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10명 중 9명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발생과 관련하여 현행 손해배상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관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2일까지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는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 1,545명이 참여하였다. 그 결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무려 전체 응답자의 91.7%(1,417명)가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한다면 어떠한 형태로 도입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자 중 55.9%(792명)는 ‘기업에 의한 환경침해, 제조물 책임분야 등 특별법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38.5%(546명)는 ‘손해배상 전반에 걸친 일반조항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경우 입증책임 완화 또는 전환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9.9%(1,080명)가 입증책임 완화 또는 전환도 함께 필요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시 손해배상의 범위는 통상 손해의 10배를 초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31.8%(492명)로 가장 많았으며, 통상 손해의 10배란 의견이 23.6%(364명), 통상 손해의 3배가 18.6%(288명), 통상 손해의 5배가 17.3%(268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관한 기타 의견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입증책임의 완화 못지않게, 입증의 용이성도 필요하므로 영미의 증거개시제도도 함께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며, 손해배상 산정을 법관의 재량에만 맡긴다면 자의적 판단이 이뤄질 수 있으므로 배상액을 체계화하고, 배심원제도와연계해 배상액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변회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회원들이 현행 손해배상제도만으로는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하는 데 부족하고, 조속한 제도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사법제도를 개선에 앞장서 이를 통해 국민들이 권리를 정당하게 보장받고, 사법정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분쟁을 신속하고 합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는 집단소송제도 도입에 대해 설문조사에 참여한 서울변회 변호사들의 78.9%(1,219명)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단소송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응답자의 56.4%(687명)는 민사소송법의 특별법 형태로 도입하여 분야를 불문하고 허가받은 경우에는 집단소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38.2%(466명)는 증권, 개인정보 등 집단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특정한 부분에 관하여 특별법 또는 해당 법률에 부분적으로 절차규정을 두는 방법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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