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성과관리 체제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분석역량’을 갖춘 성과관리 전담조직이 대학 내부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특히 단순한 통계 작성에 그치지 않고, 증거 기반 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고급 분석 능력이 필수로 요구된다.
KEDI는 이를 위해 대학이 성과관리 전담조직의 위상 강화, 규모 확대, 전문 인력 확보 등에 나서야 하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야 내부 경영 혁신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성과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조직 간 마찰이나 협조 부족도 예상되는 문제다. KEDI는 일부 대학에서 성과관리 전담조직의 확대나 시스템 구축에 대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부서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학 차원에서 성과관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 부서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대학 성과관리는 단순히 외부에 보이기 위한 수치 산출이 아니라, 대학 스스로의 질적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수단이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대학의 자율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정책 방향 설정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이번 브리프의 결론이다.
KEDI는 “자율성과 공공책무성을 함께 담보할 수 있는 대학 성과관리 체제를 위해, 각 대학이 지속 가능한 내부 관리체계를 갖추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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