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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와 우산 - 정승열 법무사

/ 기사승인 : 2015-11-24 1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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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절기상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이 지나고, 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을 앞둔 요즘 하루걸러 비가 내리다시피하고 있다. 물론,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거나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이른바 환절기에는 어김없이 비가 내리다가 그치면서 계절이 바뀌는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올가을 들어서 유난히 자주, 많이 내리는 가을비는 하루걸러 내린다 할 정도로 빈번하다. 그렇지만, 정작 물이 많이 필요하던 지난 여름철에는 거의 내리지 않아서 한 달가량 계속된 장마철에도 비다운 비 구경을 하지 못했고, 엄청난 비바람이 불어오는 태풍도 올해는 한반도를 비켜가 우리는 비 구경을 하지 못한 채 무더운 여름철에 보내며 혹독한 가뭄을 겪은 것을 생각해보면 혹시 이상기후로 접어든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윽고 가을이 되자 농촌에서는 농사는 물론 도시민들의 식수난이 심각해지고, 심지어 댐의 물이 말라서 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될 정도의 상황을 맞고 있는데, 예상하지 못한 빈번한 가을비를 매스컴에서조차 단비라고 표현할 정도가 되고 있다.

 

어제도 비가 내려서 우산을 받쳐 들고 퇴근했는데, 오늘은 비가 그쳤어도 우산을 들고 나갔다. 차를 운전하고 다닐 때에는 필수품으로 우산 한 개를 트렁크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특별히 우비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으나, 1년 전부터 걸어서 출퇴근하면서부터는 사무실에 비상용으로 우산을 한 개 갖다 두었다. 물론, 출근할 때에 비가 내린다면 집에 있는 우산을 들고 나가지만, 어제처럼 사무실에 있던 우산을 들고 퇴근했다가 다시 갖다 두지 않는다면 요즘처럼 변덕스런 날씨 속에서 자칫 퇴근길이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산을 생각하면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모든 물자가 귀해서 지금과 같은 삼단접이식 우산이나 긴 장우산은 어른들이나 가지고 다니는 고급 물건이었고, 학생들은 대부분 비닐우산이 차지였다. 그런 비닐우산조차 없는 학생도 많아서 비가 내리는 날 학교를 오고 갈 때에는 우산 한 개를 몇 사람이 받쳐 들고 다니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래서 우산을 받쳤다곤 해도 교복이나 책가방은 대부분 비에 젖기 일쑤였는데, 그보다는 금방 부서지는 허술한 우산이 더 문제였다.

 

당시 비닐우산의 우산대는 대부분 대나무이고, 비닐덮개를 받쳐주는 우산살도 대나무를 얇게 깎은 것이었는데, 우산을 접었다 펼 때의 꺽음쇠는 단순한 자형의 철사였다. 그 비닐천은 요즘의 비닐봉지만큼 튼튼하지도 않아서 곧잘 찢어졌고, 대나무 상단에 박힌 꺽음쇠 철사가 고장 나면 땜질을 하거나 수리해서 들고 다니다가 부서지면 길거리에 버리기 일쑤여서 우리는 찢어지고 부서진 비닐우산을 수없이 보았다. 생활수준이 점점 향상되면서 비닐우산은 자취를 감추고, 지금은 알미늄 우산대에 검정 방수천을 덮개로 한 알미늄제 우산이 보편화 되었는데, 우산의 검정 방수천이 마치 박쥐처럼 새카맣다고 박쥐우산이라고도 불렀다. , 젊은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꽃무늬가 있는 비닐우산도 비닐의 질김은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해졌다. 삼단접이식 박쥐우산은 한동안 결혼이나 회갑연 등에서 답례품으로 제공될 만큼 인기상품이었지만, 근래에는 거의 모든 집집마다 식구 숫자만큼씩 우산을 갖게 되면서 답례품이나 선물용으로 주고받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다.

 

문제는 이런 박쥐우산에 한국인의 얄팍한 상혼이 많이 스며들어서 뜻있는 사람들은 물론 최근 한류현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해서 길거리 매장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박쥐우산을 쓰면서 쉽게 고장나서 버리면서 한국을 재평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낯이 붉어질 정도다. 우선, 우산대인 알루미늄이 튼튼하지 않아서 잘 휘어져서, 폈다가 접을 때에는 균형이 맞지 않아서 접이우산의 턱이 홈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또 턱을 받치는 스프링이 너무 허술해서 제대로 홈에 끼워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펼쳐진 방수천이 우산발의 각 모서리마다 끼우는 끼움구멍도 너무 허술해서 잘 깨지거나 빠져서 방수천이 바람결에 벌렁벌렁 휘날리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렇게 우산을 펴거나 접을 때 날렵하게 접히지 않거나 잘 펴지지 않는 것은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산이 자주 고장 나야 버리고 또 새 것을 사지 않겠느냐는 우산제조업자들의 얄팍한 상혼이 더 크게 작용하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반세기 전 비닐우산을 들고 다니면서 겪던 불편을 이젠 소재만 다른 박쥐우산을 통해서 여전히 같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은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최첨단 전자기술로 세계 유수의 스마트 폰이며, 노트북, 그리고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인 한국에서 이렇게 조잡한 우산 제작으로 요즘처럼 잦은 비속에서 자칫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불신과 비아냥거림 받는 원인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 관계 당국에서도 보다 엄격한 품질 관리로서 이런 조악한 우산의 생산을 막고, 나아가 외국인들에게 국위를 손상시키는 일도 없도록 해야 겠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도 이젠 서양의 중후한 중년노인들이 접힌 박쥐우산을 마치 지팡이처럼 짚고 다니는 그런 멋진 모습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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