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경제연구원, 공시의 경제적 영향 분석 발표…매년 17조9,139억원 손실
대한민국은 ‘공시공화국’라 말이 나올 정도로 수많은 청춘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국가직 9급 공채에만 22만8,36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 같은 공시 쏠림 현상은 경제 내 ‘질 좋은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고용창출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 사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청년들의 공시 쏠림 현상이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는 통계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5일 발표한 ‘공시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한국 사회가 매년 17조9,139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에서는 공시생들이 취업을 준비할 경우 모두 취업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 공시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였다. 우선 공시생들이 취업하여 경제활동에 참여할 경우 1년 동안 발생하는 생산액은 15조4,441억원으로 추정하였다. 그리고 공시생들이 직장을 다니며 얻는 소득을 소비하는 액수는 6조3,249억원으로 추산됐다. 즉 공시생들이 취업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의 총액이 21조7,690억원이었다.
반면 공시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면서 지출하는 액수는 1년 동안 4조6,260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경제적 순기회비용(순기능적 지출-역기능적 기회비용)은 17조9,113억원으로 2016년 명목 GDP 대비 약 1.1% 규모라는 결론이다.
또 공시생의 범위는 2016년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에서 집계된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 498만 명 중 5.2%인 25만 7천명으로 확인됐다. 공시생 1인 당 연간 지출액은 조사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시생의 지출 범위는 월 100~150만원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연간 1,800만원 수준으로 이라고 가정하고 경제적 순비용을 계산하였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공시생의 증가는 경제주체의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측면도 있지만,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시험 준비에 그 능력을 집중하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판단된다”며 “경제적 기회비용 측면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포함되어 단기적으로 생산과 소비에서 큰 규모의 경제적 기회비용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제 내 인적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악화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성장잠재력까지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한편, 2011년 이후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감소한 가운데, 공시생의 수는 오히려 증가하였다.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는 2011년 537만4천명에서 2016년 498만 명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일반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은 2011년 약 18만5천명에서 2016년 25만7천명으로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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