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평오 교수의 고시 프리즘] 제국에서 몰락으로: 이슬람 혁명이 어떻게 이란의 운명을 결정지었나(From Empire to Ruin: How the Islamic Revolution Sealed Iran′s F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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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평오 교수의 고시 프리즘] 제국에서 몰락으로: 이슬람 혁명이 어떻게 이란의 운명을 결정지었나(From Empire to Ruin: How the Islamic Revolution Sealed Iran's Fate)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5-01 1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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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에서 몰락으로: 이슬람 혁명이 어떻게 이란의 운명을 결정지었나(From Empire to Ruin: How the Islamic Revolution Sealed Iran's Fate)




 

▲최평오 교수
한때 페르시아 제국이었던,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명의 심장부였던 이란이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인한 폭격에 시달리고, 경제는 붕괴하고, 국민들은 거의 반세기 동안 공포로 나라를 통치해 온 정권에 맞서 봉기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히 왜 이 전쟁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이토록 깊은 역사적 뿌리를 가진 나라가 어떻게 이 몰락의 순간에 이르게 되었는가이다.

그 해답은 1979년 이슬람 혁명(Islamic Revolution)에 있다.

이란은 단순한 국가가 아니라,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라는 강한 역사적 정체성을 가진 문명권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이란은 그 과거와는 매우 다른 정치 체제를 갖고 있다. 그 전환점이 된 사건이 바로 1979년 이란 혁명이다.

이슬람 혁명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렸을 때, 혁명은 권위주의로부터, 서방 제국주의로부터, 부패로부터의 해방을 약속했다. 그러나 혁명이 실제로 가져온 것은 종교 이념을 국정 위에 놓고, 국민의 복지보다 정권의 생존을 앞세우는 신정 체제(Islamic theocratic regime)였다. 즉 이슬람 혁명은 서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던 왕정 체제를 무너뜨리고, 종교 지도자가 국가 권력을 장악하는 신정 정치 체제를 탄생시켰다. 그 결과 이란은 종교와 정치가 완전히 결합된 독특한 국가가 되었고, 이는 내부적으로는 강력한 통제 체제, 외부적으로는 서방 세계와의 지속적인 갈등을 낳았다. 특히 이란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다수의 수니파 국가들과 달리 소수파인 시아파를 중심으로 한다. 이 종파적 차이는 단순한 신앙의 차이를 넘어 정치적 연대와 갈등 구조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고, 이란은 자연스럽게 중동 내에서 고립되거나 독자 노선을 걷는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또한 이란이 국제 사회에서 '위협적인 국가' 혹은 '불량 국가'로 인식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혁명 이후 형성된 강력한 통제 체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정부에 대한 반대 의견이 억압되고, 시위나 정치적 반대 활동이 강하게 처벌되는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과 여성, 그리고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강경 대응은 국제 사회에서 큰 논란이 되어 왔다. 둘째로, 이란 혁명수비대와 같은 조직의 존재다. 이들은 단순한 군 조직을 넘어 경제, 정치, 외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권력 집단으로, 국가 내 '국가'라고 불릴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다. 셋째로, 역내 무장 세력에 대한 지원이다. 이란은 여러 지역의 무장 단체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중동 전역의 갈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넷째로, 해상 통로와 같은 전략적 요충지를 둘러싼 긴장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지역은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이며, 이곳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곧바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2025년 말, 경제 붕괴와 수십 년간의 인권 유린에 분노한 이란 국민들이 전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1979년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민중 봉기였다. 그러나 신정 체제인 이란 정권의 대응은 한결같았다. 학살, 대규모 구금, 그리고 역사상 가장 긴 인터넷 차단. 자국민 수만 명을 학살해야만 유지되는 정권은 이미 그 정당성을 상실한 것과 다름이 없다.

2026년의 최근 반정부 시위는 무너진 경제뿐 아니라 붕괴한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되었다.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보여 준 정권의 잔혹함은 극에 달했다. 19세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청년에게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고 사형을 선고하고 신속히 집행한 사례는 이 정권이 얼마나 인간의 자유와 인권을 경시하는지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게다가 3만 명이 넘는 시민이 학살되었다는 뉴스도 있다. 이란 정부도 약 5천 명 정도는 사망했다는 발표를 하는 것을 보면 3만 명은 더 될 듯싶다. 이는 수십 년에 걸친 정권의 무능한 통치와 잘못된 우선순위가 남긴 가시적인 결과물이었다. 근대 국가 건설에 쓰였어야 할 석유 수입은 핵 야망과 혁명수비대와 해외 민병대에 쏟아부어졌다. 그 결과는 자원은 풍요롭되 현실은 빈곤한 나라였다.

일부 좌파 성향의 서구 언론(CNN 등)은 미국의 전쟁 개입 명분(엡스타인 파일 은폐설, 중간선거용 전쟁설 등)을 비판하는 데 집중하느라, 정작 이란 시민들이 겪고 있는 처참한 인권 유린 현장에는 눈을 감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물론 어느 나라든 좌파 언론도 있고 우파 언론도 있다.

생각해 보면 신정 체제는 태생적으로 국가의 번영을 만들어낼 수 없는 구조이다. 종교 교리가 경제 정책을 지배하고, 성직자가 전문 관료보다 우위에 서며, 이념적 순수성이 능력보다 중시될 때 쇠퇴는 가능성이 아니라 필연적인 현상이다. 오늘날 이란의 1인당 GDP는 비교 가능한 산유국들이 달성한 수준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화폐는 거듭 폭락했다. 최고의 교육을 받은 인재들은 수십만 명씩 해외로 떠나,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고 지속적인 두뇌 유출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이란은 지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국제 사회에 경제적 고통을 부과하면서 미국의 정치적 의지가 먼저 꺾이기를 기다리는, 인내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역봉쇄로 인하여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이것은 강함에서 비롯된 전략이 아니라 절박함에서 나온 전략이다. 말하자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 없는 이란 정권의 마지막 패인 것이다.

현대 이란의 비극은 전쟁에서 졌다는 것이 아니다. 이란의 존엄을 회복하겠다고 외쳤던 이슬람 혁명이, 45년에 걸쳐 이란을 위대하게 만들었던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해체했다는 데 있다. 지적 전통, 지역 관계, 경제적 잠재력, 그리고 국민의 신뢰까지 말이다.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이란은 미국의 폭탄에 패배한 것이 아니라 1979년에 이미 패배했다고.

최평오 교수

고려대학교 법학과 박사과정 수료(민사소송법 전공)
한국 민사소송법학회, 민사집행법학회, 도산법학회 회원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민사절차법연구센터 전임 연구원
특허청 및 특허심판원 민사소송법 전임교수(2008.3∼2018.2)
한림법학원·한국법학교육원 등 민사소송법 대표교수(1995.7~2011.7)
한빛변리사학원 민사소송법 전임교수(2005.1~2025.10)
(현) 인덕종합관리(주) 법무 본부장(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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