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을 보내는 수험생의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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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강의하고 있고, 30년을 사법시험 및 변리사 시험 등의 수험생들에게 민사소송법을 강의한 필자로서는 분위기가 들뜨기 쉬운 연말에 특히 수능 재수생이나 3수생, 각종 고시나 시험에 실패한 수험생 등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수험생 중에는 수능, 로스쿨시험, 자격증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등등 2023년에 실패하여 2024년에 다시 공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2024년에 새로 진입하여 공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실패한 수험생들은 올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지나온 2023년을 철저하게 반성하고 점검해 보기를 바란다. 그러한 반성이 없이 아무렇게나 공부를 어영부영 시작한다면 2024년도 합격과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
공자(孔子)의 제자인 증자(曾子)는 일일삼성(一日三省; 하루에 세가지를 성찰한다)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몸과 정신(마음)을 다하는 충(忠), 충을 실제로 행하는 신(信), 스승에게서 전수 받은 것을 자신에게 숙달시키는 습(習)이 있는데 성찰의 대상인 忠, 信, 習 이 세가지에 대하여 매일 매일 자신을 성찰하여야 한다고 했다.
중국 남송(南宋)시대 유학자 주희(朱熹, 朱子)가 남긴 권학문(勸學文)은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명문이다. “오늘 배우지 않으면서,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 올해 배우지 아니하고,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 날과 달은 가고, 세월(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 아아! 슬프다. 늙었구나. 이 누구의 허물인가 / 소년은 쉬 늙어 가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려우니 / 한 순간의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 연못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는데 / 섬돌(계단)에 떨어지는 오동 잎사귀는 가을을 알리는구나”
중국 동진(東晉)의 시인 도연명(陶淵明)도 “찬란한 젊은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 하루의 아침은 두 번 오기 어려운 것이다. 때를 놓치지 말고 스스로 애쓰고 열심히 노력하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 법이다”라고 설파하였다.
결국 이런 말들은 공부할 때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최후의 일각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다. 간절히 원하면 뜻은 이루어지게 되어있다. 만약에 뜻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공부함에 간절함이 없었다는 말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할 때 방해되는 요소(예를 들어 게임을 한다든지 스마트 폰을 너무 자주 본다든지)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잘 제거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다는 것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고, 인간은 수많은 내·외적 자극에도 불구하고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인데 이런 말들은 인간의 본성상 정말 변하기 어렵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변하는 것이 실로 힘들겠지만 변하는 사람만이 행복과 성공, 합격의 열매를 쟁취할 수 있다.
주역(周易)에 궁즉통(窮則通)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확하게는 窮則變(궁즉변), 變則通(변즉통), 通則久(통즉구)이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말인데, 여기서 궁(窮)이란 간절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며 최선을 다한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합격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한 수험생이라면 그래도 변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속담에 Übung macht den Meister(연습이 장인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는데 때로는 우직하다고 할 정도로 공부를 해야 한다. 1인치를 나아가더라도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수험생들은 꼭 명심하기를 바란다.
최평오
고려대학교 법학과 박사과정 수료(민사소송법 전공)
한국 민사소송법학회, 민사집행법학회, 도산법학회 회원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민사절차법연구센터 전임 연구원
한빛변리사학원 민사소송법 전임교수
특허청 및 특허심판원 민사소송법 전임교수(2008.3∼20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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