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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부_정승열 법무사(대전)

전정민 / 기사승인 : 2020-06-11 1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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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라는 건국 이래 유례없는 국가재앙을 겪으면서 정부는 국민 생활 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하여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 재산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고, 지급 기준은 가구당 1인 40만 원, 2인 60만 원, 3인 80만 원 4인 이상 100만 원을 한도로 했다.

 

지난 5월 4일부터 6월 3일까지 신청받은 결과 총 지급대상 2171만 가구 중 99.1%인 2152만 가구에 신청했으며, 금액상으로는 14조 2448억 원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청 2주 만에 대상자의 90%가 받을 정도로 몰렸다가 점점 신청이 둔화하여 총 대상 95.1%에 해당하는 13조 5427억9700만 원이 지급되고, 미신청 19만 가구의 재난지원금 7290억 원은 자동 기부 처리될 것 같다.

 

본래 기부는 이기적인 인간의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신성한 행위로서 각박한 세상에 단비 같은 행복 바이러스이다. 따라서 기부를 하거나 기부받은 돈을 쓰는 사람 모두 존중받고 소중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기부는 위법을 저지른 자들의 면피성 피난처도, 돈 많은 사람의 팔을 비틀어서 억지로 받아내는 돈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상위계층 30%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의 기부를 ‘반강요’ 했고, 미신청 가구, 수령자 중에서 미사용액을 모두 합친다 해도 기부액은 8000억 원을 넘지 않아 보인다. 이로써 정부·여당에서 기대하던 ‘제2의 금 모으기 운동’이니, ’2조 원 기부 달성’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한편, 4월 총선과 관련하여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사회단체 활동을 벌였다가 여권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모 씨의 기부금 운영방식에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가난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온 우리에게 기부는 보잘것없었으나, ‘두레’라는 공동체 의식이 면면히 유지됐다. 근래에는 국제적 수준의 대기업이 출현하면서 양상이 크게 변했지만, 그들은 수해나 한해(旱害) 그리고 연말이 되면 반 강제식 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대기업들은 이것을 준조세라 치부(致簿)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는 가진 자들이 보여주는 일회성 선심 행위보다 순진무구한 초중고 학생들, 청소부, 파출부 등 이름 없는 다수 서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피땀 어린 돈, 그리고 이들의 헌혈로 굴러가고 있다. 기부란 이런 것이다.

 

또, 이들 대기업의 기부금을 비롯하여 정부의 지원을 받는 사회복지단체도 국민의 피 같은 기부금을, 또 이름 없는 서민들의 종성이 밴 적은 금액이나마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덕목의 하나이다. 그러나 정부나 사회단체 모두 ‘기부’를 ‘공돈’으로 인식하다 보니, 정부의 상위계층 30%에게 긴급재난기부금 기부 요구나 사유재산에 대한 노골적인 개입이 놀랍다. 특히 혈세를 이용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비 활성화를 통하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말해서 경기 활성화에 이들 상위 30%는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회단체는 정부로부터 기부금을 많이 받아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이름 없는 다수시민들의 성금을 받지만, 이런 기부를 일종의 ‘눈먼 돈’쯤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이들 단체는 어떤 구실을 붙이든지 사용(私用)하려는 경향이 많은데, 일부 진보 진영에서는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의 행위에 대하여 ‘기부 모금이나 사용을 정밀하게 쓰지 못한 것이 무슨 큰 잘못이냐?’는 식으로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보이고, 또 여당 대표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발언에는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이런 행태가 곧 이름 없는 서민들의 기부를 서글프게 만든다. 정부도 이들 단체에 지원한 기부금에 대한 사후감사를 철저히 하고, 위법이 발견된 때에는 사법당국에 고발하여 새로운 이정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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