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에만 지급하는 명절 상여금은 정당할까?”
![]() |
▲박대명 노무사 |
이는 우리나라 헌법에서 천명한 평등이념을 근로조건에서 구현하여 근대적 노사관계를 확립하려는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러나 헌법상의 평등은 절대적 평등이 아닌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을 허용하는 상대적 평등으로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서의 균등한 처우 역시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경력, 근로형태, 직급, 업무성적, 능력 평가 등)가 있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
가끔 사업주들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하여 미등록을 이유로 하여 퇴직금이나 연차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는 질문을 하는데 만약, 미등록을 이유로 또는 한국 국적이냐 외국 국적이냐를 이유로 하여 차별적으로 퇴직금 등을 지급한다면 임금체불에 해당함은 물론이고 근로기준법상의 균등한 처우 위반에도 해당이 될 소지가 있다.
몇 년 전 한 아파트단지의 입주자 대표와 미화원이 추석 상여금과 관련하여 함께 사무실로 내방하여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 아파트는 외부 용역업체를 통하지 않고 경비원과 미화원을 모두 자치관리 방식으로 직접 고용하고 있었는데 추석을 앞두고 입주자대표회의는 회의를 통해 경비원 2명에게 각 10만 원씩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지만 미화원 2명에게는 예산이 없다며 별도의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을 하였다.
이에 대해 미화원 중 한 명은 "같은 아파트에서 같은 입주자들을 위해 일하는데 왜 우리는 아무것도 못 받느냐"며 문제를 제기하여 입주자대표와 미화원간 다툼이 생겨 누구의 말이 맞는지 노무사에게 확인받아 보자며 온 것이었다.
먼저 입주자 대표는 “경비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교대근무로 근무를 계속하는 반면, 미화원은 연휴 기간 근무하지 않으며, 경비원은 주민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이 많고, 고충 처리 등 민원 응대 역할도 수행한다. 추석 상여금은 단순히 감사의 의미에서 일종의 격려금 성격으로 일회성 지급을 하기로 정한 것으로 이는 사용자인 입주자대표의 재량사항으로 근로조건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였다.
반면 미화원은 “상여금이나 선물 등 일회성 복지라고 하더라도 같은 아파트에서 같이 근무하는 근로자 간 상여금을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그 합리성이 없으므로 지급할 것이면 다 같이 지급하고 아니면 다 지급하면 안 된다”고 주장을 하였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맞을까?
판례의 경우 경비원과 미화원이 아파트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지만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한 사용자의 관리 아래 근무하면서 유사한 수준의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일방에게만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비슷한 사례에서 정당한 사유 없는 차별로 보아 직종 간 차별적 처우 개선 권고를 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해 드렸다.
이후 입주자대표가 추석 상여금을 실제로 어떻게 지급하였는지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경비원과 미화원은 서로 다른 업무를 수행하지만, 아파트라는 동일한 공동체 공간에서 함께 아파트는 지켜가는 동반자이자 동료라는 점을 입주자대표도 인식하고 서로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잘 마무리하였기를 바라본다.
박대명 노무사
제16회 공인노무사 시험 합격 | 경북지방노동위원회 | 중앙노동위원회 국선노무사 |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민사·가사 조정위원 |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 형사조정위원 |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 직장내 성희롱·성차별 전문위원 | 대구경북노무사회 부회장 | 포항경주노무사분회 분회장
[저작권자ⓒ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