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동안 “보수주의”, “진보주의” 및 그 아류로서 “주도적 보수주의, 개혁적 보수주의”, “안정적 진보주의, 점진적 진보주의” 등 무수한 주장이 있어 왔다.
그 주장의 내용과 실체는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를 거론하는 사람들이 각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는 짐작은 간다. 내가 보기에는 “보수주의”는 과거의 잘못된 정책·제도, 악습적 관행을 고치지 않으려는 태도로 비춰지는 것이 자장 큰 단점이라고 본다. 한편 “진보주의”는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기득권자에게 불안감을 주는 다시 말하면 법적 안정성을 해지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점일 것이다. 이런 점을 불식시키기 위하여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보수주의, 진보주의”의 앞에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용어를 덧씌우는 같다.
다시 말하면 위의 어느 주의를 기본입장으로 하든, 모두 상대편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점을 완화하려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양주의 어느 것도, 계속되어온 우리의 미풍적 전통문화, 기타 바람직한 제반 제도를 부정하지 않고, 또 위법·악습적 관행을 개혁해야 한다는 동일 주장을 하는 것 같다. 따라서 정치중립적으로 말하면, 어느 한 쪽에서 치우치지 않고, “형평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점을 강조하는 점에서는 같다.
그런데, “보수주의”는 잘 사는 자, 대기업, 갑의 지위를 갖는 자 등에게는 바람직한 태도로 비춰지고, “진보주의, 개혁주의자”들에게는 보수주의는 법적 안정성이라는 명분으로 현 상태의 유지로 비춰지고 있다. 국가·사회의 기존제도의 유지·개폐면에서 볼 때, “보수주의자”들은 상당한 힘을 갖는 계층이고, “진보주의자”들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계층이 상당수다. 이렇게 볼 때, “보수주의자”들은 자기들을 “온건주의자”, “법적안정의 중시자”로서 이미지를 내세우고, “진보주의자”들을 “급진적인 불안한 급변 추진자”들로 인식되도록 비난한다.
그러나 “진보주의자”들 편에서는 이런 주장을 하고, 그들이 소극적 태도를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적 사고로 본다. 기존 정책·제도, 악습적 관행이 “빈익빈, 부익부”라는 현상을 더욱 깊게 초래하였다는 통계적 수치의 관점에서 보면, “진보주의자”가 승리할 수 밖에 없다.
우리 현실을 볼 때, 그런대로 부를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계급층은 소수이고, 대다수 국민은 삶에 허덕인다. 이렇게 보면, 선거에서 보수주의자들은 소수의 지지자를 확보할 수 밖에 없고, 불행한 국민 다수는 “개혁적 정치세력”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보수주의”노래만을 부르고 있는 어느 당은 참으로 무기력하고 답답해 보인다. 보수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분명히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정치상황에서 볼 때 대통령을 역임한 자에게 엄청난 형이 선고되었고, 또 한 사람의 전직 대통령도 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구 정치인들은 그 두 사람과 연대책임유사의 지위에 놓여있고 보면, 지금 주장과 구 인물로는 국민다수의 지지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 새로 창당을 한다는 태도로 새 인물·젊은 인물들을 대량영입하고, 새로운 정강을 내세워야 한다. “지역감정”에 의존하던 안이한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각 신문에 보도된 나의 정치논평에 대하여 “정치현실”을 모르는 어설픈 논평으로 보지 말자.
다만, 나는 “누구의 뱃속에도 변은 있다”는 진실적 현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지금의 사고와 정치구호로는 당을 재건하지 못한다. 국민의 지금의 정부를 지지하는 원인을 깊이 분석하라. “중도보수론”, “개혁적 보수론”, “적극적 보수론” 등의 말장난은 모두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하다. “적극적 개혁정치”의 면모를 보여라. 지역 감정을 허무는 정책이 제대로 나오면, 다음 선거에서 보수주의자는 더욱 실망스런 참패를 하게 될 것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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