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 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출판사 :은행나무
주변 지인들이 간혹 나에게 재밌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한다. 나는 책을 쉽게 추천해주지 않는 편인데, 내가 재밌게 본 책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는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상대의 성향이나 기분을 먼저 파악하고자 한다. 이후 책을 읽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비로소 그 책을 선물해준다.
그러나 상대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책을 추천해주는 경우일때는 최대한 술술 읽힐 수 있는 책을 추천해주고자 한다. 그러한 책들 중 한 권이 정유정의 ‘7년의 밤’이란 책이다. 한 여름 바닷가에서 휴가를 즐길 수도 있지만, 이 무더위를 차디찬 세령호에 가라앉아 세령마을에서 열을 식히는 경험을 하길 원한다면 이 책은 안성맞춤이다.
전직 2군 프로야구 선수이자 아들인 서원을 사랑하는 현수는 음주운전사고를 내고 12살의 세령이를 뼛속까지 차가운 세령호에 유기한다. 아내와 딸을 소유물로 여기던 오영제에겐 딸을 죽인 자에게 처절하고 잔인한 복수를 집행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살인자의 아들인 서원에게 복수는 7년 동안 지속된다.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안승환과 재회하며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7년 동안 ‘살인자의 아들’로 낙인찍게 만든 ‘선데이매거진’이 등대마을까지 다시 등장하게 된다. 돌연히 사라진 안승환 아저씨, 그 이후로 아저씨의 취재수첩, 원고가 배달되면서 2004년 세령댐으로 돌아가게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 7년 전, 소설가이자 다이버인 안승환이 디찬 세령호에 잠수하여 호수 밑에 있는 세령마을을 만나던 장면이다. 과거의 추억과 상처를 덮어버린 세령호에서 죽음과 모든 진실을 알고 있으나 허락하지 않는 듯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세령호에 잠수하듯이 이 책에 빠져들어 깊숙이 가라앉은 진실들을 알아내길 원하기 때문이다. 또한 책을 원작으로 9월부터 영화를 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내년 상반기쯤에는 스크린에서 만나게 된다는 소식이 반갑기도 하고 인물들의 감정묘사나 디테일한 부분들을 어떻게 담아낼지 내심 걱정이 된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소설을 먼저 읽기를 권한다. 영화로 다 담지 못한 내용들을 알고 본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더 몰입하게 될 수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파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 서원의 아버지인 현수의 이야기이며 우리에게도 어느 날 갑자기 닥칠 수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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