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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국민주택 - 정승열 법무사

김민주 / 기사승인 : 2020-05-07 1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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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JPG
 
전통적인 우리의 주거 형태는 목조 초가가 대부분이었고, 부자나 일부 관리들은 기와집에서 살았다. 또 집은 단층이 원칙이었다가 일제강점기에 ‘목조 2층 주택’이 들어섰다. 1932년에는 서울 충정로에 5층짜리 유림아파트가 처음 건축되더니, 그 뒤 혜화동에도 4층 목조아파트가 들어섰다.

 

해방 후인 1959년 종암아파트와 1961년 마포아파트가 우리 손으로 지은 근대식 아파트가 세워졌지만, 본격적인 아파트는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부족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하여 허허벌판이던 강남의 반포, 여의도, 잠실에 대규모 아파트가 건설되면서부터였다.

 

그 후 한 세대를 지난 2002년 6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고, 2016년 12월 말 주택보급률은 102.3%가 되었다. 2018년 말 현재 주택보유율은 103.3%이고, 자가보유율은 2016년 말 현재 56.8%에서 57.7%로 제자리걸음이다. 참고로 주택 형태는 단독주택 33.3%, 연립주택 2.2%, 다세대주택 9.3%, 아파트 49.2%. 비주거용 건물 1.7%, 주택 이외 거처가 4.4%이다.

 

외국의 법제는 어떤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주택법상 주택은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나누고 있다(주택법 제2조 1호). 단독주택은 순수한 단독주택, 다중주택, 다가구주택으로 나누고, 공동주택은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아파트로 세분된다.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은 660㎡ 이하인지 아닌지에 따라 구분되고, 연립주택과 아파트는 5층 이상으로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구별된다.

 

여기에 2009년 5월 서민과 1~2인 가구를 위해서 도시형생활주택이란 소규모 주택을 도입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가구 이상 150가구 미만으로만 지을 수 있으며, 단지형 다세대(전용면적 85㎡ 이하), 원룸형(12~50㎡), 기숙사형(7~20㎡)으로 나뉜다. 주택법 시행령에서는 세대별 주거전용면적을 50㎡ 이하일 것으로 정했다.

 

문제는 주택법에서 아파트 전용면적 85㎡ 이하를 국민주택으로 정하고, 소형주택과 공공임대는 6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1972년 주택법을 제정할 당시 한 가구 평균 가족을 5명으로 1인당 생활공간 5평으로 환산한 면적인데, 이후 5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아서 현실과 맞지 않는 점이 많다.

 

물론 그사이에 핵가족화가 되면서 가구당 가족의 숫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가구원의 평균 체격도 커지고, 또 TV, PC, 식탁, 소파 등 50년 전과 달리 가재도구가 많이 늘어난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용면적 85㎡를 넘는 순간 세금 폭탄을 맞게 되어서 건설사들이 분양하는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아파트를 ‘84. xx ㎡’로 짓고 있다.

 

그리고 준공검사만 마치고 나면, 즉시 베란다며 발코니 확장이 가능하도록 편법 건설을 다반사로 하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주택 1,760만 호 중 36%인 632만 호가 60㎡ 초과 85㎡ 이하이고, 그보다 더 큰 규모인 85㎡ 초과 100㎡ 이하는 84만 호로 전체의 5%에 불과하다. 원룸에 사는 가구는 13.4%가 2인 이상인데, 우리의 1인당 주거면적은 31.7㎡로서 일본의 40.2㎡, 영국의 40.9㎡보다 약 9㎡ 정도 작고, 미국의 65㎡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물론, 이 면적은 주거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마당이나 발코니 등의 부수적인 공간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는 가구별 현상을 면밀하게 파악해서 소형주택과 국민주택의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할 것이다.

 

또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려면 아무리 식구가 많아도 59㎡에 입주할 수밖에 없다. 서울의 30세대 이상 아파트 중 36.6%는 80∼85㎡이고 19.4%는 55∼60㎡ 규모다. 2020년 2월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연령대별·성별 1인 가구 증가 양상과 주거특성에 따른 정책 대응 방향’을 보면, 1985년 6.9%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2017년 28.5%로 30년 동안 8.5배나 증가했으며, 2047년에는 83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7.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공동주택이 세계적 추세인 시점에 ‘넓은 집 타령이 웬 말이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생활공간도 확대되는 점을 간과한 주거면적 규제는 현실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즉, 집은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더 이상 순수 주거의 공간일 수만은 없다. 또 우리 자녀세대의 건강한 생활과 새로운 시대의 공간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주거기준을 도입하고 충분한 면적을 가진 양질의 주택을 지속해서 공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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