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행된 소방·9급 공무원에 이어 2014년도부터 순경 공채(101단 포함) 시험 과목이 개편되었다. 기존의 한국사, 영어,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의 필수 5과목 중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이 선택과목으로 분류되고, 국어, 사회, 수학, 과학이 고교이수과목선택제로 도입되면서 올해부터는 한국사, 영어 필수 2과목과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중 선택 3과목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에 경찰청은 “선택과목 간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조정점수제를 시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고교이수과목 선택제가 도입된 타 공무원시험에서도 수험전문가들과 수험생들로 하여금 혼란을 주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된 조정점수는 쉽게 말해 서로 다른 시험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성적을 동일한 척도 상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변환한 점수이다. 이러한 조정점수제는 과목 간 난이도에 따른 점수 차이를 보정하는 효과를 주기 위해 선택과목이 도입된 대부분의 국내시험에서 도입·시행하고 있으나 열심히 노력하여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낮았다는 이유로 터무니없이 낮은 점수가 나오기도 하며, 조정점수 산출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수험생들은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늘상 문제가 되었던 “법을 모르는 경찰관 양성”에 대해서도 ‘합격 후 교육을 강화한다’는 두루뭉술한 대책 외에 속 시원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 상태이다.
경찰청은 이번 채용시험 선택과목 조정점수제에 관련하여 “조정점수 산출시 원점수 100점이 70점이 되는 등 점수가 하락하여 문제점이 발생한다는데?”라는 질문에 “조정점수는 서로 다른 시험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성적을 동일한 척도 상에서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조정한 것으로 점수 크기는 과목평균과 표준편차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하며 “조정점수 산출시 반드시 점수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며, 평균, 표준편차, 개별 수험생의 성적에 따라 상승할 수도 있다”며 두루뭉술한 대답으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를 전해들은 한 수험생은 “점수가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은 결국 ‘복불복’이라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등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역시 조정점수제에 대한 불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택과목 조정점수 도입으로 공통과목이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데에 대한 해명으로는 “선택과목 조정점수제 실시로 공통과목의 비중이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모든 응시자가 동일하게 필수 2과목, 선택 3과목을 응시하는 상황에서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풀어 보면 결국 합격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역시 한국사와 영어에 매진하여 공통과목의 점수를 크게 올리는 것이 답이라는 것이다.
경찰청은 선택과목 개편과 관련하여 과락기준에 대해서 “원점수와 조정점수 어느 하나라도 40점 이상일 경우 과락을 면하는 것”이라며 사시, 노무사, 국가직(지방직) 9급 공채 시험 역시 같은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고교이수과목은 일반 공채에만 해당하며 경찰행정 특채는 경찰학개론, 수사, 행정법, 형법, 형사소송법의 과목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다. 당연 조정점수제도 해당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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