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세상의 창] 파이 데이 - 정승열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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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파이 데이 - 정승열 법무사

김민주 / 기사승인 : 2020-05-04 08: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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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특별히 즐겁거나 슬픈, 혹은 분하거나 억울했던 날을 기억하기 마련이다. 물론, 나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기념일은 물론 나라에서 기념하는 경축일도 많다.

 

게다가 근래에는 기업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기념일을 만들어서 상업화하는 것을 지켜보면, 그들의 기발한 상술에 놀라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지내기엔 시류에 너무 뒤떨어진 것 같고, 그렇다고 하나라도 놓칠세라 철저하게 따르다가는 주체성 없이 세속적인 인간으로 추락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2월 14일을 밸런타인데이(St. Valentine’s day)라고 하여 즐기고 있다. 밸런타인데이는 로마 시대 클라우디우스 2세(Claudius II: 214~270) 황제가 젊은이들이 결혼을 핑계로 삼아 군대 소집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결혼 금지 명령을 내렸을 때, 성 밸런티누스(Valentinus: 226~269) 주교가 황제의 명령을 어기고 젊은이들의 혼배성사를 집전한 죄로 순교 당한 날인 2월 14일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그런데, 19세기에 이르러 영국에서는 이날을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삼았다고 한다.

 

이 제도를 일본의 어느 초콜릿 회사가 도입하여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초콜릿을 선물하는 일본식 밸런타인데이 광고로 초콜릿 판촉을 시작하고, 그 한 달 뒤인 3월 14일에는 반대로 남성이 여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화이트데이(White day)를 만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밸런타인데이와 달리 화이트데이는 근거나 역사도 없는 일본식 상술의 하나이다. 그런데도 이런 국적 불명의 기념일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가소롭다.

 

그런데, 파이 데이(Pi Day)라는 기념일에 대하여는 적잖게 놀랐다. 사실 처음에는 파이 데이가 파이나 피자를 판촉하기 위한 피자 판매회사 등의 홍보성 기념일인가 싶었지만, 의외에도 수학자가 원주율(圓周率)의 근삿값인 3.14를 기념해서 3월 14일을 ‘원주율의 날’ 혹은 ‘파이의 날’이라고도 한다는 말에는 쓴웃음을 지었다.

 

평소 수학에는 그다지 관심이 적어서 그런지 몰라도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날 수학자들이 모여 ‘사과 파이’를 먹으며, 원주율(3.14159 26535 89793 23846 26433 83279 50288 41971 69399 37510 …….)의 끝자리 숫자 많이 외우기 시합을 벌인다고 한다. 그것도 원주율 3.14159에 맞추기 위해서 오후 1시 59분에 기념식을 한다는 것이다.

 

원주율이란 문자 그대로 원의 둘레, 즉 원주(圓周)의 길이로 정의하는 비율이다. 원주율의 그 공식은 원둘레(c)는 지름(d)에 π를 곱해서 구할 수 있다(c=πd). 즉, 반지름이 r, 원주의 길이를 ℓ이라고 할 때 ℓ과 지름 2r의 비는 r과 관계없이 일정하며, 원주율의 값은 3.141592…..등 끝없이 이어지는 무한소수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근삿값만 약 3.14159265로 표시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원주율의 값은 반복되는 구절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이런 원주율을 가장 정확하게 계산한 학자는 BC 205년경 그리스 학자 아르키메데스(Archimedes: BC 287~BC 212)라고 하며, 그리스에서는 ‘아르키메데스의 수’라고 말한다.

 

1600년경 독일의 수학자 루돌프 판 코일렌(Ludolph van Ceulen :1540~1610)은 소수점 아래 35자리까지의 원주율을 계산하고, 그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겨서 묘비에 새겨 넣을 정도였다고도 한다. 독일에서는 그의 이름을 따서 원주율을 [루돌프 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1748년 스위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오일러(Leonard Euler: 1707~1782)가 파이(π)를 원주율의 기호로 삼았다. 사실 오늘날 초정밀 계산해야 하는 항공기나 기상관측 분야에서도 3. 이하 소수는 30단위까지만 계산한다고 하니, 일반인들에게 6자리 이상을 기억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의견도 많다. 현재까지 가장 초정밀 수치는 2002년 12월 일본 히타치사가 만든 슈퍼컴퓨터가 10진수 표기를 1,240,000,000,000자리까지 계산할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이 하도 급변하다 보니 학교 교육에서 배운 지식만으로는 살 수 없는 시대라고 하지만 파이 데이란 정말 피부에 닿지 않는 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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