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통령경호처 7급 면접대비반 : 주중반(9/7 개강) ·주말반(9/13 개강)

영어면접과 토론면접의 질문과 대답
1993년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고 문민정부를 수립했다는 자부심에 한껏 고양돼 1994년부터‘세계화’를 주창하기 시작했다. ‘세계화’라는 용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한 정책은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좌초됐다.
세계화나 국제화가 무엇인지 파악도 하기 전인 2000년대 이후 글로벌화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의 급격한 보급과 영어 활용의 확산이 글로벌 공동체(community)를 구축하는 자양분으로 작용한 것이다.
글로벌화로 외교관의 전유물이었던 외교정책을 대통령이 주도하면서 경호관들의 국제화도 불가피해졌다. 단순히 북한 간첩의 암살 기도를 저지하는 육탄 방어 수준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현지 VIP 경호관들과 협업이 필요해 영어 구사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스킬(skill)이 중요해졌다.
경호처 면접에서 영어와 토론, 개인PT 등을 중요시하게 된 이유다. 영어만 예로 든다면 초보적인 대화를 넘어 고차원적인 교류가 가능한 수준이 요구된다. 수험생이 영어면접과 토론면접에 대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 원어민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을 하는 수준이면 충분해

경호처는 올해 설명회에서 영어면접은 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채용 공고의 면접 내용에는 영어 구사능력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영어면접을 별도로 치르지는 않지만 인성면접 혹은 심층면접 과정에서 질문의 하나로 포함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영어면접의 질문은 개인 파악과 전공 지식 측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지원자를 파악하기 위해서 자기소개, 지원한 이유, 주변 사람에 대한 묘사 등의 질문이 이어진다. 자기소개를 예로 든다면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인 이름, 나이, 학교, 가족 관계 등을 포함시키는 것은 특색이 없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 지원한 이유 등을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
수십 년간 외국어 능력을 기초로 생업을 영위해온 필자도 자기소개는 능숙하게 하지 못한다. 무엇을 기초로 자신을 설명할 것인지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제 겨우 약관의 나이를 넘어선 수험생도 당혹스럽기는 매한가지라고 판단된다.
다음으로 전공에 관련된 질문은 연방국가, 법치주의, 독재국가, 권력자의 차이점, 브렉시트(Brexit), 폭발물 처리장치, CCTV, IoT 등을 정의하거나 특성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한국어로 설명하기도 벅찬데 영어로 하라고 하니까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면접과정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주제별로 살펴보면 연방국가는 정치외교학과. 법치주의는 법학과, 브렉시트는 경제학과 등에게 각각 질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호처에서 사용하는 장비인 폭발물처리장치, CCTV, IoT 등은 정보통신 직렬의 전공 지식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수험생이 영어면접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은 너무 심도 깊은 답변보다는 일반적인 내용을 잘 정리하는 것이다. 경호관 모두가 현지인처럼 영어에 능숙할 필요는 없다. 현장에 투입된 경호관은 원어민의 말을 알아 듣고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 불규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복잡계를 대비하기 위한 토론 면접

토론면접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지원자의 생각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한국인은 서양인과는 달리 토론에 익숙하지 못한 편이다. 학교에서 교사 중심의 주입식 교육 방식이 유지되고, 사회에서는 나이 중심의 상의하달(上意下達)이 만연돼 있기 때문이다. 경호처 토론면접의 주제와 대비전략을 살펴보자.
우선 시사 주제는 대학 기여입학제, 반려견을 집에서 키우는 것, 쓰레기 종량제 실명제, 모병제와 징병제, 국회선진화법, 한문 병기, 쌀시장 개방 등에 관련돼 있다. 전회에서 지적했듯이 경호관은 단순히 대통령의 신변 안위뿐만 아니라 심리 경호까지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올바른 국가관과 사회관을 갖는 것이 경호업무 수행에 필수적이다. 대통령의 정책에 적대적인 태도(attitude)를 가진 경호관이 목숨을 걸고 대통령의 안위를 책임질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진보와 보수정부가 10년 주기로 교대 집권하는 것도 공무원들의 정체성(identity)에 혼란을 초래했다. 일부 한심한 공무원들을 “영혼이 없다”거나 “시키는 일만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공무원들은 스스로 자신을 폄하해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에 들어선 것이다.
다음으로 상황 판단을 위한 토론 주제는 사막에서 고립됐는데 생환할 방법, 특정 극단적인 상황에서 고립됐는데 대응방안, 평창동계올림픽의 준비가 부족한데 진행할 것인지 여부 등으로 다양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시사적인 주제이고 나머지 2개는 경호관의 직무와 관련돼 있다.
20대 초·중반의 수험생이 사막이나 극지에 고립됐다가 스스로 생환한 경험을 갖췄을 리는 만무하다. 그렇다면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그동안 배운 지식과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유사한 주제를 다룬 영화를 보는 것도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판단은 정답이 없다. 자신이 선택한 해결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설득하는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관도 완벽한 정답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리산 두메산골에서 자라 산이라면 눈을 감도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한 필자도 열대 밀림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헤맨 경험이 있다.
경호처는 왜 어린 수험생들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토론면접을 요구하는 것일까. 과거에는 한국이라는 콩(?)만한 국가의 매우 안전한 환경에서 경호업무를 수행해 신체적 강화훈련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늘어나면서 미지의 불확실한 경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인에 대응할 두뇌 연마도 불가피해졌다. 이제 한국 대통령경호처의 업무시스템도 새로운 피를 수혈해 불규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복잡계(complex system)에 대응할 체제를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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