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올해 경찰 수험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혼란과 풍요로움이 교차하는 한 해’였다. 올해부터 경찰공무원 시험에도 고교이수과목이 도입되면서 ‘일반직’ 공무원 수험생들의 유입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채용 인원은 ‘역대급’을 기록할 정도로 대규모 채용이 이루어지면서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에게 2014년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든 한 해였다.
■경찰청 ‘고교과목’ 도입 발표
지난해 경찰청은 “고졸자 채용확대 및 능력위주의 우수한 인재 선발을 위해 2014년부터 순경공채 시험과목에 고교과목인 국어, 사회, 수학, 과학을 선택과목으로 도입하게 되었음”을 알렸다. 즉, 변경 전 필수 5과목(한국사, 영어,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이었던 시험과목이 변경 후에는 필수 2과목(한국사, 영어)과 선택 3과목(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중)으로 개편되었다.
그동안 경찰 수험가는 시험과목의 특성상 경찰만의 독자적인 수험 영역을 구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교과목이 도입되면서 경찰 수험 영역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이제는 경찰 수험영역으로 일반직 공무원 수험생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 경찰 수험 생태계에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일반직 수험생의 ‘유입’
이러한 일반직 수험생들의 유입은 경찰 수험생들에게는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우선 수험생 규모를 놓고 보면 일반직 수험생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올해 일반직 9급 시험의 응시인원은 13만8천여명으로 올해 하반기 순경 공채 응시인원 6만1천여명의 두배를 훌쩍 뛰어 넘는다. 또한 합격선의 경우 일반직 9급 합격선(올해 395.07점)이 순경 합격선(비공개)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경찰 수험가를 위협하는 일반직 수험생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순경 시험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고교과목이 순경 시험과목으로 도입되기 전과 후의 응시인원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고교과목 도입 전인 ’13년 2차 순경 채용시험 응시인원(일반)이 35,649명이었던 것에 비해 도입 후인 ’14년 1차 순경 채용시험 응시인원(일반)은 50,669명으로 무려 15,000여명 가까이 응시인원이 증가하였다.
물론 아직까지 일반직 수험생의 전체 규모에 비해 순경 시험으로 유입된 인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시간이 흐를수록 일반직 수험생의 러시는 늘어날 전망이다. ■순경 ‘역대급’ 대규모 채용
이처럼 고교과목의 도입과 그로 인한 일반직 수험생들의 유입으로 경찰 수험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불행 중 다행으로 올해 ‘역대급’의 대규모 채용이 이루어지면서 작년에 이어 많은 수험생들이 구제되었다.
올해 1차 순경 채용인원 2,982명(▲일반 2,582명 ▲경행특채 280명 ▲101경비단 120명), 2차 채용인원 3,560명(▲일반 2,790명 ▲경행특채 280명 ▲전의경 370명 ▲101경비단 120명)으로 올해 한 해만 총 6,542명의 경찰공무원이 탄생했다.
2012년 2,130명 선발, 2013년 5,714명 선발에 이어 올해 6,542명 선발하면서 순경 채용인원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3차 채용이 예정되어 있는 내년도 채용에서도 대규모 채용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올해의 경쟁률 A to Z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채용이 이루어지면서 합격이 한결 쉬워졌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늘어난 채용인원만큼 응시인원이 늘어나면서 경쟁률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반직 수험생의 유입으로 오히려 작년보다 경쟁률은 더욱 치솟았다. 작년 2차 채용시험 경쟁률이 ▲일반(男) 10:1(2,534명 선발, 26,151명 응시) ▲일반(女) 16:1(588명 선발, 9,498명 응시)을 기록하였다면, 올해 1차 채용시험 경쟁률은 ▲일반(男) 19:1(2,070명 선발, 38,653명 응시) ▲일반(女) 23:1(512명 선발, 12,016명 응시)을 기록하며 남자의 경우 경쟁률이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올해 2차 채용시험 경쟁률은 ▲일반(男) 15.1:1(2,232명 선발, 33,881명 응시) ▲일반(女) 24.2:1(558명 선발, 13,514명 응시)을 기록하며 1차 때와 비슷한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경행특채의 경우 ▲1차 채용 13:1(280명 선발, 3,775명 응시) ▲2차 채용 17.1:1(280명 선발, 4,804명 응시)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101단의 올해 경쟁률은 ▲1차 채용 10:1(120명 선발, 1,166명 응시) ▲2차 채용 12.2:1(120명 선발, 1,466명 응시)을 기록하였다.
한편, 순경시험은 전체 경쟁률보다도 지역별 경쟁률 격차가 극심한 편이다. 각 지방청 별로 선발인원이 매번 다르기 때문이다. 올해 1차 채용에서 ▲일반(男) 54:1(40명 선발, 2,158명 응시) ▲일반(女) 71:1(10명 선발, 710명 응시)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대구의 경우 2차 채용에서는 ▲일반(男) 11.3:1(190명 선발, 2,154명 응시) ▲일반(女) 17.8:1(40명 선발, 714명 응시)의 큰 폭으로 떨어진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치안수요가 많은 서울과 경기의 경우는 올해 역시 일정 규모 이상의 인원을 선발함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인 경쟁률을 선보였다. 서울은 1차 채용에서 ▲일반(男) 22:1(280명 선발, 6,199명 응시) ▲일반(女) 38:1(50명 선발, 1,894명 응시) 2차 채용에서 ▲일반(男) 16.4:1(416명 선발, 6,838명 응시) ▲일반(女) 33.8:1(94명 선발, 3,185명 응시)을 기록하였고, 경기는 1차 채용에서 ▲일반(男) 11:1(840명 선발, 8,826명 응시) ▲일반(女) 14:1(210명 선발, 2,988명 응시) 2차 채용에서 ▲일반(男) 18.4:1(310명 선발, 5,708명 응시) ▲일반(女) 37.0:1(60명 선발, 2,220명 응시)을 기록하였다.
송성훈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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