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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결핵이라는 이름의 병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1-04-29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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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 법무사.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결핵은 에이즈·말라리아와 함께 WHO가 중점 관리하는 3대 감염병 중 하나로서 보균자가 전 세계인구의 30%가 넘는 약 20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호흡기를 통해서 전염되는 결핵은 야생동물에게는 감염되지 않고, 돼지·닭·집오리 등의 사육조류와 사람에게만 감염된다고 하는데,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위생 상태가 나쁜 지역에서 발병한다.

 

결핵균은 인체의 여러 장기에 기생하지만, 특히 호흡기관인 폐에서 많이 발생하여 결핵이라고 하면 흔히 폐결핵으로 아는 사람도 많다. 결핵균은 우리 몸속에서 아주 느리게 증식하면서 영양분을 소모시키고, 조직과 장기를 파괴하기 때문에 감염 초기에는 기침 이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대부분 감기약을 먹거나 방치하고 있다. 그러나 2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면서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을 할 경우에는 결핵감염이기 십상이다.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때는 이미 병변이 기관지나 혈관을 뚫고 들어갔기 때문인데, 호흡곤란, 가슴통증, 무력감, 피곤함, 미열·오한 등 발열,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결핵은 치료를 받고 완치된 뒤에도 폐 속에 병변이 죽은 세포로 남아있어서 X선을 촬영하면 폐에 작은 흉터가 나타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

 

 

결핵은 산업혁명 직후인 18세기 중반 전 세계에 창궐하여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질병이었다. 다행히 1882년 3월 24일 독일의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가 결핵균 발견과 치료법 연구로 백신(BCG)과 치료약이 나오면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났고, 코흐는 1905년 노벨 생리학상과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세계는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대기오염이 극심하면서도 예방과 퇴치에 무심한 나라들을 위하여 국제 항결핵 및 폐 질환 연맹(IUATLD)을 조직했는데, 1982년 결핵균 발견 100주년을 맞아 WHO가 공동으로 세계 결핵의 날(World Tuberculosis Day)을 제정했다. 우리 정부도 2010년 결핵예방법을 전면 개정하면서 3월 24일을 ‘결핵 예방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해방과 6.25. 전쟁으로 사회가 극도로 혼란하고 주거환경이 열악하던 우리 정부도 1960년대 이후 보건소와 일선 행정기관에서 결핵 퇴치에 노력했다. 결핵 예방을 위하여 생후 1개월 이내 신생아에게 BCG 접종을 의무화했지만, 예방률은 20%에 불과하여 결핵 발병률은 25년째 37개 OECD 회원국 중 1위로 ‘결핵 후진국’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는 매일 65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5명이 목숨을 잃는다.

 

결핵은 흉부 X선이나 가래(喀痰)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워서 ‘투베르쿨린 피부 반응 검사’나 ‘인터페론감마 분비 검사(IGRA)’를 해야 하는데, 우리 국민은 이런 검사에 매우 소극적이다. 또, 약물요법을 시작하면 전염력은 사라지지만, 완치되기까지 최소한 몇 개월이 걸리는데도 우리 국민은 너무 조급해서 조금만 차도가 있어도 금세 복약을 중단함으로써 결핵 치료제에 대한 내성(耐性)을 키우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특히 2개 이상의 결핵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내성이 생길 때에는 그 환자 1명이 10~15명을 감염시킬 정도로 전파 속도도 매우 빠른데, 국내 결핵 감염자의 90%는 잠복 결핵환자로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한다고 한다. 결핵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거나 건강한 산소 호흡을 위하여 조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고, 환경 개선으로 달성될 수 있는 질병이지만, 무지에 가까운 우리 국민들의 인식 탓이 크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에서 결핵이 의심되면, 확진에 필요한 추가 검사(도말·배양 검사 최대 3회, 결핵균 핵산 증폭 검사 1회)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의료기관·산후조리원·학교·유치원·어린이집·아동복지시설 종사자의 결핵 검진을 의무화해 결핵 확산을 막는 노력도 하고 있다. 우리는 물질이 풍부한 현대사회에 만족하지 않고, 정신건강과 육체 건강을 위하여 후진국적인 결핵 퇴치를 위하여 스스로 병원을 찾아가 투베르쿨린이나 인터페론감마 검사를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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