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육아, 가장 큰 걱정은 ‘질투와 경쟁’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갈수록 ‘분반’ 선호 증가
재학 중 가장 큰 고민...‘독립된 정체성 확립’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쌍둥이 부모들이 양육과 교육에서 겪는 어려움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설문 결과가 공개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이삼식)가 쌍둥이 가정을 대상으로 한 ‘제4차 육아공감 캠페인’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생 자녀를 둔 1,343명의 쌍둥이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양육과 교육에서 느끼는 주요 고민과 선호도 등을 분석했다.
설문에 따르면, 쌍둥이 부모의 68.9%가 자녀 간 동등한 친구 관계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31.1%는 서열 구분을 지지했다. 특히 어린이집·유치원 연령의 자녀를 둔 부모는 친구 관계를 선호하는 비율(78.4%)이 높았으나,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갈수록 친구 관계와 서열 구분 간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쌍둥이의 성향에 따라 관계나 역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때문에 서열 구분보다 이름으로 부르며 동등하게 대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교육에서의 주요 고민으로는 쌍둥이 간 질투 및 경쟁의식 대처(30.7%)가 가장 높았다. 이어 △기질 차이에 따른 교육 방향 설정(25.8%), △애정 분배로 인한 정서적 결핍 우려(19.4%) 등이 뒤를 이었다.
육아정책연구소 김나영 연구위원은 “쌍둥이는 비슷한 성장 환경 속에서 다른 형제자매보다 더 강한 질투와 경쟁을 경험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제별 부모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육·교육기관에서의 반 배정에 대해 쌍둥이 부모 53.4%가 합반, 46.6%가 분반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합반 선호가 높았으나, 초등학교 3학년 이상에서는 분반 선호도가 62.7%로 증가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독립된 정체성 확립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
쌍둥이 자녀 입학 시 가장 큰 걱정은 동반 입학 가능성 여부(29.6%)였으며, △규칙 습득과 교우 관계 형성(26.1%), △쌍둥이 간 관계 변화(24.1%)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어린이집·유치원 부모는 동반 입학을, 초등학교 저학년 부모는 돌봄교실 운영 여부를, 고학년 부모는 교우 관계 형성을 주요 우려로 꼽았다.
쌍둥이 자녀가 재학 중일 때 부모의 가장 큰 걱정은 독립된 정체성 확립(37.6%)으로 나타났다. 이어 △원만한 교우 관계 형성(32.7%), △학업 성취도 차이(18.7%) 등이 주된 우려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쌍둥이의 독립적 성장을 위해 각 자녀의 기질과 특성을 존중하며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쌍둥이 부모들의 고민이 양육과 교육에서 얼마나 다양한지 보여준다”며, “쌍둥이 가족이 개별 자아를 형성하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쌍둥이 가족 행복 네트워크’를 통해 쌍둥이 가정의 부담을 줄이고, 국회 저출생 대응 포럼 등과 연계해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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